굼벵이, 벼메뚜기, 쌍별귀뚜라미 등의 곤충에서 추출한 물질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억제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채성욱 박사팀이 곤충 추출물의 비알코올성지방간 개선효과를 동물실험을 통해 규명하고, 지방간 유도인자를 억제하는 작용 메커니즘을 밝히는 데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지방간은 크게 과음으로 생기는 알코올성지방간과 비만, 당뇨, 고지혈증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비알코올성지방간으로 나뉜다. 이 중 비알코올성지방간은 지방산이 중성지방 형태로 간 세포 내에 5% 이상 축적된 경우로, 장기간 방치할 경우 간염, 간경변 등 심각한 간 질환으로 이어진다.
연구팀은 굼벵이, 벼메뚜기, 쌍별귀뚜라미 등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공전에 등록돼 식품원료로 안전성을 입증받은 3종의 곤충 추출물을 실험용 쥐모델에 각각 투여했다. 그리고 14주 동안 체중변화, 혈청 내 지질 관련 인자분석, 간 조직 내 지방축적 관련 인자 등을 관찰했다.
그 결과, 곤충 추출물을 투여한 모든 실험군에서 혈청 내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혈당량, 체중이 모두 줄었다. 간 손상 시 혈중으로 나와 혈중 수치를 높이는 효소인 '아스파테이트아미노전이효소(AST)'와 '알라닌아미노전이효소(ALT)'도 곤충 추출물 투여군에서 감소했다.
특히 중성지방의 경우 쌍별귀뚜라미 추출물을 투여한 실험군에서 간 세포 회복에 효능이 있는 '밀크시슬'과 비교해 31% 더 줄어든 것으로 확인했다. AST 역시 쌍별귀뚜라미 추출물 투여군에서 고지방식이군에 비해 53% 감소했다.
연구팀은 또 곤충추출물이 지방간으로 촉진된 유리지방산과 콜레스테롤의 생합성 경로에 관여해 지방 축적을 유도하는 유전자 등의 발현을 억제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채성욱 책임연구원은 "비알코올성지방간은 발병원인이 다양하고 치료 효과가 입증된 약물이 많지 않아 식이요법, 운동요법 등이 주요 치료법으로 제시돼 왔다"며 "이번 연구는 비알코올성지방간 치료에 대한 곤충 추출물의 효과와 작용기전을 동물실험을 통해 규명한 것으로, 향후 지방간 질환 예방과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채성욱 한의학연구원 박사 연구팀은 곤충 추출물이 비알코올성지방간을 억제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을 통해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굼벵이 등 곤충 추출물은 혈청 내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혈당량, 체중을 감소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