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IT혁신 중심은 `사람`… 직원과 매일아침 밥 먹으며 대화하죠"

리더가 친근해야 소통… 숨은 보석 같은 직원들 회사의 밝은 미래
수익성·위험관리 등 5가지 업무기준 정립… 조직전반에 확산노력
구글인증 엔지니어·자격증 국내 최다… 클라우드기업 진화 평판도
채널 통합 금융시장 1차 타깃… 중견 IT기업 성공 모델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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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IT혁신 중심은 `사람`… 직원과 매일아침 밥 먹으며 대화하죠"
김상욱 대보정보통신 대표 D파이오니어 인터뷰. 이슬기기자 9904sul@

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김상욱 대보정보통신 대표


김상욱 대보정보통신 대표는 매일 아침 7시, 사무실이 있는 서울 수서역 근처 콩나물국밥집에서 하루를 시작한다. 식사 파트너는 매일 바뀐다. 김 대표는 작년 말부터 아침, 점심을 직원들과 일대 일로 먹는다. 직원들과 소통을 최대한 많이 하고 싶은데,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상황에 모일 수가 없으니 한명씩 밥을 먹기 시작했다. 금융·항공기업과 글로벌 IT솔루션·컨설팅 기업에서 30여년 간 '혁신의 원동력과 실행방법'을 고민해 온 김 대표는 결국 '사람'이 핵심이란 결론을 내렸다.

2019년 10월 대보정보통신 대표로 취임한 그는 빛의 속도로 바뀌는 IT 산업의 한가운데에서 치열한 경쟁과 혁신을 하는 동시에, 사람을 중심으로 조직의 내공과 에너지를 다져가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김 대표는 "사람이 전부인 IT기업이 사람을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 결국 사업 자체가 힘들어질 수 밖에 없다"면서 "'직원 최우선(employee first)'을 핵심 경영철학으로,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것에 모든 경영활동의 중심을 맞추고, 그들의 마음을 얻고 케미를 키우면서 함께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담=안경애 ICT과학부 부장



◇"소통과 리더십의 출발은 '친근한 리더'= 김상욱 대표의 경영 키워드는 사람이다. 사람들이 스스로 변화하고, 그들이 만나 '케미'를 이루며 원팀이 돼야 조직도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다. 김 대표는 "대표 취임 후 어떻게 조직을 원팀으로 묶을까를 가장 많이 고민했다"면서 "IT업은 사람이 전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회사 전체 HR(인사관리) 시스템을 새로 만들고, 아침 식사는 비교적 젊은 사원들과, 점심은 고참 직원들과 함께 한다. 또 프로젝트 현장을 수시로 찾아 직원들과 대화 시간을 가진다. 김 대표는 "리더의 원칙 중 하나는 친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소통이 시작되고 리더십이 발휘된다"면서 "리더가 어려우면 직원들이 물어봐도 속내를 안 드러낸다. 소통에 집착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이러한 '소통경영' 철학은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의 뜻이기도 하다. 최 회장은 김 대표에게 직원들과 과할 정도로 많은 소통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한다.

◇직원들에게 수시로 "함께 성장하자" 메시지= 식사 자리에서 오가는 대화는 경영철학부터 개인사까지 다양하다. 사장과 일대 일로 하는 식사가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직원들은 속의 얘기를 터놓으며 기꺼이 대화를 이어간다고 한다.

김 대표는 "직원들의 얘기에 귀기울이고, 이슈가 있으면 바로 개입해 도움을 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면서 "직원 하나하나의 멘토 역할을 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화를 해 보니 생각이 단단하고 회사에 대한 애정이 큰 직원들이 많더라"면서 "실력을 갖추고 자신의 영역에서 성장해 가는 숨은 보석 같은 이들을 보면서 회사의 미래가 밝음을 느낀다"고 밝혔다.

작년에는 팬데믹 상황임에도 역대 최대 규모인 25명의 신입사원을 뽑았다. 그중 23명이 SW(소프트웨어) 직군으로, 3개월의 교육훈련을 거쳐 현장에 배치했다.

김 대표는 "25명 중 한 명도 이탈이 없었는데 소통의 힘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원 이탈 가능성이 보이는 부서는 '대보에 오래 있으면 분명히 성장할 수 있다. 조금 힘들더라도 함께 가 보자'고 메시지를 던지는데 들으면 수긍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최근 IT업계에서 연봉 인상이 줄을 잇고 개발자의 몸값이 점점 높아지는 상황에서 중견 SI(시스템통합)기업의 매력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게 현실이다.

"우리 정도 회사가 월급으로 경쟁하기는 사실상 힘들다. 사람 한명 한명을 진심으로 대하고, 직원들이 회사를 오래 다니면 성장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는 김 대표는 "직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연말까지 일대 일 식사를 계속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많은 직원들이 배치돼 있는 도로공사사업단도 지역 사업단을 중심으로 상반기 투어를 이어가고 있다. 소통의 양이 많아야 결국 질이 좋아지는 만큼, 서로 속내를 내놓고 마음을 이으려면 잦은 만남이 최우선이란 게 김 대표의 신념이다.

