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사무관리업무 진출, 2대주주 예탁결제원과 경쟁 불가피
분당센터 매각해 200억원대 자금조달
코스콤(사장 정지석)이 일반사무관리회사인 HSBC펀드서비스를 인수했다. 1977년 한국증권전산으로 설립된 이후 43년만의 첫 인수 사례이자, 증권금융 정보통신(IT) 서비스 외 이종 업무로의 첫 진출이기도 하다. 일반사무관리 업무 진출로 인해 2대 주주인 한국예탁결제원과의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콤은 지난 25일 영국계 은행 HSBC가 보유하고 있는 HSBC 펀드서비스 지분 92.66% 전량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대금은 200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대금은 분당센터를 매각해 확보한 자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HSBC 펀드서비스는 자산운용사 회계 처리를 대행하고 펀드 기준가 산출과 컴플라이언스 업무 등 자산운용사의 백오피스와 IT 업무서비스를 지원하는 일반사무관리 회사다. 지난 24일 기준 펀드 설정규모는 5조5217억원으로 전체 일반사무관리회사 가운데 8위 수준이나 처리 규모에서 크게 떨어지고 재간접펀드에 편중돼 있다.
(자료 = 금융투자협회, 2020년 8월24일 전체 펀드 설정원본 기준)
코스콤은 증권·선물회사 등의 정보처리 서비스업, 시스템 개발과 운영, 유지보수 등의 시스템 통합서비스업, 증권·금융 정보 수집·가공·제공 서비스업, 정보통신서비스업 등을 맡고 있어 일반사무관리 업무는 신종 사업이다.
코스콤 측은 "현재 업무는 증권금융 IT가 중심인데 중장기 전략으로 자산관리 IT분야 진출 계획을 세우고 준비해왔고 그 일환으로 일반사무관리회사를 인수하게 됐다"면서 "일반사무관리회사 인수에 따른 등록 업무 등을 모두 완료했다"고 밝혔다. 일반사무관리 업무를 하려면 자본시장법에 따라 금융위원회에 등록해야 한다.
코스콤은 HSBC펀드서비스 인수 후 별도 자회사로 운영할 계획이다. 인수 후에는 실시간 자산관리 서비스와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포트폴리오 구성 등의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코스콤이 일반사무관리 업무를 시작함에 따라 2대 주주(지분율 4.348%)인 한국예탁결제원의 사무관리 업무와도 경쟁해야 한다. 예탁결제원은 신한아이타스, 하나펀드서비스, 국민은행, 미래에셋펀드서비스, 우리펀드서비스 등 금융지주 계열이나 미래에셋그룹 계열 펀드 사무관리 등을 제외하면 사무관리 처리 규모가 가장 큰 곳이다. 예탁결제원이 옵티머스자산운용 부실 사무처리로 인해 사모전문운용사의 사무관리 업무에서 발을 빼려는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코스콤이 일부 사무관리 물량을 흡수할 수도 있어 보인다.
이에 대해 코스콤은 "예탁결제원과 코스콤은 사무관리 업무에 대한 지향점이 다르다"면서 "코스콤의 사무관리는 해외에는 있지만 국내에는 없는 서비스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밝혔다.김현동기자 citizenk@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