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납치당한 비행기… 승객인 국민, 어쩔 줄 모르고 있어" [이인호 前 KBS 이사장에게 고견을 듣는다]

나라 살림이나 개인 살림이나 생산하고 일하는 것보다 많이 쓰면 망하는 것
민주주의는 기회의 평등, 결과의 평등 아냐… 능력 발휘할 수 있게 보장해야
공직을 먹잇감으로 보는 지식인들 문제, 권력 아닌 명예로운 것으로 생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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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납치당한 비행기… 승객인 국민, 어쩔 줄 모르고 있어" [이인호 前 KBS 이사장에게 고견을 듣는다]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前 KBS 이사장

박동욱기자 fufus@


[]에게 고견을 듣는다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前 KBS 이사장




이인호 교수는 대한민국이 '납치된 비행기'라고 했다. 승객을 엉뚱한 곳으로 데려가지 못하도록 관제탑이 막아줘야 한다고도 했다. 이 교수는 경색으로 치닫는 한일 갈등에 대해 "(일본 입장에서는) 지금 얼마나 좋은 기회입니까. 뒤를 돌봐주던 미국을 한국이 내쳐버리니 일본으로서는 좋은 기회인 거죠. 더군다나 전 정권이 한 것을 부정하고 나오니까 자기들이 압박을 해도 문 정권이 할 말이 없게 되는 거죠"라고 일갈했다. 특정 세력에 의해 장악된 한국 언론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최근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의식이 공유되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했다.



대담 = 이규화 논설실장



-퇴임하시고 조용히 지내시던 교수님이 근래 들어 사회적 발언을 자주 하시고 계신데요.

"방송계에서 본 것처럼 반 대한민국 세력이 지하에서 활동을 하다가 노무현 정부 때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고, 이명박 정부를 거치면서 정당으로 들어와 우리 정치를 뒤엎고 있어요. 저는 이걸 반체제 혁명이라고 표현을 하는데요, 얼마 전 미국에 가 발표하는 자리에서 나는 그렇게 얘기를 했어요. 대한민국은 납치당한 비행기라고 표현했어요. 다만 승객들이 납치당한 것을 모른다. 남자 파일럿이 믿음직하다 해서 소통도 잘 안 한다고 하는 여자 파일럿 대신 받아들였단 말이에요. 자기들이 받아들였으니 어떻게 납치범이라고 생각을 하겠어요. 그런데 가다보니까 뭐가 이상하다 웅성웅성 거리지만 공중에서 일을 도모하면 위험하니까 어떻게 할 줄 모르게 된 거예요. 새 파일럿을 옹립했던 사람들이 나서서 승객들에게 너희들 가만히 안 있으면 여자 파일럿처럼 중간에 버린다고 하니까 어쩔 줄 모르고 있는 상황인 거지요."

-참 난감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관제탑에서 이 비행기가 추락하지 않고 제 방향으로 가도록, 파일럿이 우리를 다른 쪽으로 싣고 가지 못하도록 막아줘야 하지 않느냐고 말을 했어요. 나는 지금도 그래야 한다고 봐요. 나라 전체가 납치당하게 생겼거든요. 특히 내가 그걸 느낀 게 '촛불혁명'이라는 것을 얘기하면서 백낙청 같은 사람이 공공연하게 촛불혁명의 의미는 대한민국의 헌법에 덧씌워졌던 반공의 덮개를 걷어낸 거다 이렇게 얘기를 했어요. 그러니까 반공국가라는 것을 부정하고 처음부터 대한민국은 자기들 나라였다 그러는 거거든요."

