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편의점업계가 상품군 강화에 나서면서 '국민 야식' 치킨을 매장에서 직접 조리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다양한 상품을 소비자들이 쉽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아르바이트 직원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편의점 업계의 특성상 위생 관리가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브랜드 차별화를 이유로 치킨을 판매하지 않던 이마트24도 일부 직영점에서 테스트 판매를 시작하면서 국내 주요 5대 편의점 브랜드가 모두 즉석조리 치킨을 판매하게 됐다.
접근성이 높은 편의점에서 갓 튀긴 치킨을 판매하면서 소비자들은 대체로 환영하는 입장이다. 편의점의 업종 특성상 입지가 대부분 생활반경 내에 있는 데다 마리 기준이 아닌 조각 기준으로 판매돼 1~2인 가구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1000~3000원의 배달비를 받기 시작하면서 마리당 가격이 2만원대까지 치솟은 것도 편의점 치킨의 강세 요인이다. GS25의 경우 프라이드 치킨 1마리 가격이 9900원으로 치킨 프랜차이즈들의 절반 수준이다. 부위별 조각을 구매할 경우 조각당 1500~1900원으로 2000원도 되지 않는다.
편의점 입장에서도 매출 최상위권인 맥주와의 궁합이 좋은 치킨은 추가 매출을 이끌 수 있는 요인이다. 편의점에서 캔맥주를 구매하면서 안주거리로 치킨을 구매하도록 유도, 객단가를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U-20 월드컵 결승이 열린 지난 15일 CU에서 가장 매출이 많이 증가한 품목은 튀김류(5.4배)와 맥주(2.8배)였다.
다만 아르바이트생이 대부분의 시간을 지키는 편의점의 운영 특성상 기름 교체·위생 관리 등에서 허점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에는 CU에서 판매한 치킨에서 구더기가 나와 논란이 되면서 CU가 치킨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CU 측은 "외부 전문업체 의뢰해 확인한 결과, 해당 후라이어 원물 제품의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며 "현재는 치킨 판매를 재개한 상태"라고 밝혔다.
치킨의 위생과 관련,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기름 관리 역시 편의점 치킨의 숙제다. 치킨 프랜차이즈에 비해 판매량이 많지 않고 관리가 허술한 편의점의 특성상 기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SNS에서는 '편의점에서 조리된 튀김을 사면 안 되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아르바이트 직원들이 자신이 일하는 편의점의 튀김기를 찍은 사진이 이슈가 되기도 했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치킨은 초벌 튀김을 해 나가기 때문에 기름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편"이라면서도 "전문 치킨 브랜드에 비해 위생 관리 시스템이 덜 갖춰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일부 편의점 브랜드에서는 에어프라이어나 컨벡션 오븐 등으로 튀김기를 대체하고 있다. 관리가 용이하고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베이커리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CU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치킨 판매 점포에 에어프라이기를 도입하고 있다"며 "기름 관리 등의 문제가 없고 이용도 간편해 도입 점포를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포스에 치킨 운영 시간을 영수증으로 출력해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다음주부터 점포에서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편의점업계가 즉석 조리 치킨 판매를 늘리고 있다. 사진은 CU 매장에서 치킨을 구매하는 소비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