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액 감소 등 정책 뒷걸음
"세제지원·약가우대 확대해야"
"세제지원·약가우대 확대해야"
제약·바이오 연구개발(R&D)을 이끄는 혁신형 제약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이 오히려 대폭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가 미래 신사업인 제약·바이오를 미래 성장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취지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으로 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혁신형 제약기업 45개사에 대한 정부의 지원액이 103건에 걸쳐 922억5000만 원으로, 전년도의 1142억 원 보다 약 20%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핵심 지원 항목인 R&D 투자에 따른 법인세 감면 건수와 감면액이 크게 줄었다. 감면 건수는 2017년 33건에서 29건으로 감소했고, 감면액도 833억 원에서 679억 원으로 18%나 쪼그라들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제약·바이오 산업을 성장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하면서도, 정작 지원규모는 큰 폭으로 줄였다면서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R&D를 선도하는 혁신형 제약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금이 줄었다는 것은 올해 문재인 대통령이 밝혔던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 의지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지원 항목인 R&D에 대한 세제 지원이 20% 가까이 줄었다는 점에서 업계가 크게 실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R&D 과제를 통해 혁신형 제약기업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데, 과연 최종적으로 산업과 연결되는 과제에 투자가 되고 있는지 회의가 든다는 시각이 짙다"며 "아직도 연구를 위한 연구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과제 선정 과정에서 당장의 실적·성과 내기에 초점을 두기보다 장기적 안목에서 잭팟을 터뜨릴 가능성 있는 프로젝트에 집중 투자하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업계는 혁신 신약 약가 우대 정책도 제약기업의 신약개발 의지를 독려할 수 있는 방안으로 모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업계에서는 해당 제도가 통상 문제로 인해 사실상 백지화됐다고 보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 한 관계자는 "모든 제약기업에 혜택을 달라는 것이 아니라, R&D를 선도하는 혁신형 제약기업만이라도 적극적으로 약가 우대를 적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지원책을 손봐야 한다"면서 "우회적인 지원 방법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주문했다.
앞서 정부는 한·미 정부가 '글로벌 혁신신약 약가우대제도'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합치하는 방향으로 개정하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지난해 혁신신약 기준을 변경한 약가제도 개선안을 내놓은 바 있다. 해당 제품이 △새로운 기전 또는 물질 △대체 불가능한 치료법 △생존기간의 상당한 연장 등 임상적 유용성 개선 입증 △미국 FDA의 획기적의약품지정 또는 유럽 EMA의 신속심사 적용 △희귀질환 치료제 또는 항암제 등의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 국내 의약품을 정책을 수립하면서 미국 FDA와 유럽 EMA 신속심사 승인 등 외국 허가를 전제조건으로 삼게 된 셈이다.
또한 기술이전 대상(공제대상)을 내국인 뿐만 아니라 모든 기업, 즉 내국인-외국인 거래까지 확대하고 기술이전의 주체도 대기업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는 중소기업 및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견기업이 내국인에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체 연구·개발한 특허권, 실용신안권, 기술비법 또는 기술을 이전하는 경우로 소득세·법인세 세액 감면을 하도록 돼 있다.
혁신형제약 기업은 제약·바이오 신약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인적·물적 투입자원의 우수성, 연구개발 활동의 혁신성, 기술적·경제적·국민보건적 성과의 우수성, 기업의 사회적 책임 및 윤리성과 투명성을 포함한 기업브리핑과 인터뷰한 평가를 통해 보건복지부가 선정해 오고 있다. 혁신형 제약기업 유효기간은 3년으로, 해당 업체는 국제공동연구 등 국가 연구개발에 우선 참여할 수 있고, 조세 특례 등의 지원을 받게 된다.
김수연기자 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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