◇사내 HR 혁신 박차=김 대표는 지난해 전체 임원이 참여하는 HR혁신 TF(태스크포스)를 6개월 이상 운영했다. 일하는 기준부터 인사제도까지 회사 시스템 전반을 들여다보고 재정비했다.

그는 "직원들이 업무 관련 의사결정 시 최우선 기준이 되는 '일하는 기준'부터 많은 것을 정립했다"며 "일하는 기준은 수익성, 위험관리, 신뢰, 팀워크, 도전 5가지"라고 설명했다.

핵심은 수익성과 위험관리다. 신뢰와 팀워크, 도전은 하부를 이루는 기반이다. 5가지 기준에 맞춘 세부 행동규범도 규정했다. 김 대표는 "행동규범은 어떤 위험관리 상황이 오면 어떻게 대처하고 어느 선까지 보고하라는 식으로 매우 구체적으로 정했다"면서 "일하는 기준을 직원들이 체득하고 조직 전반에 확산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평가, 채용, 인사고과, 승진 등도 이를 기준으로 한다. 승진 관련 포인트 제도를 만들고, SW직군을 분리하는 한편 유연한 급여체계를 도입했다. 올해부터 전 직원 대학학자금 지원제도를 도입하고, 취학 전 자녀에 대한 영유아비를 신설하는 등 후생복지 제도도 강화했다.

시스템 정비는 많은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그는 "밖에서 느낄 지 모르겠지만 안에서는 많은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면서 "팀워크를 키우기 위한 각종 제도를 만들고, 우수한 인재를 떠나보내지 않도록 업계의 수준에 어느 정도 맞춰 연봉 테이블도 변화시켰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제주항공에서 호흡을 맞췄던 인사 전문가를 작년 초 인사담당 임원으로 초빙했다.

"극단적 표현이긴 하지만 IT기업에서는 HR이 바로 제조기업의 생산공장과 같은 역할을 한다"는 김 대표는 "대보정보통신에서 한국 IT기업의 HR 모범사례를 만들어 내겠다"고 밝혔다.

◇"SI 사업 틀 재설계가 미래 살 길"=김 대표가 공들이는 또 한 가지는 전통 SI(시스템통합) 사업모델을 극복하는 사업 틀 재설계다. 대보정보통신은 한국도로공사 시스템 유지보수, C-ITS(차세대 지능형교통시스템), 스마트시티 등 SOC(사회간접자본) 연관 IT 프로젝트를 주력사업으로 영위해 왔다. 공공SI와 시스템 유지보수도 한 축을 차지한다. 수년 전부터 엔비디아 GPU(그래픽처리장치)와 서버 유통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변화의 키워드는 AI(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다. 기존 주력사업인 ITS(지능형교통시스템)와 요금징수시스템 사업을 스마트 모빌리티, 스마트시티로 진화시키는 것도 과제다.

김 대표는 "레거시 IT시스템 구축과 도로공사 ITS 유지보수를 주력으로 성장해 왔지만, 디지털 혁신의 흐름에 맞춰 변화해야 할 시점"이라 면서 "초기에는 내부에서 힘들지 않겠느냐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변화를 차근차근 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국내 어떤 IT전문가보다 클라우드를 일찍 경험했다. SAP코리아와 제주항공 재직 당시 다양한 클라우드 경험을 쌓았다. SAP코리아에서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서비스와 관련해 국내 첫 계약을 맺었다. 제주항공에서는 항공사 최초로 AWS 클라우드를 도입하고 MS 애저도 적용했다. 이스타항공 CIO 재직 시에도 업무 전반을 디지털화하는 차세대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했다.

회사는 작년 GCP(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파트너로 등록해 첫 프로젝트인 홈플러스 '고객 데이터 플랫폼'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홈플러스는 각종 고객 매출정보를 분석하는 시스템을 구글 클라우드 상에 구축해 납품 기업들에 관련 보고서를 제공한다. 대보정보통신은 주사업자로 전체 프로젝트를 총괄했다.

◇"클라우드는 반드시 가야 할 길"= 김 대표는 "대보가 클라우드 기업이 될 수 있겠느냐는 내·외부의 회의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꼭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면서 "구글 파트너가 되려면 인증 엔지니어가 최소 2명이 필요한데, 내부에 없고 채용도 쉽지 않아 자체 교육 프로그램과 인센티브 제도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첫발을 내딛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갈수록 보폭이 커지고 있다. 작년 5월까지 한 명도 없었던 인증 엔지니어가 최근 80명을 넘겼다. 총 자격증 수는 230개를 넘어섰다. 국내에서 구글 인증 엔지니어와 자격증 수가 가장 많은 기업이 됐다. 작년말에는 구글로부터 '올해의 루키상'을 받았다.

김 대표는 "직원들이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주말을 반납하며 공부한 결과"라며 "인증 엔지니어가 10명, 20명으로 늘더니 어느새 80명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어 "1~2개 자격증을 따면서 자신감이 붙자 5개까지 딴 직원도 나왔다"면서 "내부적으로 자신감이 생겼고, 대보가 생각보다 빠르게 클라우드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판도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첫 클라우드 프로젝트 성공적 완수=홈플러스 프로젝트는 작년 봄, 사내 구글 엔지니어의 전부였던 2명을 투입해 시작했다. 당시 구글코리아도 프로젝트를 수행할 충분한 준비가 돼 있지 않았지만, 홈플러스의 요청을 받고는 관련 사업을 준비 중이던 대보에 손을 내밀었다. 3사 모두가 모험을 감수하며 투자를 집중했다.

