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상권 살려내자] "매출 90% 이상 줄었는데… 인수자 없어 폐업 조차 힘들어요"

업종 피해규모 '500만원~ 1000만원' 31%로 가장 많아
고용보험 수급자 4000여명… 폐업 브이로그 슬픈 인기
정부, 재도전 장려금 지급·재기지원 프로그램 운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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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상권 살려내자] "매출 90% 이상 줄었는데… 인수자 없어 폐업 조차 힘들어요"
지난 9월 16일 서울 중구 황학동 주방거리에서 상인들이 폐업식당에서 사들인 중고 식당가구와 주방기구를 트럭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매출 90% 이상 줄었는데… 인수자 없어 폐업 조차 힘들어요"


코로나에 신음하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매출이 9분의 1로 줄었는데도 폐업조차 마음대로 못하는 실정입니다."

14일 디지털타임스와 통화한 대전의 자영업자 박모 씨(40대·남)는 한숨부터 쉬었다. 그는 벌써 10년 가까이 음식점을 운영해 왔다. 그 세월 어느 한 순간도 지금처럼 어려운 적이 없다는 게 그의 토로였다.

결국 그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지난 5월부터는 오랜 기간 같이 일하던 아르바이트생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하루 50만원 안팎이던 매출이 10만원 선에도 못 미칠 만큼 뚝 줄었든 탓이다. 매달 나가는 월세도 보증금에서 제하는 식으로 버텨온 박씨는 결국 폐업을 결심했다. 문제는 그마저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박씨는 "권리금이라도 챙겨보자는 심정으로 인수자를 찾아봤지만, 도저히 구해지지 않았다"며 "지금은 얼마 안되는 권리금마저 포기했는데도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매출 90% 이상 줄었는데… 인수자 없어 폐업 조차 힘들어요"
지난 8일 명동 한 상점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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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90% 줄었다"…'폐업 브이로그'도= 이는 비단 박씨만의 사례로 치부하기 어렵다. 코로나19 여파로 신음하는 소상공인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특히 8월 중순 이후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매출 감소가 또다시 심화하는 모습이다. 실제 소상공인연합회가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도소매업, 외식업, 개인서비스 등 소상공인 3415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60%(2021명)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운영하는 업종의 매출액이 '90% 이상 줄었다'고 응답했다. 뒤이어 '80% 이상 줄었다' 16.2%(545명), '50% 이상 줄었다' 15.3%(515명), '30% 이상 줄었다' 5.6%(188명) 순으로 나타났다. 업종의 피해 규모가 얼마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500만원 이상 ~ 1000만원 미만'이라는 응답이 31.3%(1056명)로 가장 높게 조사됐다.

코로나19로 매출 감소를 버티지 못한 자영업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자영업자 고용보험 가입 및 수급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폐업한 자영업자의 고용보험 수급자 수는 4277명으로 확인됐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합계인 3404명보다 무려 1000명 가까이 불어난 수치다. 자영업자 고용보험제도 가입자 수 역시 같은 기간 17만7383명으로 지난 3년간의 합계인 5만7249명과 비교하면 3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에 처하는 경우가 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폐업 브이로그' 영상이 되레 인기를 끄는 기현상까지 나타났다. 유튜브 '30대 자영업자 이야기' 채널에서 소개된 한 자영업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발령돼 영업을 못하게 됐다"며 "올해 2월부터 지금까지 단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아침 코로나를 검색해보고 있다. 나오는 뉴스를 빠짐없이 전부 읽고 있다"고 말했다. 8월 말 해당 채널에 게시된 영상은 불과 한 달 남짓한 사이에 25만회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는 상태다.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매출 90% 이상 줄었는데… 인수자 없어 폐업 조차 힘들어요"


◇'폐업·재창업 지원' 팔 걷어붙인 정부= 이에 정부는 주무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를 중심으로 폐업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지원하는 식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중기부는 지난달 24일부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폐업한 소상공인의 재도전을 지원하기 위한 '폐업점포 재도전 장려금'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이미 폐업했거나 폐업을 앞둔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을 온라인으로 일괄 조회하고 신청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개편했다. 그동안 폐업 소상공인이 관련 지원을 받기 위해 일일이 관련 기관이나 다른 누리집을 방문해야 했던 번거로움을 줄이자는 목적에서다.

중기부는 "이번 개편으로 폐업 소상공인은 재도전 장려금 외 재기 지원 사업도 별도 서류제출 없이 신청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중기부는 4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통해서도 올해 말까지 폐업 소상공인 20만명을 대상으로 각각 50만원씩, 총 1000억원의 재도전 장려금 지급도 시작했다.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된 8월 16일 이후에 폐업을 신고한 소상공인이 지원 대상이다. 추가로 폐업 전 3개월 이상 영업을 유지하고 매출 실적이 있어야 한다. 이 외에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교육을 받아야 한다.

중기부는 폐업하는 소상공인 점포에 철거·원상복구로 들어가는 비용을 200만원 한도에서 지원하는 사업도 시행하고 있다. 당초 1만1000개 점포에 대해 지원할 예정이었으나, 추경 예산 확보 등으로 1만9000여개 수준까지 지원 대상을 늘렸다. 코로나19 피해가 컸던 대구·경북에 집중적인 지원이 이뤄졌다. 이뿐 아니라 사업정리 컨설팅, 취업·재창업 교육 등 소상공인 재기 지원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 중이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지난 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폐업 재도전 장려금을 통해 폐업한 소상공인들도 재기의 희망을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취업·재창업 프로그램과 연계해 20만명을 목표로 지원하고 있다"며 "착한 임대인 운동 등 소상공인들의 임대료 부담 경감을 위한 노력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소상공인 성장·혁신 방안 2.0'을 디지털 뉴딜의 핵심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며 "디지털 전통시장 프로젝트, 스마트상점 10만개 보급 등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을한층 더 가속화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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