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보따리상 지나친 의존 毒
호텔신라 면세 영업익 24%↓
"출혈경쟁으로 모두가 패자
면세사업자 추가땐 더 악화"
호텔신라 면세 영업익 24%↓
"출혈경쟁으로 모두가 패자
면세사업자 추가땐 더 악화"
[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호텔신라가 3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매출은 20% 넘게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반대로 24% 급감했다.
시장 경쟁이 심화되며 중국 보따리상(따이공)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진 것이 결국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따이공만 잡으면 된다"는 식의 영업에 한계가 왔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28일 호텔신라의 2019년 3분기 IR보고서에 따르면 호텔신라의 면세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한 451억원에 그쳤다. 전분기 698억원에 비하면 35.4% 급감했다.
매출이 시내면세점에서만 37% 늘어난 8564억원, 공항면세점을 합쳐 사상 최대인 1조3386억원을 기록한 것과 상반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해 특별한 경쟁 없이 보따리상 순증으로 호실적을 냈던 것과 달리 올해엔 2분기 이후 경쟁사들의 프로모션이 이어지며 보따리상 할인 등의 '집토끼 지키기' 마케팅에 이익을 내지 못했다.
알선 수수료는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2131억원을 기록했던 알선수수료는 올해 1905억원으로 10.6% 줄었다. 알선수수료율도 지난해 11%대에서 올해엔 8%대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이는 대형 보따리상들 증가에 따른 '매출 차감형 수수료' 증가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매출에서 차감된 수수료를 감안하면 실제 사용한 마케팅 비용은 전년을 웃돌 것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당초 대형 보따리상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질 경우 호텔신라 등 대형 면세점들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시장 경쟁 수준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모두가 패자'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라면세점과 경쟁하는 서울 시내 대형 면세점들이 올해 들어 점유율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고 있다"며 "시장 경쟁이 과열되면서 매출은 늘었지만 이익은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중국 보따리상을 대신할 해결책이 사실상 없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 면세업계에서 보따리상들의 매출 비중은 70~80%를 웃도는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면세점들도 동남아 등 신규 시장을 개척하고 있지만 이들을 대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연말 진행될 시내면세점 추가 입찰이 마무리되면 시장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 있다. 일찌감치 백기를 든 한화갤러리아가 승자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금 시장도 지나치게 과열돼 면세점들이 남는 것 없는 장사를 하고 있다"며 "이 상황에서 면세점을 또 만들겠다는 정부의 정책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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