대보정보통신 역시 해보지 않은 일이었지만 보장된 사업이 있으니 과감한 투자를 하고 전사적으로 달라붙었다. 그 결과 첫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그 과정에서 경험과 지식, 인력까지 확보했다.

김 대표는 "전통 IT시스템을 이용해 데이터 1만건을 분석하는데 5~10분이 걸린다면, 구글 클라우드에서는 10만건을 넣어도 바로 나온다. 시속 1000㎞로 달리는 스포츠카가 2차선 도로에서 제 속도를 내기 힘들었다면, 클라우드라는 100차선 도로가 앞에 놓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한에 가까운 인프라를 내 것처럼 쓸 수 있지만, 자칫 리소스를 헤프게 쓰면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간다"면서 "프로젝트를 하면 할수록 관련 노하우가 쌓일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첫 단추를 잘 꿴 회사의 타깃 시장은 대학이다. 구글 클라우드가 교육분야에서 강하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알리고 고객 확보에 전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구글이 강한 데이터 분석 분야에도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김 대표는 "IaaS(인프라 서비스)는 차별성이나 부가가치가 높지 않은 만큼 PaaS(플랫폼 서비스)와 SaaS(SW서비스)로 승부를 걸고자 한다"면서 "솔루션에 강점이 있는 해외 기업과 협력하고, 기업용 SaaS 분야에서는 오라클과도 공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계속 시장의 문을 두드려 올해 중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분석 프로젝트를 더 수주하는 게 목표다.

◇스마트 모빌리티·시티 사업 기술로 승부= 전통적으로 강한 영역인 ITS, C-ITS, 스마트시티 영역은 연구소를 중심으로 기술개발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도로공사와의 협업관계가 탄탄한 만큼 새로운 사업기회가 많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모빌리티 시장도 급격하게 변화할 전망"이라 면서 "예를 들어 자율주행 단계가 올라가면 고속도로 일정 노선은 자율주행 노선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어 "작년 과적차량 단속에 우리 영상인식 AI를 적용, 머신러닝을 통해 의심사례를 스크리닝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도로공사 내부에서 우수 사례로 상을 받기도 했다"면서 "도로공사 측과 최신 기술을 적용해 고속도로 전반을 업그레이드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광주 C-ITS와 송도 스마트시티 사업도 수행하고 있다. 공공IT 시장에서는 보건복지 분야가 특히 강하고 시스템 유지관리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인력을 확충해 새로운 수요처를 늘려가겠지만, 공격적 확장 대신 안정적인 행보를 해 나갈 계획이다.

AI·빅데이터·클라우드의 줄임말인 'ABC사업부'를 신설하고 관련 인력 교육과 기술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회사에서 쓰는 업무시스템 일부를 SaaS로 전환한 후 그 경험을 바탕으로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오라클 클라우드 ERP(전사적자원관리)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 시장으로도 사업 확장= 처음 문을 두드린 금융시장에도 안착했다. NH저축은행과 NH투자증권의 채널통합 프로젝트를 수주해 수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금융기관이 고객과 만나는 접점인 채널은 과거 홈페이지 정도에서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카카오톡까지 매년 늘어나고, 채널 안에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면서 복잡해지고 있다"면서 "금융 중에서도 채널통합 시장이 1차 타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 하던 시장에 도전해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가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금융 시장에 과감히 뛰어들어 사업을 따낸 데는 김 대표의 이력이 한 몫 했다. 그는 첫 직장인 신한은행에서 전산부로 배치된 게 계기가 돼 IT와 인연을 맺었다. 1989년 신한은행에서 메인프레임과 코볼을 접한 그는 하나은행까지 10년간 금융IT 조직에 몸담았다.

제주항공에서는 3년간 250개 프로젝트를 하고 국내 최초 사례를 연이어 쓸 정도로 혁신에 적극적이었다. 세일즈포스, AWS, MS애저, RPA(로봇업무자동화) 등을 국내 항공업계 처음으로 도입했다.

◇중견 IT기업 성공모델 만들겠다= 김 대표의 목표는 대보정보통신을 성공한 중견 IT기업 모델로 자리매김시키는 것이다. 모빌리티와 클라우드, 금융을 중요한 축으로, 각 영역에서 규모의 성장을 이뤄낸 후 좋은 인력들을 더 모아 한 단계 점프시키겠다는 생각이다. 올해 목표는 수주 2000억원, 매출 1700억원이다. 김 대표는 "성장의 열쇠는 사람과 탄탄한 에코시스템"이라 면서 "특정 분야에서 강한 중소기업들과 협력생태계를 지속적으로 구축하고, 직원들의 행복과 만족이 고객 만족도로 이어지는 '사람 중심 기업'을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사진=이슬기기자 9904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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