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비정규직 19만명 정규직 전환…또다른 의미의 불공정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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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인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 작업이 90% 넘게 완료됐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숫자를 줄이는 성과는 이뤘지만, 인천국제공항공사 논란과 인건비 부담 등 곳곳에서 파열음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결과의 공정에만 치중하다, 또 다른 의미의 불공정을 심화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용노동부가 27일 발표한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실적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공공기업, 지방공기업, 교육기관 등 공공부문 853개 기관에서 18만5000여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정부가 올해까지 목표했던 20만5000명 중 90.4%가 완료된 것이다. 정규직 전환 결정은 됐지만, 아직 전환이 완료되지 않은 1만2000명을 포함하면 목표치 대비 전환율은 96%다.

하지만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둘러싼 갈등은 곳곳에서 심화하고 있다. 정규직 전환 정책이 양적 성과에만 치중되면서 노사·노노 갈등만 키웠다는 지적이다.

'인국공 사태'가 대표적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올해 비정규직인 보안검색요원 1902명을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자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갈등이 불거졌다. 이후 직접고용 공개경쟁 채용절차 과정에서 비정규직 47명이 해고돼 논란은 더욱 커졌다. 인국공 노조 측은 정부의 무리한 정규직화 정책이 실업자만 양산했다는 입장이다. 인국공 보안검색서비스노조 등 한국노총 인천지역본부 산하 노동단체들은 일방적 정규직화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문재인 대통령은 비정규직 노동자가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듣고 보안검색 직원들의 고용안정 약속을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정규직으로 전환된 공공부문 비정규직 4명 중 1명은 본사가 아닌 자회사로 이동하면서 노사갈등도 커지고 있다. 올 6월까지 정규직으로 전환된 비정규직 중 4만7000명(25.3%)는 자회사 소속이 됐다. 나머지 13만7000명(73.7%)은 본사가 직접 채용했고, 1000명(1.0%)은 사회적기업·협동조합 등 제3섹터로 이동했다.

노동계는 자회사 채용방식으로 '무늬만' 정규직이 됐다고 반발한다. 한국도로공사는 자회사 채용을 거부한 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을 집단 해고해 장기간 노사갈등을 겪고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자회사를 설립해 정규직 전환한 경우에도 자회사가 업무 전문성·독립성·안정성을 가진 조직으로 성장해 자회사 노동자의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이 이뤄지도록 지도하겠다"고 했다.

정부가 단순히 정규직 숫자를 늘리는 데 치중할 게 아니라, 이중적인 노동시장 구조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이웅희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는 최근 토론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은 성급한 비정규직 정규직화, 경영진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불공정한 정규직화"라고 주장했다. 권오성 성신여대 교수는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그 환부가 생각보다 깊게 곪아 있었다"며 "외과 수술에 앞서 시간을 두고 불안을 덜어주기 위한 내과 치료부터 받아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공공부문 비정규직 19만명 정규직 전환…또다른 의미의 불공정 심화
공공부문 비정규직 19만명 정규직 전환…또다른 의미의 불공정 심화
공공부문 전체 정규직 전환결정 및 전환 현황표. <자료:고용노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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