-문재인 대통령도 스스로 '촛불혁명정부'라고 했고 지난 3·1절 기념사에서 '빨갱이' 논란을 일으키며 반공을 철 지난 수구개념으로 보는 듯한 말을 했는데요.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이 되고 헌재에서 심의를 하고 있는 기간인데 제가 프레스센터에서 일이 있어 갔더니 거기서 무슨 전단을 돌리고 있는데, 반헌법인사열전인가 하는 책을 만든다고 400여명의 이름을 쭉 추려가지고 있더라고요. 옛날 친일명단을 만들었던 세력인데, 거기 얼핏 보니까 신인영 전 이화대학 총장까지 들어가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반헌법, 헌법을 위반한 사람들 열전이라 해놓고 제일 먼저 이승만 대통령으로 하고 마지막에 박근혜 대통령까지, 대법원장을 포함해 사법부 인사 등 그러니까 대한민국을 만든 사람들, 반공체제를 만들 사람들이 다 죄인이 되는 거니까 이건 반공국가 대한민국을 뒤엎는 것이 촛불혁명이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사람들이 그걸 모르는 거예요. 우리가 학생운동을 할 때 의거라고 하면 무언가 시시한 거 같고 혁명이라고 하면 멋있게 보이니까 혁명이란 말을 쓰는 거예요. 그러니까 4·19의거도 강조하는 뜻에서 혁명이라 하는 것은 괜찮다 하면서 넘어가는데 반체제 세력은 그게 아니었던 거예요. 4·19혁명이라 부르는 것은 대한민국을 뒤엎겠다는 심리가 개입돼 있는 겁니다."

-북의 김일성 주사파도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4·19에는 처음에 북한이 개입됐다고 보진 않아요. 이승만 대통령이 하야하시고 나서 '남으로 와라 북으로 가자' 하면서 그 얘들이 개입을 한 겁니다. 북한이 전략을 바꿨습니다, 빨치산 운동보다 민주화운동 학생운동에 침투하는 걸로. 4·19 자체만은 순수한 지식인 학생의 부정부패 반대운동이었어요. 그런데 그것을 혁명이라고 하는 순간 걔네들이 대한민국 뒤집기를 하는 건데 우리가 몰랐던 겁니다. 그걸 광주로 이어가지고 촛불까지 대한민국 뒤집는 세력이 지금 주인이라고 하는 거고 그 대표가 문재인이에요."

-문제는 일반 국민들은 생활이 서서히 조여 오는데도 그걸 모르고 있다는 거거든요.

"우선 남북관계를 첫째 살펴봐야 해요. 저는 김대중 대통령이 햇볕 정책을 주장했을 때 자신감이 넘쳤을 때였거든요. 북한은 완전히 망한 체제고 우리는 잘 나간다. 그러니까 저쪽이 무너져 내리는 것보다는 우리가 도와줘서 자립을 할 수 있게 만들어서 우리와 비슷한 상태로 만들어 통일을 하는 게 좋다는 생각이 좋다고 봐요. 같은 민족으로서 우리가 좀 희생이 되더라도 북한을 도와서 신뢰를 쌓자. 거기까지는 좋았어요. 그런데 그 때 김대중 대통령이 중요한 단서를 붙였거든요. 도발은 절대 용납 안 하고 한미동맹체제는 굳건히 지킨다. 그 조건이 있으면 대한민국을 중심으로 저쪽을 올려서 통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 조건이 금방 무너지기 시작했어요. 이상가족상봉서부터 대남공작대원을 대표로 하는데도 받아줬어요. 예를 들면 황장엽 선생 같은 분을 이산가족 대표로 보내는 식으로 해도 그냥 받아주는 거예요. 이런 것이 계속 먹히기 시작하는 것을 보니까 안 되겠더라고요. 그리고 정치인이라는 사람들이 김정일하고 사진 한 장 찍는 것이 출세의 길인 양 달려가고, 이러니까 대한민국이 흔들리기 시작한 거예요.

