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우리경제 비관 옳지 않아"
내년 471조 ‘超슈퍼 예산’
정부가 2019년 예산안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최대 증가 폭(9.7%)으로 늘렸다. 경제 위기 수준의 예산 편성이다. 누가 봐도 국가 경제에 '빨간 불'이 들어왔음을 인정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정부 당국의 인식이 묘하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지난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연 2019년 예산안 사전 브리핑에서 "우리 경제가 2008년만큼 위기 상황은 결코 아니다"라며 "고용과 분배지표가 좋지 않다고 해서 우리 경제 자체를 비관적으로 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소득주도 성장이 옳다"고 한 발언을 연상케 한다. 장 실장은 "소득주도로 성장하지 않으면 과거로 돌아가자는 말인가"라는 발언으로 "경제를 지나치게 흑백논리로 본다"는 전문가들의 비판을 받아왔다.
2019년 예산안을 놓고 보인 김 부총리의 인식은 장 실장처럼 '몽니' 수준이라고 보기 힘들지만, 지나치게 현실 지표를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김 부총리는 지난 24일 정부세종청사 2019년 예산안 사전 브리핑에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취업자수는 9만명 감소했지만, 작년엔 32만명이 늘었고, 올 상반기엔 14만명 늘었다"며 "우리 경제는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을 하고 있고, 대내외 위기를 잘 극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시 경제지표가 괜찮은데, 확장적 재정정책을 정당화할 수 있나라는 질문에 김 부총리는 "확장적 재정정책은 경제위기 때만 아니라 산업구조 패러다임의 변화와 개혁이 필요할 때도 필요하다"며 "시장의 수요 부족 상황을 정부 재정으로 풀어줘야 하고, 소득 재분배 효과를 내도록 재정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내년 일자리 예산이 23조5000억원으로 22.0% 증가하는 등 매년 일자리 예산을 사상 최대로 늘리고 있지만, 고용지표가 갈수록 악화하는 것과 관련해 그는 "내년 일자리 예산은 노인·여성·장애인 등 고용 취약층 직접 일자리 창출에 신경 썼지만, 간접적으로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기반 조성에 예산을 더 많이 투자한다"고 말했다.
국회 예산처나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일자리 예산 사업이 성과가 부족하고, 예산 집행률도 낮다고 하는데 일자리 예산을 대폭 늘리는 게 실효성이 있나라는 질문에는 "일자리 예산 23조원으로 고용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일자리는 민간과 시장에서 나와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기업가 정신, 적극적 투자 심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작년 일자리 예산 가운데 본예산 18조원, 추경 9조6000억원의 집행률은 각각 96%, 99%이며, 올해 일자리 본예산 19조원 가운데 7월말 집행률은 66% 수준으로 정상적으로 집행되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일자리 14만개, 7월은 5000개로 줄었는데, 올해 일자리 예산이 얼마나 고용에 기여 했는지는 분석해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고용이 어려운 상황은 구조적, 경기적 원인이 맞물려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며 "정부 정책 중에도 시장 호흡, 사회 수용성 측면에서 덜 됐던 게 있다"며 "일례로 최저임금 인상 문제는 총 취업 인구 중 자영업자가 21%가 넘는 570만명이라는 현실, 일부 사업주의 최저임금 수용 여부 등을 함께 봤어야 하는 측면이 있었고, 그런 면에서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김승룡기자 srkim@dt.co.kr
정부가 2019년 예산안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최대 증가 폭(9.7%)으로 늘렸다. 경제 위기 수준의 예산 편성이다. 누가 봐도 국가 경제에 '빨간 불'이 들어왔음을 인정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정부 당국의 인식이 묘하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지난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연 2019년 예산안 사전 브리핑에서 "우리 경제가 2008년만큼 위기 상황은 결코 아니다"라며 "고용과 분배지표가 좋지 않다고 해서 우리 경제 자체를 비관적으로 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소득주도 성장이 옳다"고 한 발언을 연상케 한다. 장 실장은 "소득주도로 성장하지 않으면 과거로 돌아가자는 말인가"라는 발언으로 "경제를 지나치게 흑백논리로 본다"는 전문가들의 비판을 받아왔다.
2019년 예산안을 놓고 보인 김 부총리의 인식은 장 실장처럼 '몽니' 수준이라고 보기 힘들지만, 지나치게 현실 지표를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김 부총리는 지난 24일 정부세종청사 2019년 예산안 사전 브리핑에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취업자수는 9만명 감소했지만, 작년엔 32만명이 늘었고, 올 상반기엔 14만명 늘었다"며 "우리 경제는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을 하고 있고, 대내외 위기를 잘 극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시 경제지표가 괜찮은데, 확장적 재정정책을 정당화할 수 있나라는 질문에 김 부총리는 "확장적 재정정책은 경제위기 때만 아니라 산업구조 패러다임의 변화와 개혁이 필요할 때도 필요하다"며 "시장의 수요 부족 상황을 정부 재정으로 풀어줘야 하고, 소득 재분배 효과를 내도록 재정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내년 일자리 예산이 23조5000억원으로 22.0% 증가하는 등 매년 일자리 예산을 사상 최대로 늘리고 있지만, 고용지표가 갈수록 악화하는 것과 관련해 그는 "내년 일자리 예산은 노인·여성·장애인 등 고용 취약층 직접 일자리 창출에 신경 썼지만, 간접적으로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기반 조성에 예산을 더 많이 투자한다"고 말했다.
국회 예산처나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일자리 예산 사업이 성과가 부족하고, 예산 집행률도 낮다고 하는데 일자리 예산을 대폭 늘리는 게 실효성이 있나라는 질문에는 "일자리 예산 23조원으로 고용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일자리는 민간과 시장에서 나와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기업가 정신, 적극적 투자 심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작년 일자리 예산 가운데 본예산 18조원, 추경 9조6000억원의 집행률은 각각 96%, 99%이며, 올해 일자리 본예산 19조원 가운데 7월말 집행률은 66% 수준으로 정상적으로 집행되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일자리 14만개, 7월은 5000개로 줄었는데, 올해 일자리 예산이 얼마나 고용에 기여 했는지는 분석해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고용이 어려운 상황은 구조적, 경기적 원인이 맞물려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며 "정부 정책 중에도 시장 호흡, 사회 수용성 측면에서 덜 됐던 게 있다"며 "일례로 최저임금 인상 문제는 총 취업 인구 중 자영업자가 21%가 넘는 570만명이라는 현실, 일부 사업주의 최저임금 수용 여부 등을 함께 봤어야 하는 측면이 있었고, 그런 면에서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김승룡기자 sr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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