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의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이 3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억제를 위해 여행과 교역을 금지할 필요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열린 WHO 집행이사회에서 "모든 나라가 증거에 기초한 일관된 결정을 이행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외 지역에서 바이러스의 확산이 "아주 적고 (속도가) 느리다"면서 "이런 전략 때문에 중국 밖에서 (확진 환자의) 수는 훨씬 많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의 이날 발언은 WHO가 지난달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도 발병지인 중국에 대한 여행과 교역 제한을 권고하지 않는다고 밝힌데 이어 이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당시 그는 "WHO는 중국의 전염병 통제 능력에 대해 지속해서 신뢰할 것"이라며 "국제적인 여행과 교역을 불필요하게 방해하는 조처가 있을 이유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WHO의 이같은 판단은 세계 각국으로부터 큰 비난을 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발원지인 후베이성은 물론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WHO가 너무 중국 정부만을 의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 일본, 한국 등 세계 주요 국가에서 중국을 방문한 여행객에 대해 제한적 또는 전면적인 입국금지 조치를 취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미국은 지난 2일 오후 5시부터 최근 2주간 중국을 다녀온 외국 국적자에 대한 미국 입국을 잠정 금지하고 있다.
일본도 2주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진원지인 중국 우한(武漢)이 속한 후베이(湖北)성에 체류한 적 있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거부하기로 했다.
전 세계적인 '중국 봉쇄' 정책에 중국 대표단은 WHO 집행이사회에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주제네바 중국대표부의 리송 군축 담당 대사는 "이러한 모든 조처는 WHO의 권고에 심각하게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WHO에 따르면 이날 오전 현재 중국 내 확진자 수는 사망자 361명을 포함해 1만7238명, 중국 외 지역에서는 23개국에서 사망자 1명을 포함해 151명으로 집계됐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