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유연성·결단력 갖춘 인물… 文대통령과 달라" [이상수 前노동부장관에게 고견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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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유연성·결단력 갖춘 인물… 文대통령과 달라" [이상수 前노동부장관에게 고견을 듣는다]
이상수 변호사·前노동부장관·3선 국회의원

박동욱기자 fufus@


[]에게 고견을 듣는다

이상수 변호사·前노동부장관·3선 국회의원


이상수 전 장관은 13대 국회 노동위에서 당시 의원이었던 노무현 대통령, 이해찬 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노동위 3총사'로 불렸다. 6.29 선언 이후 '87체제'가 들어선 후 노동자의 권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과 함께 사회 일반의 우려도 커졌다. 세 의원은 노동자 편에서 새로운 노사관계 정립에 한 목소리를 냈다. 이후 이 전 장관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의정활동 내내 그리고 노동부 장관을 하면서 호흡을 맞췄다. 이심전심이었다. 이 때 겪은 노무현 대통령은 "결단력 있으면서도 매우 유연했다"고 한다. 노무현 대통령 일생의 동료였고 동지였던 문재인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과 사뭇 다른 길을 가고 있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고도 했다.

"1988년 6.29 이후 노동계 투쟁이 봇물처럼 터질 때였습니다. 민주화는 됐지만 노동자들의 권익은 채 정립되지 못할 때 우리는 그 사람들 편에서 일을 했거든요. 재밌는 얘기인데, 당시 국회 노동위에서 노무현 의원이 송곳으로 쑤시고 이해찬 의원이 면도칼로 자르고 마지막으로 이상수 의원이 도끼로 치고 했다는 얘기가 있어요. 노무현 대통령에게는 일본의 오다 노부나가 비슷한 기질이 있어요. 좀 별난 사람이에요. 남들이 갖지 못한 결단력도 있고 그런 분인데, 처음엔 노동자를 위한다고 했지만 막상 정권 잡고 보니 마상(馬上)에서 통치를 할 수 없다고 한 것처럼, 조금씩 변했어요. 심지어 그렇게 반대하는 한미FTA도 체결하지 않았습니까. 유연하면서도 결단력이 있었어요. 그런 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이 전 장관은 "자기가 잘못됐다고 판단하면 즉시 잘못을 인정하면서 자기를 내려놓는 과단성도 있었어요.그 분은 내가 보기에 실용주의자예요. 좌파가 아니예요"라고 했다. 2007년 KTX 여승무원들의 정규직 전환이 문제가 됐을 때 이 전 장관은 정규직 전환을 밀어붙였지만 당시 이철 사장의 반대에 부닥쳤다. 결국 청와대가 이철 사장의 손을 들어줬다. 노무현 대통령의 그때 판단 기준은 원칙의 훼손은 안 된다는 것이었다고 이해했다. 그러나 그후 노무현 대통령은 고용노동센터 직원들의 공무원직 전환에 대해서는 적극 지원해줬다.

"노동부 장관 재직 때 제도적 변화가 많았어요. 고용지원센터를 전국에 40~50개를 만들었는데 거기 센터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공무원이 아니었어요. 같은 일을 하면서도 노동부 공무원과 잘 융합이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안 되겠다 싶어 그 당시 센터 직원 500~600명을 전부 공무원으로 전환을 추진했어요. 물론 엄청난 반대에 부딪혔지요. 단 직급은 따로 하겠다 하고 상담직으로 했어요. 결국 공무원으로 전원 전환했어요. 그 후 얘기를 들어보면 그 사람들이 일을 아주 잘 하고 있다고 해요. 이 일도 실용적 접근을 하는 노무현 대통령의 적극적인 지원 덕이 큽니다."

이 전 장관은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가 둘도 없는 동지였지만 혁명 후 정치에서 뜻이 안 맞는 것을 확인하고 카스트로가 게바라에게 과감하게 손 떼고 아프리카로 가라고 했다"며 "혹시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하기까지 함께 한 측근들을 떼내지 못하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과단성과 유연성을 떠올려보라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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