-지금 남북관계도 그 당시처럼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금 문재인 대통령이 평화 평화 하는데, 처음부터 무슨 대가를 치르더라도 반드시 평화는 이룩한다는 거예요. 무슨 대가를 치른다는 것이 무슨 소리냐, 그럼 자유를 포기하고도 평화를 지킨다? 그건 말이 안 되는 거지요. 지금 국민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형제가 따로 살다보니까 한 쪽은 아주 가난해서 자식도 못 먹이는 불량배가 됐는데 번득이는 칼을 하나 쥐고 있고, 다른 쪽은 떵떵거리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부자가 되어 살고 있는데, 이 두 형제를 합쳐서 한집에서 살자며 담을 다 허물어버리면 그 칼이 어디에 쓰이겠느냐, 간단하거든요. 담을 지키면서 사람답게 살도록 만든 다음 담을 허물어야지, 담부터 허문다고 그게 화합이 잘 되겠습니까."

-국민들이 상황 파악을 잘 못하는 것이 복지를 대폭 늘려 눈가림을 한 결과일 수도 있지 않나 생각하는데요.

"복지도 좋지만은 나라 살림이나 개인 살림이나 생산하고 일하는 것보다 더 많이 쓰면 그건 망해요. 지금 그런 방향으로 가니까, 그동안 축적돼왔던 것을 불과 1여년 사이에 바닥을 드러내면서 국민들을 조이는 거 아니에요? 자기 나름대로의 이념은 부자가 가진 돈을 세금으로 빼어서 못 사는 사람들을 준다는 건데, 그런 사회는 망하게 돼있어요. 누가 부자가 되고 누가 가난하라고 처음부터 우리가 법으로 정한 것도 아니고 능력 노력 운 이런 데 따라서 자연스럽게 이렇게 된 것이거든요. 최저한 선의 삶과 교육을 보장하는 선에서 분배와 복지가 이뤄지고 그 나머지는 개인의 선호에 따라 맡겨두는 것이 맞거든요. 정치라는 것이 소득세율을 몇 %로 한다든가 하는 구체적인 어떤 제도를 갖고 해야지 경제를 큰 방향에서 좌지우지 하는 것이 아니거든요. 우리나라 민주주의에서 아주 잘못된 게 자유 평등 그걸 기반으로 하는 번영에서 평등이 기회의 평등이지 결과의 평등이 아니잖아요. 지적 신체적 능력과 소질에 따라 맡는 역할이 다를 수 있고 달라야 사회가 자연스럽게 유지되지 않겠어요."

-그런 인식을 바꾸지 않는 한 공직의 청렴을 바랄 순 없을 것 같습니다.

"옛날보다 못하다는 말이 있는데, 우리 사회 엘리트의 교육과 수양 수준이 조선시대보다도 못하다는 생각을 해요. 과거 엘리트 교육은 천자문부터 세계관 우주관을 배우면서 거기다 차곡차곡 더하는 거거든요. 저는 최근 이승만 박사의 생애에 관해 자세히 공부를 하면서 바로 깨달았어요. 그 분이 1875년 생으로 과거에 도전했다고 합격하기 전에 1894년 갑오경장으로 제도가 없어졌거든요. 그래서 그 길을 포기하고 다른 쪽으로 나라를 보존하는 방법으로 독립운동을 하다가 감옥에 가고 그랬는데, 선교사들 만나서 서양공부를 하기 시작했단 말이에요. 그 때 20대에 쓴 그 분의 책이 '독립정신'이 있는데, 거기 수준을 보면 말이죠, 오늘날 우리가 쓰는 논설보다 높아요. 한문교육을 통해 기본을 이미 닦은 뒤라서 그런지 세계를 보는 눈, 사물을 생각하는 게 얼마나 성숙한 지 오히려 옛날에 교육을 받은 분들이 우리보다 문리적으로 훨씬 성숙했어요. 지금은 20대라면 아직 애들로 알잖아요."

-독립정신은 모르는 분이 많아요, 국민들에게 많이 읽히면 좋겠는데요.

