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철 前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장영철 칼럼] 4월에 웬 산타클로스?](http://contents.dt.co.kr/images/202004/2020041002152269660001[1].jpg "[장영철 칼럼] 4월에 웬 산타클로스?")
우리 민족은 개개인으로 보면 우수한 구슬 같은 존재다. 세계 각국의 지능지수를 조사하는 아이큐리서치사의 2018년 자료에서 우리나라는 2위라고 한다. 공동 1위인 홍콩, 싱가포르가 도시국가임을 감안할 때 인구 5000만명의 대한민국 지능지수는 국가로서는 사실상 1위다. 그런데 우리 역사에서 보면 이렇게 우수한 국민들을 잘 꿰어 보배로 만든 지도자는 손에 꼽을 정도가 아닌가 한다. 최근에는 누가 봐도 자격 미달인 사람들까지 지도자가 되겠다고 나서면서 국민들이 오히려 귀중한 구슬마저 망가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임진왜란을 겪은 조선시대 선조는 귀중한 구슬을 망가뜨린 대표적인 왕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본의 침략 가능성을 보고 받았지만 애써 무시하고 무방비상태로 있다가 일본이 침략해오자 제대로 싸우기는커녕 백성을 버리고 도망가기를 거듭하다가 급기야는 중국으로 망명까지 하려고 했던 왕이다. 더 기막힌 일은 명나라의 지원과 의병의 활약으로 고비를 넘겨 전쟁이 끝난 후에는 전투에 참가한 사람보다는 왕이 도망갈 때 도운 사람의 공적을 더 높게 평가했다고 하니 최근 현 정권이 보이고 있는 이른바 '조국사태' 등의 편가르기와 묻지마 내로남불 현상이 우연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올해 세계적 전염병으로 등장한 중국바이러스 사태에 대한 현 정부의 자세는 선조의 행태와 별반 다르지 않다. 바이러스 사태 초기에 주변국인 대만과 싱가포르 뿐만 아니라 북한까지도 감염원 차단을 위해 과감히 외국인 입국 차단조치를 내렸고 우리나라의 방역당국에서도 차단조치를 건의하였음에도 무슨 이유에서인지 차단조치를 하지 않아 초기 골든타임을 놓치고 말았다. 그 결과 초기 방역에 성공한 대만은 4월 5일 현재 확진자 355명, 사망 5명에 불과한 반면, 우리는 확진자가 1만명이 넘고 사망자도 183명이 넘는 참사를 초래하였다.
또한 현 정부들어 잘못된 경제정책으로 급격히 체력이 약화된 수많은 기업들을 도산의 위기에 몰아 넣고 있다. 그럼에도 초기 방역실패에 대한 반성은커녕 병 주고 약 준다는 식으로 국민이 어렵게 벌어 낸 세금을 피해와 상관없이 마치 자기 돈 주는 것처럼 선물하겠다고 산타클로스 흉내를 내고 있다. 4월에 웬 산타클로스인지 물어보고 싶은 심정이고 산타클로스 흉내를 내는 박원순, 이재명 씨는 자기 돈을 얼마나 내고 있는지 궁금하다. 어느덧 전염병 초기 대응 실패의 책임은 온데간데 없이 유야무야 되었고 게다가 민간의료진이 과거 의병처럼 몸을 던져 바이러스 치료에 헌신한 공을 자기 공으로 가로채는 모습에서는 상상력이 부족함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더 가관인 것은 최근 우리나라 보다 미국 유럽국가들에서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자 초기방역실패 책임을 져야 할 정부가 이제는 세계가 우리의 대책을 배우려고 한다고 당당하게 선전하고 있다. 전쟁이 나자 도망가기에 바빴던 선조가 명나라 지원과 의병활동으로 전쟁이 끝나자 슬그머니 들어와 공을 차지한 모습의 현대판이다. 이러한 행태를 볼 때 우리 국민들을 이런저런 이유로 편 가르면서 모래알처럼 흩어지게 만들어 놓고는 국민을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나라'로 끌고 가려는 현 정권에서는 우리의 귀중한 구슬이 꿰어져 보배가 되기는 틀렸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말처럼 우리의 생활양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게 될 것이다. 글로벌 체인망이 깨져 국제적 분업이 망가지면서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도 독자적으로 생존해 나가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고립된 개인과 국가를 연결해 '흩어져 있는 서 말의 구슬을 꿰어 보배로 만들려면' 종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이 요구된다. 분열만 거듭하는 퇴행적 리더십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흐름을 읽고 나라의 미래를 이끌어갈 수 있는 통합의 리더십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올바른 선택만이 우리의 미래를 좌우한다.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