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의 올해 1~9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9% 늘어난 6713억 위안(약 114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상반기 매출 증가율인 13.1%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지난 1월부터 9월까지의 순이익 증가율도 8%로 올해 상반기 9.2%였던 것과 비교하면 1.2%포인트나 하락했다.
화웨이는 현재 미국의 제재로 반도체를 원활하게 공급받지 못하면서 스마트폰 사업이 위기에 처했다. 스마트폰 세계 1·2위를 다투던 삼성전자와의 경쟁에서도 밀리고 있는 상황이며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인 '아너' 매각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중저가 스마트폰 사업을 접고 프리미엄 스마트폰에만 사업을 집중해 시간을 벌어 미국의 제재를 이겨내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실제 화웨이는 애플의 아이폰12 출시에 맞춰 새로운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공개하며 점유율 수성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 23일 버츄얼 런칭 행사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메이트40 시리즈'를 선보였다. 메이트40 시리즈는 △메이트40 △메이트40 프로 △메이트40 프로 플러스 △메이트40 포르쉐 특별판 등 4종으로 구성됐다. 카메라 기능을 강조했으며 화웨이가 독자 설계한 기린 칩셋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일각에서는 화웨이가 중국인들의 애국 소비로 인해 제재의 칼날을 피해 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메이트40 시리즈는 중국 온라인몰 징둥에서 진행한 사전판매에서 28초 만에 매진됐다. 이는 애플의 아이폰12가 30초 만에 매진됐던 것보다 빠른 기록이다.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전문가를 인용해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에도 실패하거나 흔들리지 않고 성장이 둔화했을 뿐"이라며 중국 소비자들의 애국 소비 덕분에 화웨이가 힘든 시기를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화웨이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절반가량인 46%에 달하고 미국 정부의 제재에 반발하는 중국인들이 많아지고 있는 만큼 위기를 돌파할 수 있지 않겠냐는 전망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미국 제재에 대비해 비축해둔 부품이 내년 초 바닥이 나고 이후부터 화웨이가 고통의 시간을 보낼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는 애국 소비에 힘입어 구매율이 급증하고 있지만 내년 하반기에 들어서면 본격적인 어려움과 맞닥뜨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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