"내가 아산정책연구원에서 강의를 하면서 이 책을 읽혔는데, 몇 권의 책 중 택해 읽으라고 했어요. 어떤 수강생이 북 리포트를 냈는데 재미있게 썼어요. 자기는 이승만에 대해서 관심도 없었고 읽고 싶지도 않았는데, 다른 애들이 재밌는 책을 다 가져가서 하는 수 없이 독립정신을 읽게 됐다고 하면서 읽다보니까 그게 아니더라는 거예요. 이승만이 이 책을 쓴 때가 자기 나이 때였는데 자기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이승만 욕만 하고 있었다 그러더라고요. 그게 교육의 힘이에요. 아무것도 모르면서 만용을 부려서는 안 된다는 거지요."

-이승만 대통령을 어떻게 깊게 알아보실 생각을 하신 건가요.

"내가 이승만 박사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 게, 저도 나름대로 어려서 공부를 꽤 잘 해 프라이드를 갖고 서울대학교 입학했다 미국에 갔는데도 박사학위를 받는데 11년이 걸렸어요. 그런데 이 박사는 그것을 단 5년 만에 해냈단 말이에요. 그래서 내가 도대체 옛날 그 시절에 그게 가능했냐, 더욱이 보통 대학도 아니고 프린스턴 하버드 이런 데서 말이죠. 내가 독립정신을 읽고 그 분의 지적 능력에 대해 확 깨달았어요. 그리고 재밌는 게 그 분이 일기를 쓴 게 있는데, 너무도 놀라웠어요. 학교 얘기는 하나도 없고 간략하게 쓴 일기에 전부 '오늘은 제일감리교회에 가서 강의를 하고 2달러를 벌었다, 오늘은 어디 가서 1달러를 벌었다' 그러니까 완전히 아무것도 없는 데서 견뎌내면서 공부를 했던 거예요. 그런데 그런 것을 폄하해서 이승만을 돈밖에 모른다고 저질 비난을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얼마나 한심한 거예요?"

-하버드 동문으로서 또한 보모 아르바이트 등을 하면서 공부했던 교수님이니 시간을 초월해 교감이 남다를 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공부할 때도 대한민국이 전후 폐허의 어려웠던 시기였지만 이 박사 당시는 저와 비교할 수도 없이 더 어려웠겠지요. 그런데도 이 박사가 1910년 프린스턴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는데, 그 당시 은사가 나중에 대통령이 된 위드로 윌슨이었거든요. 그것은 이 박사가 미국 최고사회에 벌써 진입한 것을 의미해요. 그 분이 쓴 박사학위 논문이 책으로 나와 오랫동안 프린스턴대학교에서 교재로 쓰였어요. '미국의 영향을 받은 중립'(Neutrality as Influenced by the United Stated)이론이란 전시 중립이론을 연구한 전문서거든요. 그러면 미국에서 대학교수만 해도 떵떵거리고 살 수 있는 처지인데 그걸 다 버리고 화와이 가서 사탕수수 밭에 있는 동포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시키며 독립운동을 했는데, 이걸 평가한다는 역사학자라는 인간들이, 100년 전쟁이란 다큐를 보면, 이승만에게서 항상 돈 냄새가 난다, 독립자금을 훔쳐 여자와 놀아나 미국 감옥에 들어갔다는 등 날조 거짓을 퍼부었거든요. 이건 도저히 용서 못 할 짓이거든요. 그런 사람들이 평생 교수로, 역사학자로 지금도 설치고 있으니 나라가 어떻게 되겠어요. 제가 하고자 하는 얘기가 그거예요. 양심을 갖추지 못하고 인간교육이 되지 않는다면 민주주의가 제대로 될 수가 없는 겁니다.'

-우리나라 민주주의 토대가 참 연약하고 품위가 없는 거 같아요.

"우리나라가 100년 전으로 돌아가는 듯한 착각이 들어요. 일본 사람들은 아마 그런 생각을 할 겁니다. 벌써 한국 공략이 시작됐지 않습니까. 국제법적으로 한일청구권협정은 일단 합의를 한 거거든요. 일본 입장에서는 자기들이 맞는다고 충분히 주장할 근거가 있는 거예요. 문재인 정부는 그것을 다 부정하고 있는 거고요. 마치 레닌이 1917년 공산혁명을 하고 나서 짜르 정부가 체결했던 조약을 부정했거든요. 혁명이니까 그런 행위를 하는 겁니다. 문재인 정부가 지금 하고 있는 게 바로 그겁니다."

