[디지털타임스 장우진 기자] 글로벌 3위 차량용 반도체 업체인 일본 르네사스가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의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경우 당장 수급에 문제는 없지만 다음달부터는 생산 차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현재 2~6주 분량의 차량용 반도체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도 현대차가 지난해 반도체 재고를 많이 확보해 둔 덕에 현재까지 버틸 수 있었지만 4월부터는 생산이 중단될 위기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아직까지 감산 계획은 없지만 매주 단위로 차량용 반도체 재고를 점검하고, 재고를 보유한 모델을 중심으로 생산 라인을 가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사는 르네사스가 지난 19일 나카 공장 화재로 가동을 일부 중단하면서 부품수급 차질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현대차는 르네사스의 반도체를 상당량 사용하고 있는 일본 부품업체 덴소로부터 일부 부품을 납품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르네사스는 생산 재개 시점을 1개월 이내로 제시했지만 업계에서는 공급 정상화까지 최소 3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 있어 단 기간내 해소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미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스웨덴 볼보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2분기 생산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라고 발표했다. 미국 포드도 지난주 F-150 픽업트럭을 반도체 없이 생산하기로 했으며, 독일 쾰른 공장은 이달 1~16일 및 22일 피에스타 생산을 중단했다.
이 밖에 독일 폭스바겐, 일본 도요타 등 글로벌 주요 자동차업체 다수가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감산을 결정한 상태다. 국내의 경우 한국GM이 미국 본사 지침에 따라 지난달 8일부터 부평2공장을 절반만 가동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르네사스 화재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은 아직까지 나타나고 있진 않지만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공급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일부 차량용 반도체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으로 생산 계획 조정 등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