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몰은 두고 대형마트만 잡나… 유통시장 규제 형평성 논란

골목상권까지 잠식하는 온라인몰
규제에선 제외 '기울어진 운동장'
쿠팡·티몬 등 대규모 外資 투입
국내기업 역차별 주장도 거세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온라인몰은 두고 대형마트만 잡나… 유통시장 규제 형평성 논란

[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주요 대형마트가 2분기 들어 나란히 적자를 기록하면서 대형마트 규제정책을 놓고 형평성 논란이 나오고 있다. 대형마트들이 대규모 이익을 낼 때 강화된 규제가 아직까지도 발목을 잡고 있어 실적 부진의 골이 더 깊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업계 1위 이마트는 지난 2분기에 29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창사 이래 처음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마트도 '어닝 쇼크' 수준인 339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비상장사여서 분기 실적을 공개하지 않는 홈플러스는 회계기준이 이마트, 롯데마트와 달라 수평 비교가 어렵지만 4∼6월 실적만을 놓고 보면 적자를 기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대형마트들의 2분기 영업적자 요인으로는 쿠팡 등 전자상거래 업체와의 '출혈경쟁'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쿠팡 등이 단기 적자를 아랑곳하지 않고 저가 공세를 퍼부으며 시장을 잠식하자 시장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면서 대형마트들의 수익률은 급속도로 악화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오프라인 할인점에서 이익 감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고, 온라인 사업 부문도 경쟁 심화로 적자 폭 축소가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하반기에도 대형마트들의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마트 업체들은 경기 둔화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정책의 하나인 유통규제 정책이 전자상거래 업체나 식자재마트 등에는 적용되지 않아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 트렌드 변화로 유통시장의 헤게모니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는데도 법 규제 대상이 대기업 계열 오프라인 점포에만 국한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온라인 쇼핑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쿠팡, 이베이코리아, 티몬 등은 대주주가 외국계 자본이어서 오히려 국내 기업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상 3000㎡ 이상 면적을 가진 대형마트는 기본적으로 의무휴업일 지정(매월 공휴일 중 2일), 영업시간 제한(오전 0∼10시) 등의 규제를 받는다. 면적이 3000㎡ 미만이더라도 대기업 계열 점포일 경우 '준대규모점포'에 해당해 역시 같은 규제를 받게 돼 있다.

대형마트나 SSM은 엄격한 규제를 적용받지만 지난해 기준 시장규모가 111조원으로 급성장한 온라인몰이나 최근 골목상권을 빠르게 잠식해가는 식자재마트 등은 같은 규제를 적용받지 않아 365일 24시간 자유롭게 영업을 하고 있다.

면적이 3000㎡를 넘지 않으면서 농축수산물 등 각종 식재료를 저렴하게 파는 식자재마트는 원래 고객은 자영업자지만 일반 소비자들도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식자재뿐 아니라 생활용품과 가전제품 등 다양한 상품까지 취급하고 있고, 포인트 제도와 배달 서비스까지 운영하고 있어 사실상 일반 대형마트와 차이점이 별로 없다. 대형마트가 유통규제로 손발이 묶인 사이에 골목상권을 빠르게 잠식하면서 최근 규모가 급성장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가 절대 강자이던 시절에 만들어진 유통규제 관련법이 빠르게 변화하는 유통업계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