-한미동맹의 훼손을 우려하는 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한미동맹을 지키는 것 같이 하지만, 속은 그렇다고 볼 수가 없는 거지요. 사드( 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때부터 알아본 거예요. 문재인 대통령이 되자마자 중국에 가서 3불(不)인가 뭔가 얘기했잖아요. 자기 딴에는 혁명정권으로 물줄기를 완전히 거꾸로 돌린다는 건데, 이렇게 해서 나라가 망해가는 겁니다. 그러니까 일본은 그런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는 거예요. 그런데 이승만 박사를 떠올릴 수밖에 없는데, 이승만 박사가 천재적이라는 것이, 아까 대학 얘기도 했지만, 내가 이승만 박사를 공부한 게 10년 정도밖에 안 돼요. 이 박사에 대해 하도 말도 안 되는 소리가 나오니까 한 번 공부해보겠다고 마음먹고 한 거예요. 1923년, 그 당시 소련에서는 공산혁명이 일어나고 볼셰비키 정부가 어느 정도 안정을 찾으면서 신경제정책이라는 유화책을 쓰던 때라서 서구에서는 소련에 대해 호의적인 반응을 보일 때였거든요. 그런데 이승만 박사는 '공산당 당부당(當不當)'이라고 하와이에서 발간하는 격주간지에다 짤막하게 쓴 게 있어요. 어쩌면 공산주의를 그렇게 이론적으로 비판을 했는지 소스라치게 놀랐어요. 나는 전문가로서 그 후에 연구한 책들을 어마어마하게 많이 봤는데, 이 박사는 벌써 이론단계에서 틀렸다 얘기를 한 거예요."

-건국 25년 전에 이미 대한민국 체제가 반공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봐야겠네요.

"그 때 그랬어요. 공산주의 강점이 뭐냐, 좋은 점은 노동하는 절대 다수를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든다는 거다. 나도 원하는 게 바로 그거다. 그런데 방법은 틀렸다. 다섯 가지로 딱 잘라 말했어요. 우선 모든 사유재산을 없애 나눠주면 열심히 일할 동기가 없다. 기업가들을 적대시하고 지식인들을 홀대하면 창의력 발달이 안 된다. 종교를 박해하고 국가를 약화시키면 사회를 관리할 힘이 나올 데가 없다. 그래서 이것은 언제고 망할 체제지 오래갈 수 없다고 예견을 했어요. 해방됐을 때는 소련이 겉으로 당당했을 때였잖아요, 그런데 내용적으로는 굉장히 폐허가 된 상황이었거든요. 2차 대전의 부담을 소련이 가장 많이 졌거든요. 연합국이 히틀러를 무너뜨리기 위해 소련을 이용한 거고요. 프라이드 충전해 있지만 실질적으로 껍데기였거든요."

-소련의 위세가 유라시아 대륙에 떨치던 그 시절 대한민국이 공산주의에 맞서 한반도 남쪽에 자유민주주의체제를 유지한 것은 기적이었다고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이승만 대통령은 진보주의자 조봉암까지 끌어안고 토지개혁을 하지 않았습니까? 그때 그 분 아니었으면 어떻게 토지개혁을 할 수 있겠어요? 지주들의 지지로 당선된 사람이 토지개혁을 한다는 것은 그만한 권위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겁니다. 그리고 초기 이 박사는 민생에 관련된 것에 관심이 많았어요. 평등에 대한 강조도 자유 만큼 했고, 국가가 기간산업에 대한 투자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요. 조봉암 후임으로 임 모라는 분을 지명했는데 친일파라고 국회에서 비판을 하니까 그 사람을 위로한다고 이 박사가 한 말이 손세일씨 책(이승만과 김구)에 나오는데, 그런 말을 했어요. '소련은 지금 잘 나가는 것 같지만 이념 체제가 잘못돼 언젠가 망할 테니까 북한은 그 때 통합을 하면 된다. 그러나 일본은 미국의 영향 때문에 다른 길로 들어서서 성장을 할 거고 잘 나가면 다시 한국을 넘볼 테니까 그때 너희들 지일파들이 공헌을 해야 된다.' 그때 벌써 미래를 내다본 거예요."

