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권의 트렌드 인사이트] 아낌없이 주는 `식물의 세계`가 온다!

김인권 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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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5-20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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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권의 트렌드 인사이트] 아낌없이 주는 `식물의 세계`가 온다!
김인권 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최근 채식주의나 건강 또는 종교상의 이유로 고기 섭취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식물을 활용해 고기와 유사한 식감을 가진 식품을 개발하는 푸드테크의 발달로 연간 수십조원 규모의 엄청난 시장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패션 분야에서도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고 식물성 소재인 인조모피, 인조가죽, 면, 마 등의 소재를 사용하는 비건 패션이 대세로 되어가는 현실이다. 가축 사육 시 많은 양의 식물을 사료로 투입해야 하며, 사육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뇨와 이산화탄소가 환경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면서 식물로 대체하는 다양한 산업들의 폭발적 성장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일상적으로 먹고 입는 분야 말고도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반친환경 산업들이 여럿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분야가 콘크리트를 만드는 데 쓰이는 시멘트 분야다. 시멘트를 만드는 공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가 전체 산업의 5%에 이른다고 한다. 이러한 환경파괴의 심각성을 해결하기 위해 식물을 활용한 기발하고 독특한 기술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어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먼저 소개할 기술은 도쿄대학교 생산기술연구원에서 개발한 '목재 시멘트'다.

원래 콘크리트는 모래+자갈+물+시멘트를 혼합해서 만들어지고 환경 파괴범인 문제의 시멘트가 접착제 역할을 하게 된다. 시멘트 대신에 일반 '목재'에 열을 가하게 되면 내재돼 있는 '리그닌'이라는 성분이 우러나온다. 압력을 주는 공정을 거치면 접착제 역할을 하게 된다. 일명 보태니컬(식물 추출) 최첨단 기술로서 이 방법을 통해 궁극적으로 5%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할 수 있으며, 몇 번이고 반복해서 사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김인권의 트렌드 인사이트] 아낌없이 주는 `식물의 세계`가 온다!


또한 리그닌이라는 성분은 목재나 나무 부스러기 외에도 채소 부스러기와 낙엽 등 많은 식물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식물과 콜라보가 가능하다고 한다. 예를 들어 녹차잎에 열을 가해 만든 콘크리트는 차의 향기가 그대로 베어 나올 정도라고 한다.

이 특별한 기술은 가구, 잡화, 보도블록 등에 우선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콘크리트보다 목재의 비율을 늘리게 되면 나뭇결은 없지만 목재의 색과 향기가 진하게 남을 뿐만 아니라 유연성이 강해져 곡선을 살려야 하는 다양한 분야에서 쓰임이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전통 종이인 '화지'(和紙)를 활용한 독특한 도시 재생술도 소개하고자 한다. 종이의 근간이 나무이기에 이 또한 식물을 활용한 콘크리트 대체 기술의 첨단 공법이라 할 수 있다. 얼마 전 도쿄 치요다구에 있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돌다리인 토키와바시(常盤橋)의 재생 작업이 8년여 만에 마무리됐다. 이 다리는 메이지 10년인 1877년에 건립된 이후 관동대지진 때 아치가 무너지는 등 갖은 풍파 속에서 간신히 버텨왔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안전하고 완벽한 돌다리로 재탄생하게 됐는데, 이 재생술의 주인공이 바로 일본 전통 종이인 화지였던 것이다.

문화재 보존 계획 협회에서 주관한 이번 프로젝트는 고르지 않게 쌓아놓은 돌들 사이에 전통 종이에서 추출한 섬유질과 혼합된 모르타르를 충전하는 특수한 공법을 사용했다. 화지와 모르타르가 만들어 낸 성분이 인간의 뼈와 뼈 사이에서 완충역할을 하는 연골과 같이 돌과 돌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해 주는 쿠션 기능을 해주며 내구성은 물론 지진에도 유연하고 강하게 버틸 수 있게 한다.

중요한 문화재의 온전한 보존을 위해 연출해 낸 최첨단 식물추출 기술과 인체공학의 완벽한 조합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세계가 본격 도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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