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정부만 법정통화 발행" 지적
페이스북이 내년부터 메신저 왓츠앱 등에서 가상화폐 '리브라'의 결제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밝히면서, 전 세계 가상화폐 시장은 물론 금융권, 정치권에 큰 파장을 낳고 있다. 당장 미국, 유럽 정치권에서 일제히 큰 우려를 표명했다. 전 세계에서 약 24억명에 이르는 실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페이스북이 이 서비스를 시작할 경우, 국제 통화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9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내년부터 가상화폐 리브라로 온라인상 에서 물건을 구매하거나 송금할 수 있는 기능을 왓츠앱 등에 도입할 예정이다.
페이스북의 새로운 결제 서비스가 시작되면 전 세계 가상화폐 시장은 물론 금융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다. 현재 페이스북의 '리브라 프로젝트'에는 글로벌 카드회사 마스터카드, 온라인 결제업체 페이팔, 세계 최대 차량공유서비스 우버, 음악 스트리밍업체 스포티파이를 비롯한 20여개 업체가 동참키로 했다. 페이스북 측은 리브라 공식 론칭 이전까지 동참하는 업체 수가 100여개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페이스북은 서비스에 따른 수수료는 별도로 부과하지 않을 방침이다. 또한 가상화폐 관리는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 있는 독립 비영리 기구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리브라는 가격 변동이 없는 '스테이블코인' 형태로 발행될 예정이다.
페이스북이 가상화폐 거래 계획을 밝히자, 미국과 유럽연합 규제당국은 일제히 우려를 표명했다. 24억명에 달하는 회원수를 가진 페이스북이 글로벌 파트너사들과 가상화폐를 거래할 경우, 가상화폐 시장은 물론 전 세계 금융시장 구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이란 지적이다.
맥신 워터스 미국 하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규제당국의 검토가 이뤄질 때까지 가상화폐 결제서비스 개발을 중지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수십억명에 대한 자료(개인정보)를 가진 페이스북은 자료를 보호하고 신중하게 자료를 사용하는 데 있어서 계속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마크 워너 민주당 의원도 "회사가 새로운 산업으로 진출하고 또 이를 지배하기 위해 기업의 힘을 사용하는 것 같아 걱정된다"고 밝혔다.
프랑스, 영국 등 유럽 규제당국 에서도 한목소리로 우려를 나타냈다. 브뤼노 르메이어 프랑스 재무장관은 "오직 정부만이 법정 통화를 발행할 수 있다"면서 "페이스북 리브라는 소비자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으며 테러 자금 조달이나 자금세탁 같은 불법 행위에 악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반드시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리브라는 주권통화가 될 수 없으며 그런 일은 일어나서도 안된다"고 덧붙였다.
마크 카니 영국 중앙은행 총재도 "G7과 국제통화기금(IMF), 국제결제은행(BIS), 금융안정위원회(FSB) 등 다국적 국제기구와 함께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언급했다.
김위수기자 withsu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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