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이마트24의 초고속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업계 3위 도약을 위한 카드였던 미니스톱 인수전에서 밀릴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출점에도 제한이 걸릴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 글랜우드PE가 경합했던 미니스톱 인수전에서 최고가를 써낸 곳은 4300억원의 세븐일레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24와 글랜우드PE는 각각 3500억원, 4000억원 이하를 써내면서 사실상 이번 인수전의 승자는 세븐일레븐으로 낙점됐다는 평가다.
업계 3위 세븐일레븐이 미니스톱을 인수하면 총 매장 수가 1만2000개 수준으로 늘어나며 4위 이마트24(3500개)와의 격차를 9000여개로 벌릴 수 있다. 편의점 빅3와 이마트24 이외에 매장 500개 이상을 보유한 편의점 브랜드가 없다는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이번이 이마트24의 마지막 추격 기회였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지금까지 이어져 왔던 공격적 출점 역시 난관에 부딪혔다. 이마트24의 점포 수는 2016년 1785개, 지난해 2652개, 올해 11월까지 3637개 등으로 매년 1000개 가까이 늘어났다. 올해 500~600개 수준의 순증에 그친 GS25, CU를 크게 앞지르는 수치다.
김성영 이마트24 대표는 지난해 7월 "흑자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점포 수가 최소한 5000~6000개가 돼야 한다"며 "매년 1000개 이상 점포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지난 4일 공정거래위원회가 근접거리 출점 제한을 골자로 한 편의점 업계 자율 규약을 승인하면서 이마트24가 내년에도 이같은 점포 확장 정책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자율규약은 기존 편의점에서 100m 내에는 신규 매장을 오픈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에 이마트24는 매장 수에 연연하기보다는 현재 매장의 수익성을 강화하고 타 브랜드 점포 전환율을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이마트24보다 매장이 1000개 이상 적은 미니스톱은 최근 5년 중 4차례나 흑자를 달성했다. 이마트24 역시 우량 매장 위주의 출점과 경쟁사 점포 전환으로 경영 안정화를 노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장지혜 흥국증권 연구원은 "출점 제한으로 인한 점포수 둔화는 점포당 매출 상승으로 인한 점주와 가맹본부의 수익성 상승 효과를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며 "브랜드 전환 시 점주에게 더 많은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업체가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신규 출점을 제한하는 자율규약으로 인해 올해 수준의 출점이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무조건적인 출점보다는 수익성 높은 점포 위주의 경영으로 내실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