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황교안 대표 명의로 불교계에 고기를 말린 육포를 설 선물로 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황 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조계종에 심려를 끼쳐 대단히 송구하다"며 "배송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하는데 경위를 철저하게 파악해보겠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당 당 대표실은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 있는 조계종 총무원 등에 황 대표 명의로 육포를 보냈다. 육포는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을 보좌하는 조계종 사서실장과 조계종의 입법부인 중앙종회 의장 등 종단 대표스님 앞으로 배송됐다.
조계종은 스님이 사찰에서 육식을 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불교 오계(五戒) 중 하나인 '불살생(不殺生·살아있는 것을 죽이지 말라)에 따라 다른 생명을 해쳐 음식으로 먹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배송 직후 조계종 일각에서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는 후문이다.
한국당은 뒤늦게 조계종에 육포가 배달된 것을 파악하고 긴급 회수에 나섰다. 한국당은 "다른 곳으로 가야 할 육포가 잘못 배달됐고, 이를 안 뒤 조계종에 사람을 보내 직접 회수했다"며 "회수하면서 배송이 잘못됐다고 조계종 측에 사과했다"고 설명했다.
한국당의 종교계와 관련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황 대표는 과거에도 불교계의 반발을 산 적이 있다. 황 대표는 지난해 5월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에 참석했으나 다른 정치인들과 달리 불교식 예법인 합장을 하지 않아 논란을 일으켰다. 황 대표는 독실한 개신교 신자다. 당시 조계종 종교평화위는 황 대표가 합장을 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보도자료를 내고 "공당(公黨)의 대표직을 내려놓고 자연인으로 돌아가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후 황 대표는 당 공식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에 출연해 "저는 크리스천으로 계속 생활했고 절에는 잘 가지 않아 절에서 행해야 할 절차나 의식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았을 것"이라며 "제가 미숙하고 잘 몰라서 다른 종교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면 불교계에 사과드린다"고 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여의도 왁자지껄]한국당, 불교계에 `육포` 선물…황교안 "심려 끼쳐 송구하다"](//contents.dt.co.kr/images/202001/2020012002109958820001[1].jpg "[여의도 왁자지껄]한국당, 불교계에 `육포` 선물…황교안 \"심려 끼쳐 송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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