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경영연구소 '2020 한국 부자 보고서'
금융자산 10억 이상 부자, 10년 간 2.2배 늘어
10명 중 7명 수도권 거주
금융자산을 10억 이상 보유한 부자가 10년 동안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은 2000조가 넘었고, 이 중 300억원 이상의 자산가는 2%에 그쳤다. 부자 10명 중 7명은 수도권에 살며, 이들이 생각하는 부자의 자산 기준은 70억원이었다.
28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0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부자수는 2010년 16만명에서 지난해말 35만4000명으로 10년만에 2.2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국 전체 인구가 4.3% 늘어난 점과 비교하면 부자 수가 매우 빠르게 증가했는데, 국내총생산(GDP) 등 한국의 경제 규모가 2010년 이후 45% 성장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부자보고서는 금융자산을 10억원 이상 보유한 사람을 '한국 부자'로 정의하고 있다. 한국은행과 통계청, 국세청 데이터 등을 종합해 국내 부자 현황을 추정했다.
한국 부자의 자산은 2154조원으로 전년 대비 6.8% 증가했다. 부자 중에서도 자산이 300억원 넘은 '초고자산가'는 1.8%(6400명)에 그쳤지만, 보유 금융자산은 901억원에 달했다. 100억원이상 300억원미만을 보유한 '고자산가'는 6.9%(2만4000명)였다. 100억원 이하는 '자산가'로 분류됐다.
한국부자의 자산은 부동산 비중이 56.6%로 절반 이상이고, 금융자산 비중은 38.6%였다. 최근 5년간 부동산 자산 비중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금융자산 비중은 지속 감소했다. 비중은 줄었지만 한국 부자의 금융자산은 10년 간 1.9배 늘어난 2154억원에 이르렀다. 같은 기간 한국 가계 전체의 금융자산이 1.7배 늘어난 3760조원과 비교하면, 부자들의 자산이 일반 가계에 비해 빠른 속도로 늘었다. 국내 총 금융자산 중 부자 자산의 비중은 57.3%로 10년 전보다 부의 집중도가 4.3% 포인트 올랐다.
KB경영연구소는 "기존 부자들의 자산 증가에 새로 부자가 된 사람들의 자산까지 더해지면서 전체 가계의 금융자산 증가속도보다 빠르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부자의 45.8%(16만2000명)가 서울에 살고 있으며, 서초구와 강남고, 송파구 등 강남 3구에 서울 부자의 46.7%가 거주했다. 서울을 포함해 경기(7만7000명)와 인천(1만명) 등 수도권에 전국 부자의 70.4%가 살았다. 부산(2만5000명)과 대구(1만6000명)가 뒤를 이었다.
한국 부자가 생각하는 자산기준은 70억원으로 2011년 50억원에서 1.4배 늘었다. 물가 상승과 부자 수 증가 등으로 부자의 기준이 다소 높아진 요인이다. 이들은 근로나 사업과 같이 노동으로 부를 창출한 경우 자신들을 부자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과거에 비해 짙어졌다. 반면 금융투자로 수익을 낸 경우 부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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