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와의 계약을 자동으로 연장하는 등 멀티채널네트워크(MCN) 사업자 3곳의 불공정약관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정에 나섰다. 이번에 조치를 받은 곳은 CJ E&M, 샌드박스네트워크, 트레져헌터 등이다.
공정위는 MCN 사업자들의 불공정약관을 바로잡았다고 5일 밝혔다. 시정된 약관은 △크리에이터 콘텐츠 임의 수정·삭제 조항 △크리에이터 채널 브랜드 등의 임의사용 조항 △계약기간 자동 연장 조항 △최고 절차가 없거나 추상적인 사유로 계약을 해지하는 조항 △부당하게 과중한 손해배상의무를 부담시키는 조항 △MCN 사업자 귀책 여부와 관계없이 크리에이터에게 모든 책임을 지운 조항 △부당한 재판관할 조항 등이다.
사업자 3곳 모두 소속 크리에이터가 계약종료 의사를 표시하지 않는 경우 계약기간을 자동으로 연장하는 조항을 운영해왔다. 공정위는 "원치 않는 계약관계가 지속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불공정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크리에이터가 별도의 의사표시를 하지 않으면 계약이 연장된다는 사실을 별도로 고지하도록 내용이 고쳐졌다. '회사의 이미지에 손상을 끼치는 행위를 한 경우' 등 추상적인 계약해지 사유는 아예 삭제됐다.
공정위는 크리에이터의 콘텐츠를 사업자 필요에 따라 삭제·수정할 수 있던 조항도 손봤다. 콘텐츠에 대한 수정·삭제 권한은 저작자인 크리에이터에 있다는 판단에서다. '법령 또는 플랫폼 정책 준수를 위해 필요한 경우'나 '채널 브랜드 자산·콘텐츠의 저작권 관리 등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만 삭제·수정토록 고쳤다. 또 크리에이터 채널 브랜드의 임의사용 조항도 크리에이터로부터 사전 동의를 받아 사용토록 수정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MCN 사업자와 크리에이터간의 불공정약관을 시정함으로써 크리에이터들의 권익이 보호될 것"이라며 "1인 미디어 시장이 건전하게 성장·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공정거래위원회는 MCN 사업자들의 불공정약관을 바로잡았다고 5일 밝혔다. 사진은 세종시에 위치한 공정위 전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