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카드 가세 車판매 경쟁심화
'보험업'으로 수익 창출 노렸지만
관련법에 대리점 개설 가로막혀
손보사 "이미 포화상태" 반박
'보험업'으로 수익 창출 노렸지만
관련법에 대리점 개설 가로막혀
손보사 "이미 포화상태" 반박
은행·카드사가 자동차판매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면서 캐피탈사가 설 곳을 잃고 있다.
이에 캐피탈사들은 신수익 창출을 위해 자동차보험 판매를 요구하고 있지만, 보험업법의 규제와 보험업계 반대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8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캐피탈사의 총자산 성장률은 2016년 이후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전체 캐피탈사의 총자산 성장률은 2016년 2분기 14.5% 수준에서 2017년 2분기 10.6%까지 떨어지더니 지난해 2분기 8.5%, 3분기 8.3%로 꾸준히 하락했다.
캐피탈 업계는 타 업권 금융사들이 자동차판매 시장에 진출한 것이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입을 모은다. 한 캐피탈사 관계자는 "과거의 자동차금융시장은 캐피탈사의 전유물이라고 봐도 무방했지만 최근 은행부터 카드사까지 이 시장에 뛰어들다보니 캐피탈사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KB국민·롯데·삼성·신한·우리카드 등 자동차 할부금융을 취급하는 5개사의 할부금융 순익은 약 2229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들 카드사는 올해 1분기에만 626억여원을 거둬들였는데, 이는 전년동기 대비 120억여원(23.96%) 증가한 수치다. 반면 자동차 할부금융을 다루는 14개 캐피탈사의 수익은 지난해 1분기 2117억원에서 올해 1분기 2281억원으로 7.7% 증가한 것이 전부였다.
이에 캐피탈사들이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위해 자동차보험 판매에 눈을 돌렸지만 보험업법이 발목을 잡고 있다. 여신전문금융업법상으로만 보면 캐피탈사의 보험판매는 문제없다. 그러나 보험업법(제91조)은 은행, 저축은행, 신용카드사, 투자매매·중개업 등에 대해서만 보험대리점을 허용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지난해 여신금융협회가 금융당국에 캐피탈업계의 자동차보험 판매 허용 등 규제 개선을 건의했으나 수용되지 않았다.
손해보험업계는 캐피탈사들이 보험대리점 영업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로 시장점유율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데, 굳이 캐피탈까지 나서 판매 채널을 열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또 일각에서는 '꺾기' 영업에 대한 우려를 하기도 한다. 한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캐피탈사가 자동차보험을 판매하게 되면 특정 보험 상품에 가입하면 더 나은 할부 금리를 제공해주겠다는 등 일종의 꺾기 영업을 할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한 캐피탈사 관계자는 "꺾기 영업은 대출 조건 등을 제시하며 원하지 않는 상품을 끼워 파는 것을 말하는데, 차 구매 시 필수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두고 꺾기영업이라고 여기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주현지기자 jh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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