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아시아 지역으로 눈돌려
1분기 46억달러… 3.3%나 감소
페이 사용 늘어 갈수록 더 줄듯
1분기 46억달러… 3.3%나 감소
페이 사용 늘어 갈수록 더 줄듯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쓴 카드 사용액이 10년 만에 처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분기 대비로 해외에서 쓴 카드 사용액이 줄었던 경우가 종종 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 봤을 때 해외에서 쓴 카드 사용액이 줄어든 것은 올 1분기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1분기중 거주자의 카드 해외사용 실적'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 우리나라 거주자가 카드로 해외에서 사용한 금액은 46억8000만달러로 전분기(48억3000만달러)보다 3.3% 감소했다. 올 1분기 내국인 출국자 수는 작년 4분기 대비 10.2% 늘었지만,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에서 쓴 카드 사용액이 줄어들었다.
이는 출국자 수가 늘었지만 카드 1장당 사용금액이 감소한 게 이유다. 일본, 베트남 등 가까우면서도 여행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 곳으로 여행하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올 1분기에는 해외로 나가는 출국자수는 늘었지만 장당 카드 사용액이 줄었다. 지난해 4분기 714만명이었던 출국자 수는 올 1분기 786만명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사용 카드 수도 1687만장에서 1705만장으로 1.1% 늘어났다.
반면 장당 카드 사용금액은 같은 기간 287달러에서 274달러로 감소했다. 해외로 나가는 국민의 수는 늘었지만, 여행지에서 쓰는 돈은 줄어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은 국제국 관계자는 "신용카드뿐 아니라 현금까지 합한 국제수지 취급도 줄었다"면서 " 외국인 출국자 수가 계절적으로 늘었지만 유럽보다 여행비용이 저렴한 아시아 지역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은 관계자는 "환율 자체도 여행에 절대적인 변수는 아니다"라면서 "중산층의 경우 환율변동에 따라 움직이기 보다는 나이, 연령대별로 다르게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카드 업계는 앞으로 해외에서 신용카드 대신 간편결제 '페이' 사용자가 늘면 해외 신용카드 사용액은 더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해외 여행할 때 환전이나 신용카드를 깜빡하더라도 스마트폰 속 '페이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결제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21일 국무회의에 이 같은 골자의 '외국환거래법 시행령 및 외국환거래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전까지는 해외에서 물건을 사려면 외화나 신용카드로 결제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 등에 미리 충전을 해두면 스마트폰으로 결제가 가능해진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중국인의 경우 해외에서도 알리페이 등을 많이 쓰고 있다"면서 "해외에서 카드를 쓰려면 '비자' 또는 '마스터'가 필요하지만, 페이는 필요 없이 가능한데 신용카드의 경쟁자가 페이가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심화영기자 dorot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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