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청년실업 이력현상 분석
"청년실업자 1000명중 19명은
40대에도 여전히 실업상태"
"청년실업자 1000명중 19명은
40대에도 여전히 실업상태"
한국은행이 22일 낸 BOK경제연구에 실린 '청년실업의 이력현상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청년층 이력현상이 크게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력현상이란 청년층이 사회초년기에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업무 경험 미달로 나이가 들어서도 직업을 구하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연구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국내와 국민소득규모나 산업·고용 구조가 비슷한 21개국을 대상으로 적극적 노동정책지출 비율, 고용보호법제화 지수, 노조조직률 등 8가지에 따른 이력현상 추이를 조사했다. 나머지 8개 변수는 1985~2013년의 평균값을 사용했다.
여성층의 경우 결혼이나 출산 등 경력단절이 발생하는 경우가 빈번해 남성 정규직만을 대상으로 한정했다. 청년층의 기준도 남성 병역 의무 이행 등 국내 특수성을 감안해 OECD 기준인 15~24세가 아닌 20~29세로 조정했다.
그 결과 적극적 노동정책지출이 활발한 국가일수록 이력현상이 낮았다. 한국의 GDP 대비 적극적 노동정책지출 비율은 1985~2013년 평균치가 0.231%로 전체 조사 국가 가운데 20위로 하위권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청년실업률이 1%포인트 오르면 이들이 30~34세가 됐을 때 실업률이 0.146% 올랐다. 즉 청년실업자가 1000명 늘어날 때 이들이 나이가 30대 초반이 돼도 146명은 직업을 구하지 못하는 것이다. 35~39세일 경우에는 35명이, 40~44세에는 19명이 직업을 갖지 못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남주 한은 거시경제연구실 부연구위원은 "2016년 기준으로 한국 비율은 0.37%로 호주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다만 OECD 평균이 0.7%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5조~6조원 수준의 재정이 청년 노동 고용에 더 투입돼야 평균을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스웨덴과 덴마크는 청년실업률이 1%포인트 오를 때 30~40대 실업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내 청년실업의 이력현상이 발생하지 않았다.
정규직 고용보호법제가 엄격할수록 청년실업 이력 현상은 높아졌다. 고용보호법제는 정리해고 요건, 해고 통지절차·공지기간, 퇴직급여, 수습 근무기간 등 정규직 노동자의 고용 보호 수준을 말한다. 한국의 고용보호법제 평균 지수는 2.668점으로 전체 국가 중 6위로 높은 편에 속했다. 이 경우 청년실업자가 1000명 늘어날 때 이들 중 86명은 30~34세에도 실업 상태였다. 35~39세에는 12명, 40~44세는 3명이었다.
김 부연구위원은 "당장 청년 고용에 5조~6조원을 투입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며 "고용보호법제의 경우 대규모 구조조정보다는 수습 근무기간 등 청년층 고용을 제약하는 요소를 살펴보고 이를 청년친화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조은애기자 eunae@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