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병원·음악대학 일정 동행
[디지털타임스 김미경 기자]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평양에서 다시 만난 남북의 퍼스트레이디가 남북 정상 못지 않은 끈끈한 우애를 다졌다. 특히 '음악'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남북의 퍼스트레이디는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의 성공적 마무리를 기원하며 '내조 외교'를 폈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부인 리설주 여사는 18일 평양정상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평양의 옥류아동병원과 김원균명칭 음악종합대학을 함께 방문해 둘러봤다.
김 여사는 작곡가 김형석씨와 현정화 전 탁구 국가대표,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주장이었던 박종아 선수, 마술사 최현우씨, 가수 알리, 에일리, 지코 등 문화체육예술분야 특별수행단과 동행했다.
마술사 최씨가 리 여사에게 자신을 "요술사"라고 소개하자 리 여사는 "제가 없어지나요?"라고 말해 웃음 바이러스를 퍼트리기도 했다. 특히 리 여사는 박 선수에게 "온 겨레에 큰 감동을 선사했다"고 인사를 건넸고, 현 전 선수에게는 "손 좀 한번 잡아봅시다. 여성들이 남북관계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먼저 평양 문수구역에 있는 옥류아동병원을 찾은 김 여사는 병원 관계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간략한 병원소개를 들은 뒤 병원 내부를 둘러봤다. 2013년 문을 연 옥류아동병원은 최신식 의료설비와 원거리 원격진료체계를 도입한 북한 최대 어린이 종합병원이다. 김 여사와 리 여사는 외래 환자 대기실에서 어린이 4명과 보호자들과 대화 나눴다. 이어 김 여사와 리 여사는 평양 대동강 구역에 있는 북한 최고의 전문음악인 양성대학인 김원균명칭 음악종합대학으로 이동했다. 김 여사와 리 여사는 최태영 김원균명칭 음악종합대학 총장의 수행을 받으며 학생들이 수업을 받는 모습을 참관했다. 김 여사가 최 총장에게 "등록금이 얼마냐"고 물었지만, 최 총장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북한은 무상교육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김 여사는 대학을 둘러본 뒤 오케스트라 공연을 관람하러 교내 '음악당'으로 이동하던 중 왕다래 열매를 보면서 평양정상회담의 소회를 밝혔다. 김 여사는 "계절이 바뀌는 것을 꽃과 과일 등 자연을 보며 느낀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에 대한 의지를 세계에 보여준 것이 5개월이 지났다"면서 "풍성하게 열린 가을 과일처럼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좋은 결실을 맺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리 여사도 "지금 하고 있는 회담이 정말 잘됐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김 여사와 리 여사는 음악당에서 아리랑 등 3곡의 오케스트라 공연을 관람했다. 앙코르 곡으로 합창단이 '우리는 하나' 노래를 불렀고 김 여사와 리 여사는 노래를 따라 부면서 서로 다정하게 귓속말을 하기도 했다. 공연이 끝난 뒤 김 여사는 리 여사에게 '또 만나자'는 인사를 남기고 먼저 자리를 떴다.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한 김 여사와 은하수관현악단 독창가수 출신인 리 여사는 '음악'이라는 공동 관심사를 갖고 있다. 두 여사의 음악종합대학 방문은 정상회담 못지않은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무엇보다 평양에서 남북의 퍼스트레이디가 마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여사의 '외교 하모니'가 평양정상회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평양=공동취재단·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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