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적은 혼노지에 있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906/2019061702102269061001[1].jpg "[논설실의 서가] \"적은 혼노지에 있다\"")
구태훈 지음 / 히스토리메이커 펴냄
부하 장수들에게도 모반을 비밀에 부쳤던 아케치 미쓰히데(明智光秀). 1만3000여명 반군을 이끌고 혼노지 인근에 다다르자 미쓰히데는 이렇게 외쳤다. "적은 혼노지에 있다." 막상 혼노지에 있었던 인물은 적이 아니라 미쓰히데의 주군인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 노부나가는 몰려드는 반군들과 싸워나갔지만 도리가 없었다. 부상을 입은 노부나가는 생의 마지막이 다가왔음을 느꼈다. 혼노지에 불을 지르라 한 뒤 시뻘건 그 불 속에서 최후를 마쳤다. 절과 함께 노부나가가 이룩한 모든 것도 한번에 잿더미가 됐다. 일본 속담 '적은 혼노지에 있다'는 바로 여기에서 생겨난 것이다.
'혼노지의 변(變)'은 일본 역사 최대의 미스테리다. 천하를 손에 넣기 위해 노부나가를 쳤다는 '야망설', 노부나가에게 원한을 품고 변을 일으켰다는 '원한설', 시코쿠(四國) 원정을 피하기 위해 모반을 꾀했다는 '원정 회피설' 등 다양한 설이 존재한다. 최근 들어서도 새 해석이 속속 나오고 있다. 노부나가에 대한 일본인들의 관심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오다 노부나가는 일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역사인물이다. 도대체 그가 어떤 인물이기에 아직도 일본인의 가슴 속에 생생히 살아있는 것일까. 이 책은 국내 연구자의 첫 노부나가 평전이라 할 수 있다. 책은 2부로 구성돼있다. 1부는 전쟁의 나날이었던 노부나가의 일생을 담고있다. 그의 생애를 시간 순으로 서술하면서 중간 중간에 그의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다케다 신겐(武田信玄), 우에스기 겐신(上杉謙信) 등도 다룬다. 2부는 노부나가의 성격과 재능, 전술과 전략 등을 설명하고 분석한다.
필자는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역사는 '사람'이 만드는 것입니다. 임진왜란을 일으킨 것도, 한국을 식민지로 삼은 것도 일본 '사람'이었습니다. 오다 노부나가는 한국인이 제대로 알아야 할 대상입니다." 반일(反日)을 넘어 극일(克日)을 하려면 전국시대 최대 풍운아 '노부나가'를 읽어야 한다.
박영서 논설위원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