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까지해 겨우 구한 7억 전셋집, 중개수수료는 또 이게 뭡니까

전세대란에 수수료 부담도 커져
전세 6억~9억, 수수료율 0.8%
매매수수료율인 0.5%보다 높아
靑 게시판에 개편 요구 잇따라
"시장 침체…무조건 깎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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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맞벌이 아들 부부의 출산일이 다가와 손주를 봐주기 위해 아들집 근처로 이사를 가려던 A씨는 큰 고민이 생겼다. 7억원 짜리 전셋집을 겨우 구했더니 중개수수료로 500만원을 달라고 해서다. 최근 1년새 전셋값이 너무 많이 올라 예정에 없던 대출까지 끌어다가 겨우 전셋집을 구하나 싶었는데, 중개수수료에 이삿짐센터 비용까지 합치면 1000만원이 훨씬 넘는 돈을 지불해야 할 상황에 A씨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1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부동산 중개수수료를 개선해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6억원 이상 9억원 이하 미만 구간에서 임대 중개보수 수수료율이(0.8%), 매매 중개 수수료율(0.5%)보다 높자 이를 개선해달라는 요구가 잇따른다.

KB국민은행의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5억7582만원으로 6억원에 육박한다. 2017년 5월 4억2619만원이었던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3년 새 1억5000만원 가까이 올랐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2017년 5월 4억2000만원대에서 2019년 4억7000만원대로 2년간 5000만원 정도 올랐으나, 정부가 임대차법을 시행한 작년 7월부터 12월까지 5개월 동안 7600만원 이상 가파르게 올랐다.

임대차법 시행을 전후로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전세 매물 품귀 현상이 더 심화됐고 이로인해 서울 강서구 가양동 지역에서는 전셋집을 구경하기 위해 아홉팀이 줄서서 대기하는 진풍경까지 벌어졌다. 이 아홉팀들은 전셋집을 둘러본 뒤 그 자리에서 제비뽑기로 당첨자를 정하고 즉시 전세 계약서를 써야 하는 상황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이처럼 역대급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매물을 찾는 중개사들의 역할이 중요해지자 전세 세입자들은 매물만 구할 수 있다면 비싼 중개수수료도 감수했다. 그러나 좀처럼 전셋값이 안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급등한 전셋값에 따라 중개수수료 부담은 계속 높아지자 불만을 터뜨리는 것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중개수수료를 개선해달라는 청원이 계속 올라온다. 한 청원인은 "요즘 웬만한 아파트 전세가 6억원 이상으로 올랐다. 7억원 짜리 전세 한번 들어가려면 중개업자와 협의를 잘해도 500만원은 달라고 할 것"이라며 "살던 집도 수수료를 줘야 할 경우 양쪽집 수수료만 해도 1000만원 가까이 되고 이삿짐센터 비용까지 합치면 보통 사람들 6개월분 월급이 들어가야 하니 어디 이사 가겠는가"라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는 정부가 중개 시장을 좀 더 세밀히 들여다본 뒤 지역별 특성에 맞는 중개수수료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동산 업계의 한 전문가는 "현 정부 들어 주택 가격이 단 기간 너무 많이 오른 가운데 중개수수료 비율을 그대로 적용하다 보니까 주택 구매자의 부담이 커졌다"면서도 "다만 정부의 다른 부동산 규제로 거래가 예전만큼 활성화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중개사들의 수익도 크지 않은 점은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 구매자만을 고려해 일방적인 중개수수료 인하에 나설 경우, 중개사들 수입에 지나치게 압박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거래는 활성화하면서 중개수수료율은 지역 특성에 맞게 하향 안정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전문가는 "현재 부동산 중개 시장은 카드 거래가 안 되고 현금 거래만 이뤄지다 보니까 주택 구매자들이 중개사들의 불로소득이 얼마인지 파악이 어려워 논란이 불거진 것으로 보인다"며 "중개 수수료 시장 거래를 먼저 투명하게 한 다음에 중개수수료 책정 기준을 정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대출까지해 겨우 구한 7억 전셋집, 중개수수료는 또 이게 뭡니까
한 시민이 부동산공인중개업소 매물정보 게시판 앞에서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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