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보름넘게 지적했는데… 이제야 중국外 입국제한 검토

당초 후베이 방문자 입국금지
醫協은 실효성에 의문 제기
동남아 방문자 감염 이어지자
3국 입국자 검역 강화 등 조치
위기경보 경계 → 심각 수용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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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보름넘게 지적했는데… 이제야 중국外 입국제한 검토
사진 = 연합

정부가 신종 코로나 감염증(우한 폐렴) 국내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 후베이성 이외 중국 내 다른 위험지역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를 추가 검토한다. 제3국 입국자 대상 검역도 강화한다. 그간 보름이 넘도록 의료계 전문가들이 요구해 왔던 바를 뒤늦게나마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우한 폐렴 대응 확대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국외 발생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추가 대책을 강구해 나가겠다"면서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중국 내 다른 위험지역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도 상황에 따라 추가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중국 외 감염이 발생한 주요 국가 대상으로 검역을 강화해 여행 이력을 의료기관에 제공하고 의심환자를 조기에 찾아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국 우한에 남은 교민들을 수송하기 위해 3차 전세기 투입도 추진한다. 정 총리는 이날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남아 있는 교민과 가족들의 추가 귀국을 위한 임시 항공편 투입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위기경보를 현재의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격상하라는 의료계의 요구는 수용하지 않았다.

정부는 후베이성 뿐만 아니라 여타 중국 지역, 동남아시아 방문자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추가 발생함에 따라 입국금지 및 검역대상 지역을 확대한 것이다. 이번에도 정부의 조치가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대한의사협회는 설 연휴 기간에 세번째 확진환자가 나오자 지난달 26일 담화문을 내고 중국으로부터의 전면적인 입국금지 조치 등을 취할 것을 정부에 권고한 바 있다. 당시 의협은 담화문을 통해 "중국의 전국적인 사태의 추이를 면밀히 주의해 최악의 경우에는 중국으로부터의 전면적인 입국 금지 조치 등 가능한 모든 조치를 위한 행정적 준비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건복지부 뿐만 아니라 외교부 차원에서도 필요하다면 중국 정부와도 상의하시기 바란다"며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 준비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후 의협은 회원들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 발원지인 후베이성이 아니더라도 중국을 다녀와서 폐렴 의심증상을 보이는 환자에 대해서는 선별진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으로 안내해 진료받을 수 있도록 권고해 오고 있다.

하지만 사태는 점점 악화돼 이달 1일 국내 확진 환자가 총 12명으로 늘어났고, 특히 2차, 3차 감염자와 중국이 아닌 일본 입국자까지 확진자에 포함되면서 감염증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보다 강력한 조치가 요구돼 오던 터였다. 이에 정부가 지난 2일 중국 후베이성을 14일 이내 방문했거나 체류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의 대한민국 입국 금지를 포함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책을 발표했지만, 이는 우리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에 여전히 부족한 조치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후베이성은 중국 당국이 해당 지역을 봉쇄한 상태라 입국 제한의 실효성이 없으므로 위험지역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하고, 해외 신종 감염병의 지역사회 감염이 확인됐기에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해야 한다고 의료계는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중국 우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폐렴 확진 환자는 불과 한달 만에 40여명에서 1만7000명 가깝게 늘어난 상황이었고,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된 우리나라 역시 1개월 후에 몇 배의 환자가 늘어날지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우려가 짙었다.

설상 가상으로 이제는 중국뿐 아니라 태국, 싱가포르 등 동남아 국가에서 입국한 후 확진 판정을 받는 환자가 발생하면서, 중국 이외 지역 중 신종 코로나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동남아 국가로부터의 입국절차를 강화하는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진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중국을 방문하지 않았더라도 동남아 지역을 여행한 뒤 발열 등의 증상을 보이면 의심환자로 분류해 검사를 받도록 하는 감염증 대응절차를 개정해 지난 7일 오전 9시부터 적용 중이다.

특히 국내 우한 폐렴 환자 중 절반 이상이 '중국 방문력'이 없고, 2·3차 감염이 증가하고 있는 데다 중국 우한에서 입국한 뒤, 연락이 안되는 외국인들도 있어 접촉자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도 있는 상황에 봉착하면서, 중국발(發) 중심의 기존 검역체계를 우한 폐렴 지역사회 감염환자가 발생한 제3국발 입국자를 관리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신종코로나 국내 확진자는 9일 오후 5시 기준 27명으로 늘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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