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승수요·호출 등 데이터 분석
앱 형태의 요금 미터기 변화에
결제 편의성·보안성까지 높여
"新모빌리티 생태계 완성할 것
앱 형태의 요금 미터기 변화에
결제 편의성·보안성까지 높여
"新모빌리티 생태계 완성할 것
티머니 제공
비욘드 코로나…'뉴ICT'가 함께 뛴다
티머니
결제 플랫폼과 이동 데이터의 힘을 이용해 도시 대중교통 설계와 시민 생활을 바꾼 기업이 있다. 바로 대중교통 결제플랫폼 회사 티머니다.
서울시 대중교통체계 개편과 함께 2003년 설립된 티머니(구 한국스마트카드)는 제각각 요금을 받던 버스·지하철·마을버스를 결합한 통합 대중교통 결제·정산시스템을 구축했다. 시민들은 어떤 대중교통 수단을 타든 이용한 거리만큼 요금을 내고, 서울시는 티머니 시스템에 쌓인 시민 이동정보를 토대로 버스정류장 위치부터 버스노선까지 최적의 설계를 할 수 있게 됐다. 서울시 대중교통체계는 세계적인 모범사례로 인정받으면서 티머니 시스템은 국내 다른 지자체는 물론 뉴질랜드·말레이시아·몽골 등 해외 도시로 수출됐다.
회사는 '모빌리티&페이먼트 대표 기업으로의 도약'을 기치로 작년 6월 티머니로 사명을 바꾸고, 버스·지하철에 이어 택시 플랫폼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택시 내 티머니 결제단말기를 통해 확보한 결제·이동 데이터를 분석해 AI로 택시 탑승수요를 예측하고, 단말기에 미터기, 택시호출 앱을 심어 산업 작동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 관련 전략은 조동욱 모빌리티사업부장(상무·사진)이 지휘한다.
조동욱 상무는 "티머니의 모빌리티 핵심전략은 택시업계 등 교통분야 모든 이해당사자들과의 협업과 윈윈"이라면서 "새로 시장에 진입하려는 사업자들과 갈등과 이해충돌을 경험하며 어려움을 겪는 택시업계가 혁신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17년간 쌓은 대중교통 혁신경험과 ICT 신기술을 전수하겠다"고 말했다.
회사는 우선 아날로그 택시요금 미터기를 앱 형태로 바꾸는 시도를 시작했다. 기존 미터기는 요금정보가 칩 형태로 탑재돼 있어, 요금이 한번 인상되면 전체 택시의 미터기를 떼어내 새로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했다. 지난 2월 서울시 택시요금 인상 후 시내 전체 택시 7만2000대에 적용하고 검증하는데 6주, 약 40억원의 비용이 들었다. 앱미터기를 도입하면 원격 SW 설치로 바로 요금조정이 끝난다. 택시수요와 공급에 맞춰 탄력적으로 요금을 적용하는 '시간대별 차등요금제', 지자체 경계를 넘으면 부과되는 할증요금을 자동 적용하는 '시계 외 자동할증' 등 다양한 서비스도 가능해진다.
회사는 스마트폰 GPS(위성측위시스템)와 차량 바퀴회전수 계산을 혼용해 오차를 0에 가깝게 하는 '하이브리드 앱미터기'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작년 과기정통부 ICT 규제 샌드박스 임시허가 대상에 선정돼 국토교통부·한국교통안전공단과 임시 검정기준을 협의 중이다.
조 상무는 "GPS만 쓰는 앱미터기와 달리 하이브리드 앱미터기는 거리 오차가 0에 가까워 택시요금 시비를 원천 차단하고, 개인 스마트폰이 아닌 기존 택시 결제단말기를 이용해 보안성이 우수하다"면서 "이를 이용해 시간·요일·지역별 탄력요금제 적용도 검토해볼 수 있어 택시 수급 불균형 조절과 승차난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택시 관련 모빌리티 스타트업에도 솔루션을 제공, 요금시비를 최소화하고 다양한 신사업이 만들어지도록 도울 계획이다.
택시업계의 경쟁력 향상을 돕기 위해 'AI 기반 택시 수요예측 기술'도 개발했다. 서울시를 100×100m 구역으로 나눈 후 시간별 데이터를 적용해 학습시킨 모델을 통해 지역별 택시수요를 예측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안드로이드 기반 택시 결제단말기에 표출해 기사가 수요가 많은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 택시 기사들은 빈 차가 줄어들고, 승객은 택시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다.
조 상무는 "택시정보시스템을 통해 확보한 연평균 약 2억 건의 택시 승하차 이력 데이터를 AI로 분석한 결과"라면서 "예측값을 실제 수요와 비교한 결과 정확도가 95%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티머니는 여기에 기상, 인구통계, 상권, 대중교통 정보 등 추가변수를 더해 정확도를 높여 나가고 있다.
여기에다 지난해 11월 서울시 양대 택시조합 주도로 택시호출 앱 '티머니온다(onda)' 택시를 내놨다. 카카오택시나 티맵택시와 비슷하지만 택시 기사가 승객이 타기 전 목적지를 알 수 없다는 게 큰 차이점이다. 또 경쟁배차 방식이 아니라, AI가 승객이 승차를 요청한 위치 반경 1㎞ 내 빈차 중 승객에게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1대만 배차하는 '자동배차'를 도입했다.
그 결과 택시 기사들은 목적지를 보고 승객을 골라 태우는 게 불가능하다. '승객이 호출하면 온다'는 택시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설계한 것. 또 AI가 최적의 차량을 배차하는 만큼, 반경 수㎞ 내 차량 중 먼저 콜을 수락한 기사가 배차되는 경쟁배차 방식에 비해 승객은 덜 기다려도 되고, 기사도 이동거리가 짧은 장점이 있다.
양 택시조합과 티머니는 특히 철저한 교육과 모니터링을 통해 적극적이고 친절한 기사들을 티머니온다 택시에 참여시켜, 좋은 이미지 유지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 결과 4000명을 유지해온 티머니온다 택시 가입을 희망하는 기사들이 늘고 있어 상반기 중 1만명 규모로 늘리기로 했다.
조 상무는 "티머니온다는 작년 12월말 25만 다운로드에서 올 2월 40만을 넘어선 데 이어 최근 60만을 돌파했다"면서 "콜 성공률, 하루 콜 수 등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티머니온다를 통해 택시산업 경쟁력과 승객 만족도를 높이는 데 이어, 시민들이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매끄럽게 연결된 이동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대중교통과 다양한 개인이동수단, 자전거, 주차 등을 연결하는 뉴모빌리티 플랫폼을 상반기 중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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