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 DSR기준 2가지이상 제시
임대업 이자상환비율도 강화
무분별한 자금대출 차단예고
임대업 이자상환비율도 강화
무분별한 자금대출 차단예고
금융당국이 이달부터 본격 시행하는 대출 규제인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Debt Service Ratio) 기준을 시중, 지방, 특수 은행별로 차등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대출 부실 위험도가 높은 고(高) DSR 기준은 2가지 이상으로 제시해 더 까다롭게 관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또 임대업 이자상환비율(RTI;Rent To Interest ratio) 규제는 더 강화해 부동산 임대업자로 흘러가는 무분별한 대출을 차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사진)은 지난 15일 정부서울청사 기자실에서 최근 금융 현안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최 위원장은 "DSR 규제를 시범 시행해보니 시중은행, 지방은행, 특수은행 등 은행권 간 DSR 설정 비율 편차가 상당했다"며 "지역별로 총부채상환비율(DTI),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가 다르기 때문인데, 은행권 별로 차별화된 DSR 기준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금융감독원의 은행권 DSR 규제 실태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국 은행 평균 DSR 비율은 71%였지만 시중은행은 52%, 지방은행은 123%, 특수은행은 128%로 차이가 컸다.
DSR은 금융사에 상환해야 하는 연간 대출 원리금과 연 소득의 비율을 말한다. 주택담보대출만 따지는 총부채상환비율과 달리 DSR 대출규제는 신용대출, 자동차할부금, 카드론 등 모든 종류의 부채를 합산해 연 소득 대비 상환능력을 측정하기 때문에 더 강력한 대출 규제 수단이다.
최 위원장은 특히 위험도가 높은 고DSR 기준과 관련해선 2가지 이상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고DSR 기준을 일례로 70%나 80% 등 획일적 기준으로 정하면 그 이상을 넘는 대출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은행권별로 전체 대출 건 가운데 고DSR 대출 허용 건수 비율을 15% 등으로 제한한다고 해도 100%가 넘는 고위험 대출을 막기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은행권 고DSR 기준은 100%인데 이를 70~80%로 내려 규제를 더 강화하고,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0~20%로 줄이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위원장은 오는 18일 구체적인 DSR 관리 기준을 확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DSR은 가계부채가 증가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가계부채 증가율은 중장기적으로 명목 GDP 성장률과 비슷한 수준에서 관리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작년엔 명목 GDP 성장률이 5.4%인데 비해 가계부채 증가율은 8.1%로 더 높았다"고 말했다.
DSR 규제로 서민과 취약 차주의 대출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그는 "DSR 규제 비율을 초과하더라도 개별 차주에 대해선 금융사가 자율적으로 할 수 있다"며 "일례로 서민을 위한 새희망홀씨 대출, 사잇돌대출, 300만원 이하 대출 상품 등은 DRS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는데, 앞으로 이런 상품을 더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RTI 규제 강화와 관련해선 "시중 4개 은행의 RTI 가이드라인 준수 현황을 점검해보니 RTI 규제로 대출이 거절된 사례가 하나도 없었다"며 "부동산 임대업 대출이 상환능력 검증 없이 이뤄지고 있다는 문제 의식을 가지고 RTI 규제 비율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임대업자의 연간 임대소득을 해당 임대업대출의 연간 이자비용과 해당 임대건물 기존 대출의 연간 이자비용의 합으로 나눈 배율인 RTI의 경우 주택은 1.25배, 주택이 아닌 경우 1.5배를 넘어야 대출이 이뤄졌다.
한편 정부 기관인 예금보험공사가 최대주주인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시 지주 회장과 행장을 따로 두는 등 정부의 경영권 개입 문제에 대해선 "지배구조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지만, 현재로선 정해진 게 없다"며 "경영 개입보다는 자율 경영으로 회사가 더 잘 되도록 한다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가상화폐에 대한 정부 입장을 묻는 질문엔 "진짜 해외 국가에서도 적극적으로 가상화폐공개(ICO)를 지원하고 있는지 사실 파악이 먼저"라며 "최근 미 의회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가상통화는 기본적으로 사기이고, 증권법을 피하기 위해 설계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등 해외에서도 가상화폐를 엄격히 관리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승룡기자 srkim@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