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환자들이 지역내에서 활동한 구체적 동선들이 공개되면서 혹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감염된 게 아니냐는 '감염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확진자가 이용한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수단은 물론 해당 병원과 식당, 영화관, 미용실, 마트 등이 실명으로 거론되면서 일시적, 또는 자발적으로 문을 닫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2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15명에 대한 동선과 행선지들이 속속 공개되면서, 해당 지역주민들을 중심으로 감염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건당국의 역학조사에서 발병 후 동선이 복잡한 것으로 드러난 환자는 3번 환자(54세 남성)와 5번 환자(33세 남성)이다. 특히 3번 환자는 서울 강남, 한강 일대, 경기 일산 등지를 돌아다니며 98명과 접촉했다. 특히 서울 강남의 한일관에서 친구인 6번 환자(55세 남성)와 식사를 하며 국내에서 처음으로 2차 감염시켰다. 또한 2차 감염자인 6번 환자는 가족인 아내(10번 환자)와 아들(11번 환자)에 바이러스를 옮겨 연쇄적으로 2차, 3차 감염을 불러왔다.
5번 환자도 복잡한 동선으로 감염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 환자는 중국 우한시에 업무차 방문 후 지난달 24일 우한시 인근 장사 공항을 통해 인천공항으로 귀국했다. 귀국 때는 증상이 없었지만 1월 26일 오후부터 몸살 기운이 나면서 증세가 시작됐다. 5번 환자는 평소 천식으로 간헐적으로 기침을 했는데, 증상 발생 후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역술인(선녀 보살), 음식점, 편의점, 잡화점, 마사지숍, 슈퍼마켓, 웨딩숍 등을 방문했다. 이 과정에서 현재까지 29명을 접촉했고, 지인 여성(9번 환자)을 감염시켰다.
보건당국은 감염병 확진자에 의한 2차, 3차 감염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환자의 이동경로 등을 공개한다.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감염병 예방을 위해서 국민이 알아야 하는 정보를 신속히 공개해야 한다는 기준을 가지고 밀접접촉자나 접촉자가 발생하고 노출이 있었던 지역 등을 정리해서 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보건당국은 5번 환자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서울 성북구의 'CGV 성신여대 입구점'은 명단 공개 동선에 넣지 않았다. 발병 이전에 영화관에 갔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은 해당 동선에 대해서는 이른바 환경소독을 해서 바이러스 전파 차단에 나선다. 보건당국은 확진 환자가 다녀간 곳은 2015년 메르스 대응에 준해 철저하게 소독하기 때문에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각 개인들은 기침 예절 준수,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감염병 예방수칙을 꼭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15명으로 늘어나면서 감염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1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관광객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