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단지공단이 경영평가를 잘 받기 위해 투자유치와 연구개발(R&D) 지원 기업들의 매출 실적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3일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구 의원은 "공단은 지난 2018년 11월 민간투자유치 실적이 1559억원에 그쳐, 목표달성이 어렵게 되자 그 해 9월 모 업체가 3000억원 가량을 투자해 건축허가를 받아 일반 아파트형공장으로 건축 중인 것을 같은 해 12월 초에 민간투자유치 대행계약 체결을 통해 투자유치 실적으로 둔갑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실적 조작을 통해 2018년 공단은 민간투자유치 실적에서 목표를 초과 달성한 것으로 평가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공단은 클러스터 R&D 지원사업에서 '과제 지원분야'의 생산액 증가분을 평가해야 하는데, 지원기업의 '전체 매출액 증가분'을 실적으로 잡았다"며 "2019년 과제 지원금은 1173억원인데, 공단은 지원받은 기업들의 전체 매출액인 13조3000억원을 생산액 향상 실적으로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단이 R&D 지원에 따른 생산 증가분이 아니라 전체 생산액을 R&D 지원에 따른 효과로 제출한 것은 전형적인 실적 부풀리기"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정환 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은 "투자유치 실적이나 R&D 지원사업 관련 자료는 기업에서 직접 제출받은 것"이라며 "실적을 부출린 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공단은 이같은 실적 부풀리기 의혹과 함께 지난해 내부 '청렴도 측정결과' 조사에서 4년 연속 최하등급인 'E'등급을 받았다. 또 전체 경영평가에서도 'D'등급을 받았다. 구 의원은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가 재직 직원을 대상으로 청렴문화 및 부패경험을 조사한 결과, '예산의 위법부당한 집행 경험률'이 16.5%로 나왔고, 업무지시 공정성과 관련해 '부당한 업무지시 경험률'이 19.4%로 나타나 조직 내 부패문화가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구 의원은 "지난해 경영평가에서 최하에 가까운 D를 받았는데도 임원 4명 임원 중 3명이 연임했고, 하반기 승진과 전보를 위한 인사권한까지 부여했다"며 "경영평가의 책임부서인 기조실과 혁신평가팀, 경영지원실, 인재개발팀 등에 대해 아무런 책임도 묻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승룡기자 srkim@dt.co.kr
김정환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이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한국무역보험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