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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데스크] 부자들만 행복한 나라

강주남 산업부장 

강주남 기자 nk3507@dt.co.kr | 입력: 2018-08-26 18:00
[2018년 08월 27일자 22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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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데스크] 부자들만 행복한 나라
강주남 산업부장

'장기 실업자 외환위기 이후 최다·자영업자 폐업 사상 최다·소득 분배 금융위기 이후 최악.'

일자리 정부와 소득주도 성장을 표방한 문재인 정부 2년 차 성적표다. 참사와 쇼크의 연속이다. 2년간 29%에 달하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 강행 등 독선적·반시장적 정책 실험이 부른 재앙이다.

실직과 폐업으로 소득은 줄어드는데, 미친 물가에 천장 뚫린 집값까지…. 서민들의 삶은 이명박근혜 때 보다 더 고달파졌다. 혈세 54조 원을 쏟아 부었지만 7월 취업자 증가율은 0%대로 곤두박질쳤다. 외환위기 수준이다.

고용 참사는 소득 쇼크를 낳았다. 올 2분기 저소득(하위 20%) 가구의 근로 소득은 전년 동기보다 15.9% 줄었다. 올 최저임금이 16.9% 오르면서 저소득 가구의 평균 취업자 수가 1년 만에 18% 급감한 데 따른 것이다. 소득주도 성장이 서민들의 지갑을 두둑이 채워주기는커녕 직장에서 내몰고 있는 것이다. 저녁이 있는 삶은 언감생심이고, 저녁 끼니 걱정하는 서민이 늘었다.

살맛 난 건 외려 부자들이다. 올 2분기 상위 20% 가구의 한 달 평균 소득은 913만4900원이다. 1년 새 10.3% 늘었다. 2003년 통계 집계 이래 최대 증가 폭이다. 강북까지 확산하는 서울 집값 상승세가 부자들의 배를 불렸다. 작년 8월 "사는 집이 아니면 파시라"는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경고에 시장은 잠시 움찔했다. 하지만 정작 김 장관 본인도 다주택자로 드러나면서 힘이 빠졌다. 박원순 시장의 대망론은 서울 집값에 불을 질렀다. 서울 강남의 한 30평대 아파트는 사상 최고가인 30억 원을 훌쩍 넘어섰다. 강남 복부인이 좌파 정부 출현을 반긴다는 말이 우스갯소리만은 아닌 듯 싶다.

급기야 정부는 조세저항을 부를 수 있는 '보유세 폭탄' 카드까지 꺼내 들었지만 시장은 콧방귀도 안 뀌는 분위기다. 애꿎은 1주택자와 은퇴 생활자만 도매금으로 '투기꾼'으로 몰렸다. '똘똘한 한 채' 효과로 서울 집값이 고공 행진하는 사이 울산·경남 등 지방 집값은 올해만 5% 가까이 떨어졌다. 입만 열면 서민을 위한 정부라면서 소득과 집값 양극화만 더 키웠다.

놀란 정부·여당은 일자리 창출에 사상 최대 규모의 세금을 퍼붓겠다고 난리 법석이다. 하지만 망한 자영업자나 실업자에게 수십만원씩 푼돈 쥐어 주는 게 근본 대책은 될 수 없다. 미봉책이란 건 삼척동자도 다 안다. 그러나 정책 실패에 대한 반성도, 궤도 수정도, 책임지는 사람도 없다. 날씨 탓, 고령화 탓이란다. 궁해지면 '전 정부' 책임으로 돌린다. 자영업자들의 분노가 커지는 데도, 정부는 연말이면 소득주도 성장이 결실을 맺을 것이라 큰소리 친다.

재정 확장, 쉽게 말해 '국민 세금으로 생색내기'는 전가의 보도다. 반도체 호황으로 더 걷힌 법인세와 월급쟁이한테 떼가는 세금이 실효도 없는 일자리 창출에 또 투입된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흥청망청 쓰여도 나무랄 사람조차 없다. 법인세와 소득세가 더 걷혀 올 상반기 초과 세수만 19조 원이 넘는다. 올 예상 국세 수입은 303조 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정부가 세금 퍼주기 유혹을 느낄 만하다.

그렇지만 '유리지갑' 월급쟁이들은 세금 부담에 등골이 휠 지경이다. 올해 국민 조세부담률은 22%로, 역대 최고다. 올 2분기 우리 가계의 경상조세(근로소득세, 재산세 등)는 23.7%나 늘었다. 세금 등을 내고 나면 막상 쓸 돈이 없어 허리띠만 더 졸라매는 게 서민들의 현주소다. 호환·마마 보다 무서운 게 세금이다. 포퓰리즘 돈 잔치에 쓰이는 세금은 서민에게 짜낸 고혈이다. 피 같은 월급으로, 세금 한 푼 내본 적 없는 운동권·시민단체 출신 정치인이나 소위 '어공'(어쩌다 공무원)들은 이를 '눈먼 돈'으로 생각한다. 국민은 세금 내는 봉이 아니다. "이게 나라냐" 고 외쳤던 국민들이 "이건 나라냐"고 울부짖는 비극만은 없길 바란다.

강주남 산업부장 nk3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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