-일본이 과연 다시 한국을 넘볼까요?

"그동안 한국이 많이 성장하고 추월한 것도 많잖아요. 속으로는 속상하죠. 그런데 지금 얼마나 좋은 기회입니까. 뒤를 돌봐주던 미국을 내쳐버리니까 일본으로서는 좋은 기회지요. 더군다나 전 정권 한 것을 부정하고 나오니까 자기들이 압박을 해도 문 정권이 할 말이 없게 되는 거지요."

-특정 세력에 의한 한국 언론의 장악이 지금 큰 문제인데요, 좌파 언론노조가 주요 지상파 방송사를 모두 장악했고 소수 신문만 제외하면 신문도 마찬가집니다. 언론의 자유를 지키고 자유민주 헌법 정신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KBS이사장으로 갔을 때 언론노조가 장악하고 있었거든요. 2014년 지명이 되자마자 그 난리를 친 게 바로 그 때문입니다. MBC를 내치고 이제 KBS를 장악해야 하는데, 이사장인 제가 걸림돌이 된 거예요. 들여다보니 노조가 2개가 있는데 기자들 중심의 노조가 언론노조와 협약을 맺고 있더라고요. 법적으로 그러면 안 되는 거거든요. 이사도 정치적 단체에 가입하면 안 되는 것처럼요. 그런데 불법인데도 아무도 말을 못하더라고요. 사장도 마찬가지고. 그런 상황이었어요. 그러면서 걔네들이 정상적인 노조를 서서히 밀어내더라고요. 4년 있으면서 그걸 빤히 보면서도 어쩔 수 없겠더라고요. 지금은 방송이 노조의 도구가 된 거고 결국은 노조를 통해서 정권의 도구가 된 것이죠. 지상파 방송도 이런 상황인데 다른 군소 방송은 말할 것도 없고요. 그러니까 최근 들어 유튜브 등을 통해 의식이 공유되고 있는데 그나마 다행이라고 봐요. 조직의 힘이라는 것이 힘없는 다수의 깨우침에서 오는 거니까요."

-교수님은 여성 능력의 현시 효과에서 정말 좋은 모델입니다. 여성들의 사표인데요, 인력 활용 측면에서도 그렇지만 우리 사회가 좀 더 투명한 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여성 인재의 활용을 더 넓혀야 한다고 보는데요.

"여성은 구체적인 것과 항상 부딪혀 살아야 됐어요. 이를테면 우리 아버지 세대는 월급봉투를 아내에게 갖다주었지만 항상 모자랐다는 거지요. 그런데 어떻게 해서든지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하니까 머리를 쓰고 해법을 찾은 것이 여성이었어요. 이러니 뭐가 잘못된 건가에 대해 여자가 더 민감하지요, 남자는 적당히 겉만 충족하면 다 되는 줄 알고. 다만 여성이 정치적 경험이 없으니까 큰 힘을 모아가지고 어떤 목표를 달성하는 것에는 좀 부족해요. 여성 인력 활용이 더 확대돼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요."

-교수님, 장시간 시간을 내어주시어 감사합니다. 늘 단아하시고 단단해 보이십니다. 무슨 비결이 있나요.

"아니에요. 올 들어서는 정말 부쩍 물리적으로 늙었다는 것을 체감해요. 다른 사람들에 비해 비교적 건강한 편인데, 역시 나이의 힘이라는 걸 느낍니다. 우리 집은 어른들이 다들 장수하신 집안이거든요. 그런데 올해 확실히 좀 달라졌어요. 요즘은 다리가 조금 결리네요. 쉬엄쉬엄 걷기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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