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서 논설위원
![[박영서의 니하오 차이나] 코로나바이러스, 과연 어디서 왔을까](http://contents.dt.co.kr/images/202005/2020050702152369061001[1].jpg "[박영서의 니하오 차이나] 코로나바이러스, 과연 어디서 왔을까")
이 연구소는 총 34개의 센터, 연구학과 등을 두고 있으며 320여명의 전문인력이 연구에 종사하고 있다. 특히 중국 최초이자 아시아 유일의 P4(바이오 세이프티 레벨 4, BSL4)) 생물실험실을 갖춘 중국 최고봉의 바이러스 연구소다. P4 생물실험실은 사람 간 감염될 위험성이 높은 바이러스, 예를 들어 에볼라 바이러스, 라사 바이러스, 출혈열 바이러스와 같은 치명적인 병원체를 연구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병원체를 연구한다'는 이 실험실은 2018년 가동을 개시했다. 설립 자금의 일부는 미국이 지원했다.
이 큰 조직을 이끌고 있는 리더는 올해 39세의 미녀 소장 왕옌이다. 왕옌이 소장은 베이징(北京)대학 생명과학학원을 졸업한 후 미국 콜로라도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귀국해 우한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2년 연구소에 들어가 병리연구센터 부주임을 거쳐 2018년 37세의 젊은 나이에 소장에 취임했다. 상당히 빠른 출세다.
![[박영서의 니하오 차이나] 코로나바이러스, 과연 어디서 왔을까](http://contents.dt.co.kr/images/202005/2020050702152369061001[2].jpg "[박영서의 니하오 차이나] 코로나바이러스, 과연 어디서 왔을까")
지금 이 연구소에 전 세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코로나19의 발생원이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미국에서 속속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폭탄 발언을 했다. 그는 "우한연구소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발생원이라고 강하게 확신시켜 주는 증거를 보았다"고 말했다. 이달 3일에는 "결정적인 증거를 담은 보고서가 나올 것이다"고 밝혔고, 5일에도 "코로나 유래설에 대한 보고서를 내놓겠다"면서 코로나19의 '우한 발원설'을 게속 제기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코로나19가 중국 우한의 바이러스연구소에서 시작됐다는 '엄청난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다. 우리 자신의 시간표에 따라 그렇게 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폼페이오의 경고는 중국에 보복조치를 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산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사실, 우한바이러스연구소는 올초부터 계속 음모론의 대상이 돼 왔다. 이 연구소와 가까운 화난(華南)수산시장에서 정체 모를 신종 바이러스가 퍼졌다는 정황 때문이다. 연구소는 화난수산시장과 정확히 15.8km 떨어져 있다. 트럼프 비판의 선봉에 서있는 워싱턴포스트(WP)까지 음모론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WP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코로나 바이러스가 이 연구소에서 우연히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공세와 압박에 중국은 원색적인 비난까지 서슴지 않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 5일 논평에서 "미국 일부 정치인의 잔인함이 극에 달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중국중앙방송(CCTV) 앵커는 폼페이오 장관이 "미쳤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이같은 미·중 코로나 냉전이 무력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바이러스는 아군에게도, 적에게도 평등하게 옮겨간다. 따라서 백신이 개발되지 않으면 바이러스는 무기로서는 사용할 수 없다. 그래서 음모론인 것이다. 하지만 연구 중에 일어난 실수가 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만약 중국이 은폐했다는 결론이 내려지면 그 후과는 누구도 감당하지 못할 만큼 엄중할 것이다. 어느 쪽 주장이 맞는지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우리에게 확실히 알려주는 것은 2020년대가 지난 10년보다 훨씬 무서운 시대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박영서 논설위원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