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네이버, 카카오톡, 구글(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 업체에 대한 규제안 제정에 착수하면서, 제재 방안으로 어떤 내용이 담길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공정위가 마련중인 심사지침은 가이드라인과 비슷한 성격이지만, 시장지배적 남용이 중점적으로 다뤄질 전망이어서, IT관련 업계에서는 신경이 곤두설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특히, 구체적인 심사지침을 마련할 민간합동 TF팀 의원들이 그동안 플랫폼 규제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가지고 있는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TF팀은 지난달 22일 첫 TF 회의에서 운영방안을 정하고, 플랫폼 분야의 시장획정, 시장 지배력, 경쟁 제한성 판단 기준 등 향후 논의할 과제를 선정한 바 있다. TF는 이어 6월부터 오는 11월까지 매월 회를 개최하고, 온라인 플랫폼 분야의 시장획정 방법, 시장 지배력 및 경쟁 제한성 판단 기준 등 새로운 행위 유형에 대한 위법성 판단 기준 등을 정할 방침이다. TF에는 이황 고려대 교수(위원장)를 포함한 외부위원 6명과 공정위 소관 국, 과장 등이 참여한다.
공정위가 규제대상으로 꼽고 있는 플랫폼 사업자들은 포털과 메신저분야의 네이버와 카카오, 전자상거래업체 쿠팡, 최근 수수료 인상문제로 논란이 된 바 있는 온라인배달업체 배달의민족(배민)등이다.
인터넷 플랫폼의 유형은 크게 5가지로, 소프트웨어 플랫폼, 검색 및 포털 플랫폼, 전자상거래 플랫폼, 결제 및 금융 플랫폼, 참여형 네트워크 플랫폼 등이 꼽힌다. 소프트웨어 플랫폼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애플 등이 있다. 검색 및 포털 플랫폼의 주요 사업자로는 구글, 네이버, 다음 등이 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주요 사업자는 쿠팡, 에어비앤비, 배달의 민족 등이 있다. 간편결제와 관련해서는 페이코, 카카오페이 등이 있으며, 참여형 네트워크 플랫폼에는 카카오톡,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이 있다.
◆TF 의원들 "IT업계, 끼워팔기 심각"...고강도 플랫폼 규제 나오나= TF의 외부의원이자 민간 공동 위원장인 이황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한국경쟁법학회장)는 지난 2005년 논문 '불공정거래행위 중 끼워팔기에 관한 소고'에서 IT업계의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개인 견해를 드러냈다. 이 교수는 논문을 통해 "끼워팔기는 우리 주변의 일상생활에서, 또한 경제의 양극화 내지 세계화 현상에 따라 대-중소 기업 관계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할 뿐 아니라, 최근 엄청나게 발전하는 IT산업에서 급격히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IT산업에서는 피드백 효과, 네트워크 효과나 승자 독식 등의 현상에 따라 대기업이 시장지배적 지위를 획득하고, 이를 끼워팔기의 방법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뿐만 아니라, 시장지배적 지위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거래상대방과의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우월적 지위를 가진 기업이 열악한 지위에 있는 거래 상대방에 대해 끼워팔기를 통해 불이익을 안기고 상대방은 이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한 TF 구성원인 심재한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지난 2016년 낸 '인터넷 플랫폼에 대한 공정거래법 적용에 관한 연구'에서 "인터넷 플랫폼과 관련해 가장 많은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행위는 끼워팔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면서 "특히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특정 앱(App)을 선탑재한 행위가 위법한 끼워팔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다만, 심 교수는 "만약 어떠한 앱의 선탑재로 인해 경쟁이 되는 다른 앱의 다운 로드와 이용이 불가하게 된다면, 주 시장인 안드로이드 플랫폼 시장에서의 우위를 지렛대로 해 부시장인 앱 시장의 경쟁을 저해한다고 할 수 있다"면서도 "선탑재 이후에도 다른 경쟁 앱의 활용이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다면 결국 경쟁 제한성의 문제는 제거된다고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인터넷 업계 "문어발식 확장 해석 위험...역차별 우려 커"=규제 대상이 되는 플랫폼 업체들은 시장지배적 사업자라는 논리로 신산업 확장을 견제하려는 정부의 시도가 적절치 않다고 맞서고 있다. IT 업계 한 관계자는 "마치 이전의 '중후장대' 산업들이 본인의 계열과 맞지 않는 사업을 펼쳤던 이른바 '문어발식 확장'을 플랫폼 사업체들이 하려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 같은 단순한 논리로 플랫폼 규제를 하려고 접근하는 것이라면 위험하다"고 질타했다. 특히 "신산업 등장으로 피해받는 직업군을 사회적으로 배려하는 정책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단순히 한쪽 업계가 피해를 보기 때문에 규제해야 한다는 논리는 위험하다"고 토로했다.
