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사법개혁을 완수하려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검·경수사권 분리 외에 자치경찰제 도입이라는 안정적인 삼각 구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추 장관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혁신포럼 '슬기로운 의원생활'에 강연자로 나섰다.
추 장관은 강연이 끝난 뒤 경찰 출신인 황운하 의원이 검경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에 대한 추 장관의 의지와 계획을 질문하자 "공수처가 곧 출범하고, 수사권과 기소권이 분리되는 개혁도 중요하지만 또 하나가 있다"며 "자치경찰을 도입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추 장관은 검찰 수사시스템과 관련해 "수사를 한 사람이 기소를 하지 않으면 바보가 된다. 수사를 하면 반드시 기소를 하고, 기소를 하면 꼭 유죄판결을 받으려고 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때문에 수사와 기소는 분리하는 게 좋다고 한다. 다른 여러 나라들이 수사는 경찰이, 기소는 검찰이, 판결은 판사가 하도록 3축이 분리돼 있다"고 문제점을 짚었다. 추 장관은 이어 "현재 경찰은 자치경찰보다 국가경찰의 수사역할이 방대하다. 그렇게 하면 검찰이 직접수사를 줄이기 어렵다"면서 "자치경찰이 도입돼서 검찰도 공수처로 분리했듯이 경찰도 국가경찰의 뼈대를 남겨둘 게 아니라 광역범죄를 뺀 나머지 사건을 자치경찰로 넘겨주면 검찰도 직접수사 영역을 줄이고 경찰수사로 스크린하고 법률전문가로서 역할을 하도록 개혁할 수 있다"고 했다. 추 장관은 "그냥 검찰에 수사권을 내려놓으라 하는 것은 국가경찰을 견제 없이 규모와 역량을 키우게 되기 때문에 위험성 크다고 생각한다"며 "20대 국회에서는 검찰개혁에 대해서만 열심히 했는데 지금은 빨리 자치경찰을 출범시키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추 장관은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된 자치경찰제의 대안을 내고 공론화 해야한다"면서 "법무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장관 혼자 할 일이 아니다"라며 "검찰에 직접수사 하지 말라고, 경찰이 준비됐으니 (수사권을) 넘기라고 하려면 자치경찰 제대로 굴러가게 해야 한다"고 당의 협조를 부탁했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연구원 주최로 열린 초선의원 혁신포럼 '슬기로운 의원생활'에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