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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타르와 다르다”… 꺼지지 않은 ‘전자담배’ 진실공방

찐 담배 속 니코틴 중독성 그대로
일반 타르와 다르다는 주장도 억지 

입력: 2018-06-12 18:00
[2018년 06월 13일자 12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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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타르와 다르다”… 꺼지지 않은 ‘전자담배’ 진실공방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분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일반담배보다 니코틴과 1군 발암물질 6종은 적었지만 타르는 오히려 더 많았다. 전자담배에 인체에 더 유해한 성분이 많다는 것이 식약처의 결론이다. 담배회사의 입장은 다르다. 니코틴과 발암물질이 적다는 사실이 확인됐고 타르에 대한 식약처의 주장은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담뱃잎을 300℃ 정도로 찔 때 나오는 증기를 흡입하는 것이다. 니코틴과 향미 성분을 녹인 수용액을 사용하는 액상형 전자담배보다 만족도가 더 높은 모양이다.

담배를 태우지 않기 때문에 유해물질이 적게 발생하고 그래서 덜 해롭다는 것이 담배회사의 주장이다.

니코틴은 식물이 초식동물을 퇴치하기 위해 만든 알칼로이드 계열의 천연 살생물질(biocide)이다. 성인이 30㎎ 정도만 흡수하면 목숨을 잃을 정도로 강하다. 그래서 니코틴을 살충제로 사용하기도 했다. 각성 효과가 있는 니코틴은 중독성이 매우 강하다. 금연이 어려운 것도 그 때문이다.

담배를 찌는 전자담배에서 니코틴이 적게 녹아 나올 수는 있다. 그런데 담배를 찐다고 니코틴의 중독성이 줄어들지는 않는다. 더욱이 중독성은 담배 한 개비에 들어있는 니코틴의 양과는 무관하다.

니코틴 함량이 적은 담배는 더 세게 흡입하고 더 자주 피우게 된다. 그래서 저 니코틴 담배가 오히려 금연에는 방해가 된다는 주장도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경우 식약처가 조사한 6종의 1군 발암물질의 양도 줄어들었다. 일반담배의 최대 28% 수준이라고 한다. 심지어 1,3-부타다이엔은 검출이 되지 않았다. 니코틴과 마찬가지로 발암 성분도 잘 녹아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전자담배가 덜 유해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담배의 유해성은 발암성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흡연에 의한 사망자 50만 명 중에서 폐암으로 목숨을 잃는 경우는 16만 명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타르에 대한 담배회사의 반발은 무의미한 것이다. 전자담배에서도 니코틴과 수분 이외에 다양한 화학성분이 녹아 나오기 마련이다. 담배를 찐다고 700여 종의 화학물질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전자담배의 증기와 일반담배의 연기에 들어있는 화학성분의 종류와 양은 다르다.

단순히 타르가 많기 때문에 궐련형 전자담배가 더 유해할 것이라는 식약처의 주장은 성급한 것은 맞다. 전자담배의 타르에 유해한 물질이 더 많이 들어있다는 주장도 근거를 찾기 어렵다. 실제로 전자담배의 타르에 어떤 유해성분이 얼마나 들어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혀내기 전에는 함부로 그런 주장을 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전자담배의 증기에 들어있는 화학성분은 타르라고 부르지 말아야 한다는 담배회사의 주장도 어설픈 것이다. 타르가 '에어로졸 총량'(total aerosol residue)의 약자라는 담배회사의 주장은 지나친 억지다. 석탄을 연소시킬 때 나오는 타르는 에어로졸 형태가 아니다. 실험실의 플라스크에서 나오는 타르도 마찬가지다. 전자담배의 증기에 남아있는 '찌꺼기'(residue)를 타르라고 부를 수도 있다.

전자담배의 증기에 포함된 타르도 폐로 흡수되면 인체에 독성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은 것이 분명한 사실이다. 그런 화학성분이 일반담배의 타르와 다르다고 해서 유해성을 무시할 수 있다고 주장할 수도 없다. 어설픈 말장난으로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담배회사의 낡은 관행은 버려야 한다.

전자담배에서 배출되는 증기의 양이 일반담배의 연기보다 적어서 간접 흡연자에게 덜 유해하다는 주장도 어설프다. 어차피 흡연자가 내뱉은 증기에 들어있는 화학성분도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다른 사람에게 흡입된다.

유해물질의 검사 방법에 대한 담배회사의 시비도 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담배에 들어있는 화학성분은 일정하지 않다. 검사할 때마다 결과가 달라진다고 해도 놀랄 일이 아니다. 더욱이 흡연의 유해성은 흡연자의 흡연 습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흡연의 독성을 줄이려는 노력은 중요하지만 니코틴의 각성 효과가 요구하는 대가를 줄이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덕환 서강대 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 탄소문화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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