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최근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도 고양시 행사에서 지역 주민에 "동네 물이 나빠졌다"고 발언한 뒤 후폭풍이 거세다. 김 장관이 문자메시지를 통해 사과했지만 논란이 수그러들기는커녕 진정성이 떨어진다며 제대로 사과하라는 국민 청원까지 등장했다. 여론이 날이 갈수록 악화하는 가운데 업계 일부에서는 후임 장관설도 나오고 있어 김 장관이 '최장수 국토장관' 타이틀을 지켜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2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김 장관은 지난 20일 지역구 행사에서 "동네 물이 나빠졌네"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주민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통해 경솔함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김 장관은 앞서 지난 12일 지역구 행사에서 한 시민이 "고양시가 망쳐졌다"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하며 항의하자 주변 사람들에게 "그동안 동네 물이 많이 나빠졌네"라고 비꼬아 말했다.
김 장관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저의 수양이 충분하지 못해 생긴 일"이라며 "앞으로 좀 더 성찰하고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어디에 있든 여러분에 대한 사랑과 일산 성장에 대한 노력은 영원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사랑해주시고 지지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의 사과 메시지가 보도된 뒤 여론은 더 들끓었다. 관련 기사에는 수천개의 비판 댓글이 달렸고 이내 공식적으로 제대로 사과하라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김 장관이 지역 주민에 사과 메시지를 보낸 당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주민들을 소모품으로 활용한 김현미 국토부장관, "동네 물 나빠졌다. 망언"에 대한 공개 사과 및 스스로 했던 약속 이행을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기분이 나빴을 수도 있었지만 공인 그것도 국토부 장관이 공개된 장소에서 하실 말은 아니죠? 이것은 김현미 장관이 지역구 주민들을 소모품으로 활용한 민낯이 그대로 표출된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비판했다. 청원자는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자신이 한 망언에 대해 공개 사과하고, 지난 선거 때마다 일산서구 주민에 호언장담했던 약속 이행 촉구 및 이행하지 못한 경우에는 납득할 수 있는 이유를 공식적 자료로 제공할 것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여론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가운데 최근 업계 일부에서는 후임 국토부 장관과 관련된 하마평 기사까지 나오자 "김 장관도 소모품에 불과했다"는 등의 댓글이 달리고 있다. 한편 연초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 장관은 국토부 직원들에게 "장관직을 상당히 오래 할 것 같다"며 "국민만 바라보고 열심히 일하자"고 주문했다.
2017년 6월 취임한 김 장관은 어느덧 최장수 국토장관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현재 최장수 장관 기록은 이명박 정부 때 3년3개월간 재임한 정종환 당시 국토해양부 장관이 갖고 있다. 김 장관이 올해 9월을 넘겨 장관직을 수행하면 최장수 장관 타이틀을 달게 된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