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엔진 멈춘 대한민국
173곳 영업익 전년비 11.9% ↑
삼성전자·SK하이닉스 제외 땐
171개사 영업익 0.4% 증가 그쳐
반도체 마저 내년 전망 불투명
173곳 영업익 전년비 11.9% ↑
삼성전자·SK하이닉스 제외 땐
171개사 영업익 0.4% 증가 그쳐
반도체 마저 내년 전망 불투명
[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국내 기업들의 실적에 경고등이 켜졌다. 실제로 올 3분기 반도체업종 대표 격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코스피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은 제자리 걸음 하거나 오히려 뒷걸음친 것으로 나타났다.
버팀목 역할을 하던 반도체업종에 대한 고점 논란이 현실화할 경우 내년 우리 기업들의 실적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울 것으로 우려된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추정기관수 3곳 이상의 실적 컨센서스(추정치)가 있는 코스피 상장사 173곳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3조26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7조6067억원) 대비 11.9% 증가할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매출은 472조531억원으로 6.0% 늘어날 전망이다.
앞서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 포스코, LG전자 등 13개 기업의 경우 컨센서스 대신 공시한 잠정실적을 포함했다.
미중 무역전쟁,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 악조건에도 표면적으로는 성장을 지속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국내 실적에서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사실상 성장 엔진은 꺼진 모습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뺀 171곳의 3분기 영업이익 규모는 29조44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하는 수준에 그친다.
코스피 상장사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은 45%에 달했다.
최근 5년간 영업이익과 컨센서스 괴리율인 10%를 적용하면, 실제 영업이익은 기대치에도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반도체를 제외한 실적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감소하게 된다.
전체 코스피 상장사 173개사 중 절반에 달하는 65개 기업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영업이익 규모가 축소할 전망이다. 또 3개사는 적자를 낼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수출을 주도해왔던 자동차와 조선 등의 경우 다른 업종에 비해 실적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올해 3분기 현대차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23.2% 급감한 9251억원이었다.
현대차는 신흥국 통화 약세, 내수 및 글로벌 판매 부진, 리콜 등 비용 확대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수주량이 급감한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과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적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중국 굴기의 직격탄을 맞은 LG디스플레이의 경우 3분기 영업익 140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76.1% 줄었다.
문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뺀 나머지 기업들 대부분의 성장세가 내리막을 걷는 가운데 반도체산업 마저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현재 상황에서 반도체까지 무너지면 국내 기업에는 '빨간불'이 켜지게 된다.
반도체산업은 D램 가격이 3분기 정점을 찍고 하락하면서 과거와 같은 고성장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D램은 스마트폰, PC 등 모든 컴퓨팅 기기에 필수적으로 탑재되는 부품으로 그간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해 장기 호황을 누려왔다.
스마트폰만 해도 전 세계적으로 판매량이 정체기에 접어들었고, 그동안 굳건한 시장 수요를 견인한 서버도 공급량이 늘면서 3분기부터 가격이 내려가는 추세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이익 전망치가 하향조정되고 있어 시장 전체적으로 '어닝 서프라이즈'에 대한 기대감은 줄여야 한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시가총액 대형주의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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