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상권 살려내자] 2년새 1萬 발길 온데간데… 도시재생 품고 희망歌 부를까

행안부 골목정비로 되살아난 거리 '통기타 축제' 기간엔 인산인해
건물주 임대료 동결까지했는데… 순식간에 손님 줄고 마니아만 찾아
회식문화 변화·불경기 가장 큰 원인… "통기타 감성 안먹혀" 푸념도
내년부터 사직동 리모델링, 공연공간 확보·관광연계 프로그램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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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상권 살려내자] 2년새 1萬 발길 온데간데… 도시재생 품고 희망歌 부를까
디지털타임스 연중캠페인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취재진이 방문한 광주 남구 사직통기타 거리. 한때 관광객으로 가득했던 거리가 저녁 늦은 시간까지 인적 없이 썰렁한 모습을 보였다.

광주=이슬기기자 9904sul@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2년새 1萬 발길 온데간데… 도시재생 품고 희망歌 부를까


글 싣는 순서

1부. 풀뿌리상권이 경제 근간이다

2부. 풀뿌리상권 현장을 가다

3부. 희망의 노래를 부르자

6 광주 '사직 통기타 거리'






"1만명 넘게 왔다니까요. 제대로 걸어 다니지도 못할 정도였어요."

지난 2017년 광주 남구 사직동에 위치한 '사직 통기타 거리'는 몰려든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사직 통기타 데이'로 이름 붙여진 축제 기간, 유명 싱어송 라이터의 공연이 거리 곳곳에서 펼쳐졌고, 형형색색의 푸드트럭과 플리마켓이 방문객들을 맞이했다. 거리에서 통기타 라이브 카페를 운영 중인 한 점주는 "사람이 골목에 꽉 들어찬 것을 보고 드디어 거리가 살아나나 보다 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사직 통기타 거리는 2017년 행정안전부의 '주민주도형 골목경제 활성화 공모사업'에 선정돼 새 단장을 했다. 40년 가까이 지역에서 명맥을 이어오던 거리에 처음으로 중앙정부 재정 투입이 결정된 것이다.

통기타 공연을 감상하며 맥주 한잔 곁들일 수 있는 라이브 카페 12곳으로 이뤄진 거리는 통행로를 정비하고 각종 조형물이 들어서면서 깔끔한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가게 내부 인테리어 비용을 지원하거나 젠트리피케이션 방지를 위해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5년간 동결하는 등 실질적인 상권 지원책도 마련됐다. 이에 행안부는 올해 '지방자치단체 생산성 우수사례' 평가에서 사직 통기타 거리를 지역경제분야 우수사례로 선정하기도 했다.

◇지금은 한산한 거리, 왜?= 그러나 지난 7일 디지털타임스가 방문한 이 곳은 불과 1~2년 전 영광스러웠던 모습과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통기타 라이브 카페가 줄지어 있었지만, 밤 시간대 한 팀이라도 손님을 받아 영업 중인 곳은 5~6곳에 불과했다. 되레 거리 한복판에 자리해 '간재미'를 파는 음식점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웃지 못할 장면도 포착됐다.

분명 거리는 깔끔했다. 거리 초입에 설치된 '광주 통기타 1세대' 이장순 씨 동상을 시작으로 세련된 조형물들이 길을 따라 이어져 있었고, 거리에 입점해 있는 가게별 영업시간과 특징이 소개된 안내문도 붙어 있었다. 50m 남짓한 거리는 다른 지역 유명 거리에 비해 규모 면에서 작다고 느껴졌지만, 가게 밖으로 들려오는 통기타 가수들의 노랫소리는 은은한 가로수 조명과 엮여 소소한 감성으로 다가왔다.

방문객이 없는 데 대해 라이브 카페 점주들은 여러 이유를 들었다. 주로 1차 술자리를 마치고 2차나 3차에 방문하는 사람이 많았던 과거와 달리 최근 회식문화가 바뀌면서 방문객이 줄었다는 설명에서부터 '통기타' 음악이 가지는 7080 감성이 요즘 세대에게는 '먹히지' 않아서라는 푸념까지 다양했다. 한 점주는 "거리 환경은 좋아졌지만 경기가 나빠지면서 방문객이 줄었고, 회식문화가 점차 사라지면서 타격이 온 것 같다"고 했다. 다른 점주는 "최근 손님을 한 명도 받지 못하고 '꽁' 치는 경우가 많았다"며 "통기타 마니아들만 주로 찾던 과거로 돌아간 것 같아 아쉽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주변에 있는 사직공원을 활용해 방문객을 끌어들여야 한다는 해결책도 제시됐다. 거리 뒤쪽 언덕을 오르면 나오는 사직공원에는 광주 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유인요소를 통해 방문객의 발걸음이 자연스레 거리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이다.

거리 공연장을 설치하거나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방문객의 눈길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언급한 점주도 있었다. 통기타 라이브 카페 '뭉게구름' 점주인 정영보 씨는 "(지난) 축제 때는 버스킹같은 공연이나 이벤트를 벌이면서 좀 좋아지려나 했다"며 "공연장이 마련돼 (주변 점주들이) 다 같이 공연을 할 수 있게 해주면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거리가 있는 위치도 문제점으로 지목됐다. 걸어서 20여분 안팎에 있던 전남도청과 시청이 2000년대 중반 다른 곳으로 연이어 이전하면서 남구 등 주변이 이른바 '죽은 상권'이 됐다는 설명이다.

거리를 관할하는 남구청 역시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 문제는 관(官)에서도 손 쓸 도리가 없다는 것이다. 정부 예산을 지원받은 해부터 2년 동안은 축제를 열거나 홍보활동을 벌여 방문객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지만, 올해부터는 예산이 바닥나 손 쓰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얘기다. 남구청 관계자는 "재정자립도가 20%에도 못 미치는 구(區) 예산만으로는 관심을 가지고 (축제 등) 거리를 꾸려나가기 힘든 게 현실"이라고 귀띔했다.

◇"골목경제 사업은 마중물"= 다만 남구청은 올해 사직 통기타 거리가 겪고 있는 어려움이 일시적인 현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선 축제 기간 사람들로 거리가 가득했던 점을 고려할 때 분명 이 거리가 가진 7080 감성의 잠재력은 입증된 셈이라서다.

행안부의 '골목경제 사업'이 거리를 살릴 마중물 역할을 했다면 이어질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흐름을 이어간다는 게 남구청의 복안이다. 강양신 남구청 지역경제순환과장은 "행안부 다음으로 국토교통부 사업을 연달아 유치한 운 좋은 케이스"라며 "10억원이 들어간 골목경제 사업을 이어받아, 200억원을 들여 사직동 전체를 도시재생 사업으로 리모델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내년부터 본격화하는 도시재생 사업은 빈집 등 노후주택을 활성화하는 데 우선 방점이 찍힌다. 이와 동시에 사업대상지에 포함된 사직 통기타 거리도 수혜를 볼 수 있도록 추진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예술인 하우스 등 '활력공간' 조성을 통해 정기적인 통기타 공연 등을 펼칠 공간부터 확보한다. 사직동 전반을 두르는 '사직 천년 둘레길'을 조성하면서 사직 통기타 거리와 연계한 관광 프로그램도 나올 수 있다. 강기남 남구청 도시재생과 주무관은 "(도시재생 사업 과정에서) 현장지원센터를 개소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사직 통기타 거리를 홍보하거나 지원할 수 있도록 함은 물론 사직동과 통기타 거리가 (상생할) 공동체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주=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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