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일산연합회 회원들이 지역구 주민을 향한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1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일산연합회 회원 40여 명은 지난 17일 김 장관의 지역 사무실인 일산서구 주엽동의 한 상가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방적인 행정과 독단적인 정책을 밀어붙이며 국가와 고양시를 위기로 몰아가는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즉각 장관직을 사퇴하고 정계를 떠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자신을 지지하고 기반이 돼 줬던 지역구를 해치는 일에 앞장선 것도 모자라 지역 전체를 비하했다"며 "평소의 겉과 속이 다른 김 장관의 표리부동했던 삶과 그의 본연의 모습이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지난 10여 년간 공약 불이행을 참고 기다리면서 지지해준 김 장관 본인의 지역구를 부동산 정책 실패의 희생양으로 전락시킨 것도 모자라 지역구를 차별 대우하고 외면한 점에 대해서 지역구 의원을 질타하는 것은 주민의 당연한 권리"라고 설명했다.
일산연합회 회원들은 기자회견 이후 '오수 처리장'이라고 쓰인 상자에 김 장관의 사진이 들어간 의정보고서 수십 장을 넣고 찢는 퍼포먼스도 펼쳤다. 이후에는 김 장관의 사무실을 방문해 "우리 목소리를 대변하지 않는 김 장관을 믿을 수 없다.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김현미 사퇴하라'는 문구가 쓰인 레드카드를 사무실 벽면에 가득 붙이기도 했다.
연초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 장관은 지난 12일 지역구인 경기 고양시를 방문했다가 자신을 비판하는 시민에 대해 "동네 물이 나빠졌네"라며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 이후 이 사실은 지역 매체의 보도와 온라인상 영상물 등을 통해 퍼지면서 대중에 알려졌다.
김 장관의 지역구 주민들은 그동안 3기 신도시 지정과 관련해 꾸준히 반대 목소리를 내며 철회를 요구해왔다. 그러나 김 장관이 '불통' 정책을 이어가자 강력하게 항의한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즉각 논평을 내고 김 장관에 오만하고 저속한 동네 물 발언을 즉각 사과하고 반성하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박용찬 대변인은 "일산지역 주민들이 김 장관의 잘못된 부동산 정책으로 상당한 고초를 겪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발언은 그야말로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인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지난 17일 일산연합회 회원들이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관직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