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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경제 살리려면 반기업 인식부터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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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욱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
[포럼] 경제 살리려면 반기업 인식부터 버려라
이종욱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를 이행하기 위한 경제정책의 4대 전략은 '소득주도 성장, 일자리 창출, 공정경쟁, 혁신성장'이다. 하지만 그 추진 과정에서 최저임금 인상 및 52시간 근로 도입으로 경제 성장률이 하락하고 일자리가 감소하는 등, 여러가지 과도기적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난데없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경제성장률 목표까지 하향 조정해야하는 난국이다. 그런 마당에 경제 부총리가 직접 나서 SK, 현대자동차, 신세계, 삼성 등 대기업 회장들을 차례로 만난 것에 대해 대기업에 '구걸'을 했느니 마느니 하는 논란이 들린다. 민생을 챙기고 경제를 살리는데 청와대와 기재부의 고민이 다를 수 있을까. 부총리의 대기업 방문과 적극적인 경제살리기 협조요청를 두고, 구걸이니 뭐니 하는 논란이 터져나오는 것이 과연 타당한 일인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해 대기업을 설득하는 다양한 이벤트를 하지만, 이는 대기업에 대한 '구걸'이 아니라 자신의 공약 이행으로 평가 받는다. 취임 약 두달 전인 2016년 12월 1일,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펜스 부통령 당선인과 함께 인디애나폴리에 있는 캐리어 공장을 방문한 이후, 캐리어는 비용절감을 위해 멕시코로 이전하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800명의 일자리를 그대로 미국에 유지할 것이라 발표하였다.

포드 자동차가 2017년 1월 28일 미시간주 공장 3곳에서 12억 달러를 투자해 130개의 일자리를 만든다고 발표하기 전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트위터에 "오늘 포드가 큰 발표를 할거다. 3곳의 미시간 공장에서 큰 투자가 이뤄질 것이고, 자동차 업체들은 미국으로 돌아오고 있다"며 미국에 중요한 것은 "일자리, 일자리, 일자리"라고 올렸다. 또한 미국의 재무장관 무느신은 올 3월 애플 본사를 방문한 이후, 팀 쿡 애플 최고 경영자가 미국에 3500억 달러 투자를 결정해 준 것에 대해 감사한다고 트윗을 통해 즉각 인사를 했다. 이 모두 대통령이나 미국 장관들이 해당업체와 적극적으로 사전교감을 하고 있음 보여주는 예들이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일자리 창출이라는 큰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 대통령이나 재무장관이 대기업 현장을 방문하고 대기업 투자 소식을 알리고, 대기업 경영자를 만나는 것을 문제 삼는 것을 본 적이 없다.

김 부총리 방문 이후 8월 8일 삼성이 발표한 3년간 180조원 투자, 4만명 채용을 언론이 집중 보도했지만, 오히려 대기업들의 기존 선기능에 주목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 삼성전자의 2017년 지속가능 보고서를 보면 매출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239.6조원, 47.2조원, 1차 협력사는 2436개사, 임직원 수 320,971이다. 협력사에 지급한 금액 135.2조원이 전체 경제적 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76%로 가장 높고, 그 다음이 인건비 12.23%, 세금 6.78% 등이다. 또한 현대자동차의 지속가능 보고서를 보면, 2017년 매출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41.8조원, 4.46조원이며, 협력사에 지급한 금액 25.8조원이 전체 경제적 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6.1%로 가장 높고, 그 다음이 인건비 18.3%, 배당금 5.26%, 세금 1.5% 등이다.

일부 전문가들이 대기업의 낙수효과가 없다고 하지만, 이는 천만의 말씀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경제적 가치 배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협력사에 지급하는 구매비용은 낙수효과가 아니고 무엇인가? 대기업의 중간재 구입대금은 협력사의 고용 유지 및 창출에 이용되고, 근로자의 소득을 창출하는 원천이 아닌가?

노벨 경제학 수상자인 크루그먼 교수도 2012년 10월 한국의 경제민주화에 대한 강연에서 "중소기업이 선하고 대기업이 나쁘다는 선입견을 벗어나라" 지적 바 있다. 문재인 정부의 4대 전략이 성공하려면, 대기업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는 대신 이들이 4대 전략을 실현하는데 자발적으로 동참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구걸이나 마니하는 감정적인 논란이나 할 만큼 사정이 녹록하지 않다. 일자리 위원회를 만들고 직접 위원장까지 맡은 문재인 대통령 아닌가? 4대 경제 전략에 기여하는 곳이라면, 중소기업.대기업 할 것 없이 경제 각료건 대통령이건 먼저 현장에 가 보는 것이 비판적 언론을 잠재우고, 국민들의 신뢰를 더 올리는 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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