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민영 기자] 11번가 운영사인 SK플래닛이 특허청을 상대로 큐레이션 쇼핑채널 '쇼킹딜'의 상표등록 거절과 관련해 항소를 진행 중이다. 쇼킹딜은 11번가에서 7년째 운영 중인 핵심 서비스로, 항소 결과는 연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9월 분사를 앞둔 11번가가 상표권을 인정받아 '한국판 아마존'으로 도약하는 데 힘을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9일 특허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플래닛은 브랜드 보호를 위해 2016년 2월 특허청에 쇼킹딜 상표를 출원했다가 이듬해 4월 거절당했다. 쇼킹딜은 11번가의 특가상품을 엄선한 쇼핑채널로, 11번가는 2012년 8월부터 이 상표를 사용해왔다. 업계에서도 이는 11번가 고유의 서비스명으로 인식돼 왔다. 쇼킹딜 상표를 사용 중인 유통업체는 11번가가 사실상 유일하기 때문이다. SK플래닛은 지난해 6월 특허청의 거절 결정에 불복해 심판 청구서를 제출한 뒤 현재까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특허청과 SK플래닛은 쇼킹딜 상표의 식별력 유무를 두고 엇갈린 해석을 내놓고 있다. 식별력이란 거래자나 수요자에게 상표 표시 상품이 누구의 상품인지 알 수 있도록 인식하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특허청은 쇼킹딜 상표가 11번가와 관련된 상품인지 식별하기 어렵다고 보고 상표등록을 거절했다. 쇼킹딜은 '쇼킹(shocking)'과 '딜(dael)'의 합성어로 인식되며, 이는 '충격적인 거래', '매우 싼 거래(판매·서비스)'로 곧바로 해석돼 식별력을 떨어뜨린다고 판단했다. 앞서 SK플래닛은 광고선전물을 포함해 11번가에서 오랫동안 쇼킹딜 상표를 사용해왔다는 입증자료들을 제시했다. 그러나 특허청은 해당 자료에 '11번가 쇼킹딜' 상표도 섞여 있어 상표의 독점권을 판단하기에 불충분하다고 봤다.
SK플래닛은 쇼킹딜이 충분한 식별력을 지닌 상표라고 반박한다. 쇼킹딜 상표는 상표 출원 시기인 2016년보다 훨씬 이전부터 사용돼왔기 때문에 이미 소비자들이 '11번가 서비스'로 인식한다는 입장이다. 또 특허청 해석과 달리 쇼킹딜이 반드시 '매우 싼 거래'만 의미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쇼킹딜은 영단어 '쇼(show·보여주다)', '킹(king·왕)', '딜(deal·거래)'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에 '왕처럼 거래하는 것을 보여주다'는 의미로도 읽힌다는 것. 거래가격이나 상품에서 충격적 요소가 있다는 것은 간접적으로만 암시할 뿐이라는 입장이다.
특허청은 SK플래닛이 제기한 쇼킹딜 상표등록 거절에 대한 항소 결과를 연내 내놓을 것으로 예상한다. SK플래닛으로서는 오랜 기간 운영한 핵심·차별화 서비스인 쇼킹딜의 상표권 획득이 절실한 상황이다. 특허청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항소 결과가 나오는 데에는 1년∼1년 반 정도 걸린다"며 "현재 상황을 봤을 때 해를 넘기지 않고 연내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