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참여없인 사실상 무용지물
일각 '블랙컨슈머' 악용 우려도
일각 '블랙컨슈머' 악용 우려도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소비자 권리 강화를 위해 올 1월 도입된 이른바 '한국형 레몬법'이 시행 두 달째를 맞고 있지만, 일부 자동차 업계가 이를 외면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동참 없이는 사실상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일각에선 새 제도를 활용해 업체 측을 압박하는 '블랙 컨슈머'의 등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BMW그룹코리아는 올해 1월 1일 이후 차량 인수 소비자에게도 한국형 레몬법을 소급 적용키로 했다. BMW는 사실상 한국형 레몬법 도입을 부추긴 업체다. 한국형 레몬법은 구매 후 1년 이내에 같은 고장이 반복되면 자동차 제조사가 차량을 교환·환불해주는 제도다. 작년 BMW의 잇따른 차량 화재로 자동차 안전 기준에 대한 인식이 강화되면서 같은 해 7월 말 정부가 입법예고했다.
이번 레몬법 적용으로 BMW와 MINI(미니)를 구매하는 소비자는 '하자 발생 시 신차로의 교환 및 환불 보장' 등을 포함한 서면 계약에 따라 신차를 구매하고 레몬법 기준에 의거해 하자 발생 시 교환 또는 환불받을 수 있다.
BMW그룹 내 고급차 롤스로이스 역시 전날 레몬법 도입 결정을 밝힌 바 있다. 토스텐 뮐러 오트보쉬 롤스로이스모터카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열린 '롤스로이스 서울 청담 부티크' 개소 행사에서 "한국의 럭셔리카 브랜드 최초로 레몬법 도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로써 국내 BMW그룹코리아에 속한 브랜드는 모두 한국형 레몬법에 동참 의지를 밝히게 됐다.
수입차에서는 이미 볼보자동차가 가장 먼저 동참 의지를 나타냈다. 볼보는 1월 1일 제도 시행과 동시에 교환·환불 제도를 계약서에 명시했다. 나머지 수입차 업체는 내부에서 검토를 진행하고 있지만, 적용 여부나 시기를 명확히 확정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5개 완성차는 한국지엠(GM)을 제외하고 모두 동참했다. 현대·기아차는 1월 판매분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했다. 쌍용차와 르노삼성은 2월 계약분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한국형 레몬법 시행을 위해서는 자동차 업계의 동참이 필수다. 법적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신차 구매 계약 시 교환·환불 보장 등 국토교통부령으로 규정한 사항을 계약서에 서면으로 표기해야 한다. 이를 정부가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 결국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문구를 넣어야 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권리 보호라는 명분은 이해하지만, 법 개정까지 한 내용을 계약서에 넣을 필요가 있겠느냐"며 "업체 입장에서는 오히려 독소 조항이 될 여지가 있기 때문에 오랜 시간 검토가 필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혁기자 mj@dt.co.kr
21일 업계에 따르면 BMW그룹코리아는 올해 1월 1일 이후 차량 인수 소비자에게도 한국형 레몬법을 소급 적용키로 했다. BMW는 사실상 한국형 레몬법 도입을 부추긴 업체다. 한국형 레몬법은 구매 후 1년 이내에 같은 고장이 반복되면 자동차 제조사가 차량을 교환·환불해주는 제도다. 작년 BMW의 잇따른 차량 화재로 자동차 안전 기준에 대한 인식이 강화되면서 같은 해 7월 말 정부가 입법예고했다.
이번 레몬법 적용으로 BMW와 MINI(미니)를 구매하는 소비자는 '하자 발생 시 신차로의 교환 및 환불 보장' 등을 포함한 서면 계약에 따라 신차를 구매하고 레몬법 기준에 의거해 하자 발생 시 교환 또는 환불받을 수 있다.
BMW그룹 내 고급차 롤스로이스 역시 전날 레몬법 도입 결정을 밝힌 바 있다. 토스텐 뮐러 오트보쉬 롤스로이스모터카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열린 '롤스로이스 서울 청담 부티크' 개소 행사에서 "한국의 럭셔리카 브랜드 최초로 레몬법 도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로써 국내 BMW그룹코리아에 속한 브랜드는 모두 한국형 레몬법에 동참 의지를 밝히게 됐다.
수입차에서는 이미 볼보자동차가 가장 먼저 동참 의지를 나타냈다. 볼보는 1월 1일 제도 시행과 동시에 교환·환불 제도를 계약서에 명시했다. 나머지 수입차 업체는 내부에서 검토를 진행하고 있지만, 적용 여부나 시기를 명확히 확정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5개 완성차는 한국지엠(GM)을 제외하고 모두 동참했다. 현대·기아차는 1월 판매분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했다. 쌍용차와 르노삼성은 2월 계약분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한국형 레몬법 시행을 위해서는 자동차 업계의 동참이 필수다. 법적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신차 구매 계약 시 교환·환불 보장 등 국토교통부령으로 규정한 사항을 계약서에 서면으로 표기해야 한다. 이를 정부가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 결국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문구를 넣어야 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권리 보호라는 명분은 이해하지만, 법 개정까지 한 내용을 계약서에 넣을 필요가 있겠느냐"며 "업체 입장에서는 오히려 독소 조항이 될 여지가 있기 때문에 오랜 시간 검토가 필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혁기자 mj@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