해외 역차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국내외 할 것 없이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심사 지침을 적용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과연 이 같은 제재가 글로벌 플랫폼에도 실효적으로 적용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국내 플랫폼사업자에 대한 합리적 규제방안을 내놓아야 한다"면서 "국내 플랫폼 업체들이 구글 등 거대한 외국계 플랫폼 업체들과 맞서 싸울 수 있도록 정책적 측면도 고려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韓, 플랫폼 산업 규제 일변도..."활성화 대책도 내놔야"= 김현경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공정위가 공정거래 업무 본연의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뭐라 할 수는 없다"면서도 "방송통신위원회를 비롯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정위 등 정부 부처 등이 인터넷 플랫폼 업체 등과 관련해 규제만 제시하고 있지, 이들 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정책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터넷 플랫폼과 관련 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당근책 등도 같이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터넷 플랫폼의 주체를 세분화해 규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 플랫폼과 국외 플랫폼 등으로 나누어 국내 플랫폼의 산업 활성화와 국제적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지 같이 고민해야 한다"면서 "아무래도 해외 플랫폼에 대해서는 규제의 실효성이 떨어질텐데, 어떻게 하면 이들을 똑같은 규제 속에 넣을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황병서기자 BShwang@dt.co.kr
특히, 구체적인 심사지침을 마련할 민간합동 TF팀 의원들이 그동안 플랫폼 규제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가지고 있는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TF팀은 지난달 22일 첫 TF 회의에서 운영방안을 정하고, 플랫폼 분야의 시장획정, 시장 지배력, 경쟁 제한성 판단 기준 등 향후 논의할 과제를 선정한 바 있다. TF는 이어 6월부터 오는 11월까지 매월 회를 개최하고, 온라인 플랫폼 분야의 시장획정 방법, 시장 지배력 및 경쟁 제한성 판단 기준 등 새로운 행위 유형에 대한 위법성 판단 기준 등을 정할 방침이다. TF에는 이황 고려대 교수(위원장)를 포함한 외부위원 6명과 공정위 소관 국, 과장 등이 참여한다.
공정위가 규제대상으로 꼽고 있는 플랫폼 사업자들은 포털과 메신저분야의 네이버와 카카오, 전자상거래업체 쿠팡, 최근 수수료 인상문제로 논란이 된 바 있는 온라인배달업체 배달의민족(배민)등이다.
인터넷 플랫폼의 유형은 크게 5가지로, 소프트웨어 플랫폼, 검색 및 포털 플랫폼, 전자상거래 플랫폼, 결제 및 금융 플랫폼, 참여형 네트워크 플랫폼 등이 꼽힌다. 소프트웨어 플랫폼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애플 등이 있다. 검색 및 포털 플랫폼의 주요 사업자로는 구글, 네이버, 다음 등이 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주요 사업자는 쿠팡, 에어비앤비, 배달의 민족 등이 있다. 간편결제와 관련해서는 페이코, 카카오페이 등이 있으며, 참여형 네트워크 플랫폼에는 카카오톡,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이 있다.
