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장우진 기자] 도요타코리아가 국내 시장에서 마케팅을 강화하며 반일감정에 등 돌린 고객 잡기에 나섰다. 한국닛산이 코로나19와 반일 분위기를 이기지 못하고 국내 시장 철수를 결정한 것과 사뭇 대조되는 모습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도요타코리아는 이달 초 모집한 '2020 주말농부' 가족을 대상으로 지난 30일 사회연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텃밭 배정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당초 경기 수원 팔달구에 모여 배정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했다.
다음달 중에는 차량 보증 서비스 기간이 만료된 고객을 대상으로 캐빈 에어필터, 에어 클리너 엘리먼트, 타이어, 와이퍼 러버 및 블레이드의 부품가격 및 공임 15%를 할인해 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렉서스코리아도 다음달말까지 1년·2만㎞ 연장보증 프로그램을 20% 할인해 준다.
하반기에는 렉서스를 포함해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한 시승회를 진행하는 등 소비자 접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처럼 도요타가 고객 마케팅에 나선 것은 지난해 7월 본격화 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 이후 이례적으로 이달부터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이전엔 일부 시승 행사를 제외하면 대부분 사회공헌활동이 주를 이뤘다.
이는 실적 부진에 더해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위기를 정면돌파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반일 분위기는 온전히 가라앉지 않은 상황이지만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올 4월 누적 도요타의 판매량은 1654대, 프리미엄 브랜드인 렉서스는 1856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54.9%, 67.1% 각각 급감했다. 렉서스의 경우 2018년 말 선보인 준대형 세단 ES300h가 나름의 성과를 올리고 있지만 이전의 명성을 생각하면 만족하기 어렵다.
경쟁 심화도 예고돼 있다. BMW 5시리즈는 최근 부분변경 모델을 공개하고 올 4분기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작년 완전변경 모델로 등장한 아우디의 A6는 판매가 중단됐다가 올 들어 재개됐다. 벤츠의 E클래스도 부분변경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다. 제네시스의 G80은 물론 도요타 캠리의 경쟁 모델인 현대차의 그랜저도 완전변경 모델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SUV 시장도 마찬가지다.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는 작년 9월 GLE 완전변경 모델을 출시했고 아우디코리아는 올해 Q3(완전변경)와 Q7(부분변경)의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였다. 제네시스의 GV80도 고급 SUV 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어 도요타나 렉서스는 이전의 명성만으로는 살아남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공교롭게도 경쟁사인 닛산은 최근 한국시장 철수를 결정했다. 한때 프리미엄 브랜드인 인피니티 브랜드와 닛산의 중형 세단 알티마가 인기를 끌었지만 반일 분위기를 넘지 못한 모습이다.
도요타의 경우 글로벌 최고 수준의 하이브리드 기술력을 갖췄다는 점과 닛산에 비해 전기차부터 세단, SUV 라인업이 촘촘하다는 점에서 상대적인 경쟁력은 우위에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올 4월 도요타와 렉서스 브랜드의 판매량 합은 3510대로 닛산·인피니티(972대)와 혼다(1154대)를 크게 앞선다.
하지만 여전히 일본 브랜드에 대한 반감이 크다는 점에서 마케팅 효과가 얼마나 발휘될 지는 미지수다. 작년 9월부터는 신규 등록 차량의 번호판 앞 숫자가 세자리로 바뀌는 점도 일본차 브랜드를 기피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도요타코리아 관계자는 "언제나 고객에게 최선을 다하는 자세에서 영업과 서비스 등을 진행하고 있다"며 "하이브랜드 모델을 고객들에게 알리기 위해 적극적인 시승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