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내달 유럽과 미국을 잇따라 방문한다. 자민당 총재 임기를 2년 반 남겨둔 상황에서 레임덕 방지를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25일 NHK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내달 21일 통일지방선거가 마무리된 직후 유럽, 북미 순방에 나선다. 귀국 날짜는 아키히토 일왕이 퇴위하는 4월30일 전이 될 예정이다.
우선 아베 총리는 내달 하순 프랑스, 이탈리아, 벨기에, 슬로바키아 등 유럽 국가들을 찾는다. 이를 통해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 협력을 당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아베 총리는 이 기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회담을 통해 해양오염의 주범인 플라스틱 쓰레기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논의할 방침이다. 프랑스는 올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의장국이다.
또 4월 26~27일쯤에는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아베 총리는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 일본인 납치문제 미일 무역협정 협상 등을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방문을 전후해서는 캐나다에서 쥐스탱 트뤼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연다.
아베 총리가 해외 순방에 나서며 내세운 명분은 G20의 성공적 개최다. 그러나 그 배경에는 외교력 과시를 통해 레임덕을 돌파하려는 의도도 깔려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베 총리는 그간 정권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활발한 외교 활동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현재 아베 총리는 지지율 정체·하락, 개헌 추진 동력 상실, 통계 부정 의혹 등 각종 악재에 직면해있다. 자민당은 아베 총리의 4연임을 추진하고 있지만 여론은 부정적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 22~24일 TV도쿄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54%는 아베 총리의 4연임을 "반대한다"고 했다. "찬성한다"는 의견은 35%에 불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