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금리인하 적극 검토해야 한다

권영선 KAIST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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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1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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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금리인하 적극 검토해야 한다
권영선 KAIST 경영대학 교수

가계부채 증가의 주원인이 부동산 대출 증가라는 평가가 나오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내외 금리차가 확대되면서 한국은행은 지난 11월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했다. 현재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완연히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금리 인상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지난 10일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워싱턴 경제 클럽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에 관해 우리는 인내심을 발휘하고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지켜볼 수 있다"며 금리인상에 매우 중립적인 발언을 했다. 설사 가계부채 증가의 주원인이 부동산 대출 때문이고 이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있더라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더는 인상해서는 안 된다. 가장 큰 이유는 국내경제가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는 현재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배달판매의 확산에 따른 한계 영세업체의 폐업과 일자리 축소, 주력 제조업의 경쟁력 상실 등 어려운 상황이다. 그 결과 우리경제의 실업률은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취업자 증가율 또한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가계 부채는 늘어만 가고 있다. 대외 교역환경도 악화되어 가는 가운데 수출 또한 둔화되는 모습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경제 전반에 무차별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준금리 인상은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뿐 국내 경기 활성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일부 자금동원능력이 떨어지는 부동산 투자자를 어려움에 빠뜨릴 수는 있으나, 한계 영세업자와 저소득 채무자의 경제적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킨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정부 정책이 변할 때 우리경제에서 가장 어려운 계층에 있는 사람들부터 그 파급효과를 받는다. 최저임금 인상도 대기업이나 고소득자에게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중소기업과 영세기업 그리고 저소득층이 가장 먼저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는다. 금리인상도 마찬가지다. 금리인상의 부담은 우리경제에서 가장 어려운 사람들이 제일 먼저 가장 크게 받는다.

기본적으로 금리조절은 국내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이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과 같은 특정시장의 문제 해결에 사용돼서는 안 된다. 마치 화산 하나가 폭발하면서 특정지역의 온도가 올라가자 온도를 낮추기 위해 전국에 에어컨을 트는 것과 같은 불합리한 정책이다. 특히 서울 경기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 상태인데 금리인상을 통해 일부 부동산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전혀 이치에 맞지 않다.

어려운 국내 경제 여건을 고려하면 정부는 오히려 금리를 낮추어 경기회복이란 정책방향을 분명하게 천명하면서 한계 사업자의 부담도 덜어 주어야 한다.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국내 금리인상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그러나 작금의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더 나아가 금리인하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 물론 한미 금리차가 이미 상당 수준 벌어진 상태에서 더 확대되는 것을 우려하는 견해가 있을 수 있으나 고정된 적정 내외금리 차라는 것은 없다.

미국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는 반면 국내 경제는 침체라면 내외금리차가 벌어지는 것이 당연하다. 금리차로 외국자본이 빠져나갈 수는 있으나 환율이 절하되면서 국내 기업의 경쟁력은 높아지고 장기적으로 국내경제 회복에 도움이 된다. 이렇게 되면 자본 이탈 우려는 줄어든다. 오히려 국내 기준금리 인상이 우리경제의 자연적 회복을 지연시킬 가능성이 크다.

금리는 국가경제 전체의 총수요관리정책 방향을 나타내는 핵심 변수다. 경제 활성화에 경제정책의 방점을 둔 금리인하를 통해 정책방향을 분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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