◆TF 의원들 "IT업계, 끼워팔기 심각"...고강도 플랫폼 규제 나오나= TF의 외부의원이자 민간 공동 위원장인 이황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한국경쟁법학회장)는 지난 2005년 논문 '불공정거래행위 중 끼워팔기에 관한 소고'에서 IT업계의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개인 견해를 드러냈다. 이 교수는 논문을 통해 "끼워팔기는 우리 주변의 일상생활에서, 또한 경제의 양극화 내지 세계화 현상에 따라 대-중소 기업 관계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할 뿐 아니라, 최근 엄청나게 발전하는 IT산업에서 급격히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IT산업에서는 피드백 효과, 네트워크 효과나 승자 독식 등의 현상에 따라 대기업이 시장지배적 지위를 획득하고, 이를 끼워팔기의 방법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뿐만 아니라, 시장지배적 지위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거래상대방과의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우월적 지위를 가진 기업이 열악한 지위에 있는 거래 상대방에 대해 끼워팔기를 통해 불이익을 안기고 상대방은 이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한 TF 구성원인 심재한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지난 2016년 낸 '인터넷 플랫폼에 대한 공정거래법 적용에 관한 연구'에서 "인터넷 플랫폼과 관련해 가장 많은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행위는 끼워팔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면서 "특히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특정 앱(App)을 선탑재한 행위가 위법한 끼워팔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다만, 심 교수는 "만약 어떠한 앱의 선탑재로 인해 경쟁이 되는 다른 앱의 다운 로드와 이용이 불가하게 된다면, 주 시장인 안드로이드 플랫폼 시장에서의 우위를 지렛대로 해 부시장인 앱 시장의 경쟁을 저해한다고 할 수 있다"면서도 "선탑재 이후에도 다른 경쟁 앱의 활용이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다면 결국 경쟁 제한성의 문제는 제거된다고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인터넷 업계 "문어발식 확장 해석 위험...역차별 우려 커"=규제 대상이 되는 플랫폼 업체들은 시장지배적 사업자라는 논리로 신산업 확장을 견제하려는 정부의 시도가 적절치 않다고 맞서고 있다. IT 업계 한 관계자는 "마치 이전의 '중후장대' 산업들이 본인의 계열과 맞지 않는 사업을 펼쳤던 이른바 '문어발식 확장'을 플랫폼 사업체들이 하려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 같은 단순한 논리로 플랫폼 규제를 하려고 접근하는 것이라면 위험하다"고 질타했다. 특히 "신산업 등장으로 피해받는 직업군을 사회적으로 배려하는 정책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단순히 한쪽 업계가 피해를 보기 때문에 규제해야 한다는 논리는 위험하다"고 토로했다.
해외 역차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국내외 할 것 없이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심사 지침을 적용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과연 이 같은 제재가 글로벌 플랫폼에도 실효적으로 적용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국내 플랫폼사업자에 대한 합리적 규제방안을 내놓아야 한다"면서 "국내 플랫폼 업체들이 구글 등 거대한 외국계 플랫폼 업체들과 맞서 싸울 수 있도록 정책적 측면도 고려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韓, 플랫폼 산업 규제 일변도..."활성화 대책도 내놔야"= 김현경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공정위가 공정거래 업무 본연의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뭐라 할 수는 없다"면서도 "방송통신위원회를 비롯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정위 등 정부 부처 등이 인터넷 플랫폼 업체 등과 관련해 규제만 제시하고 있지, 이들 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정책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터넷 플랫폼과 관련 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당근책 등도 같이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터넷 플랫폼의 주체를 세분화해 규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 플랫폼과 국외 플랫폼 등으로 나누어 국내 플랫폼의 산업 활성화와 국제적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지 같이 고민해야 한다"면서 "아무래도 해외 플랫폼에 대해서는 규제의 실효성이 떨어질텐데, 어떻게 하면 이들을 똑같은 규제 속에 넣을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황병서기자 BShw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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