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처 활성화 위해 3년간 '혁신기업 국가대표' 1000곳 선정해 40조 금융 지원
- 하반기 소비진작 위해 1800만명 대상 지역사랑상품권 등 소비쿠폰 지급
정부가 대기업 지주회사의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소유를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계열사 등에는 투자할 수 없도록 하고, 지분과 외부자금 조달에도 제한을 두기로 했다. 정부는 또 벤처 활성화를 위해 3년간 혁신기업 1000곳을 선정해 40조원의 금융을 지원키로 했다. 하반기 소비 진작을 위해 1800만명 대상으로 지역사랑상품권, 온누리상품권 등 8대 소비쿠폰을 이달 말부터 지급키로 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 겸 경제장관회의에서 "일반 대기업 지주회사의 CVC 소유를 원칙적으로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다만 금산분리 원칙 완화에 따른 부작용은 엄격히 차단할 수 있도록 사전·사후 통제장치를 마련했다"고 했다.
정부에 따르면 일반 대기업 지주회사는 지분 100%를 보유하는 완전 자회사 형태의 CVC를 설립할 수 있도록 허용된다. 기존 벤처캐피탈사 형태인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창투사) 또는 신기술사업금융업자(신기사) 유형으로 설립할 수 있다.
일반 대기업 지주회사가 보유한 CVC는 자기자본의 200% 이내 차입이 가능하고, 펀드 조성 시 외부자금은 조성액의 40% 범위 안에서만 조달할 수 있도록 했다.
펀드 조성시 총수일가, 계열 금융사가 출자하는 것은 금지한다. 또 CVC는 총수일가 관련 기업, 계열사, 대기업 집단 등에는 투자할 수 없다. 원칙적으로 '중소벤처 창업투자' 업무만 가능하고 다른 금융업무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 정부는 연내 공정거래법을 개정해 일반 지주회 CVC 소유 허용을 입법해 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다.
홍 부총리는 "주요 선진국은 대기업의 CVC 소유를 허용하고 있으며, 실제 구글 지주회사 알파벳이 설립한 구글벤처스는 우버 등 다수의 투자 성공사례를 창출하는 등 CVC는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며 "대기업 자금의 벤처투자 확대, 회수시장 활성화를 통한 벤처투자 선순환 생태계 구축, 우리 경제의 혁신성·역동성 강화를 위해 오랜 논의를 거쳐 일반 지주사의 CVC 제한적 소유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 3년간 '혁신기업 국가대표' 1000곳을 선정해 대출·보증·투자 등 3년간 40조원의 금융을 지원키로 했다. 대상 기업 분야는 디지털·뉴딜, 신산업, 소재·부품·장비, 서비스업 등이다.
산업은행의 기업 대출 한도는 500억∼2000억원이었지만, 혁신기업에는 한도를 없앴다. 수출입은행의 대출 한도는 수출 실적의 50∼90%에서 100%로 늘리기로 했다.
산은은 최대 0.7%포인트, 수은은 0.5%∼1.0%포인트 대출 금리 감면 혜택을 적용한다.
정부는 또 상반기 긴급재난지원금 14조원 지급에 이어 하반기 소비 진작을 위해 이달 말부터 숙박, 관광, 공연, 영화, 전시, 체육, 외식, 농수산물 등 8대 분야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소비쿠폰을 발행키로 했다. 정부는 국민 1800만명이 1조원 수준의 소비에 나설 수 있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사랑상품권과 온누리상품권 발행규모도 늘리기로 했다. 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통해 기존 9조원에서 13조원으로 늘린 지역사랑·온누리상품권을 빠른 시간 내 유통하고, 내년 발행규모는 올해보다 많은 15조원 이상을 검토키로 했다.
개인별 구매한도도 기존 월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홍 부총리는 "아직 수출 부진의 골이 깊고 대외여건에 제약 요인이 있다"며 "하반기 확실한 경기 반등을 위해 소비투자 회복 강화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김승룡기자 srkim@dt.co.kr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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