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중국 저가 물량공세 타격
고가 프리미엄 전략으로 모면
점유율 25%P로 세계시장 석권
고가 프리미엄 전략으로 모면
점유율 25%P로 세계시장 석권
한국 TV 제조산업은 LCD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UHD 화질 등 TV 제조 기술이 상향 평준화하면서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에 타격을 받았다. 하지만 퀀텀닷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한 발 앞선 디스플레이 기술과 고가 프리미엄 브랜드 위주의 판매가 성공하면서 '차이나 포비아'(China Phobia)를 떨쳐낸 것이어서 위기의 한국 제조산업에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30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세계 TV 시장의 국가별 점유율(이하 매출액 기준)에서 우리나라는 46.5%를 차지하며 중국(21.5%)과 일본(17.7%)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
2년 전인 2016년 1분기에 우리나라와 중국의 점유율이 각각 41.8%와 31.2%로 약 10.6% 포인트 차이에 불과했지만, 올 1분기에는 25.0% 포인트로 격차가 다시 크게 벌어졌다.
업체별 점유율로는 삼성전자가 28.6%로 1위를 차지했고, LG전자와 일본 소니가 각각 17.9%와 9.1%로 2·3위를 기록했다. 이어 중국 TCL 5.8%, 하이센스 5.3% 등의 순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상위 3개사의 시장점유율이 모두 1~3% 가량 상승했지만, 4위와 5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TCL(5.8%)과 하이센스(5.3%)는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60인치 이상 초대형, 퀀텀닷(QLED)과 OLED 프리미엄 TV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세계 TV 시장 판매를 주도한 것이 이같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중국 TV 제조사들은 거대 중국 내수 시장을 통해 출하 대수를 큰 폭으로 늘리고 있지만, 대부분 저가 제품 위주여서 매출이나 수익성 측면에서는 선두업체들과 격차가 앞으로도 계속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삼성전자, LG전자, 소니는 1분기 65인치 이상 고가 TV 시장에서 합계 점유율 74.1%를 차지했다. 또 대당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는 상위 3개사 점유율 합계가 무려 90.0%였다. 대당 2500달러 이상 TV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1분기에 LG전자(40.8%)와 소니(34.4%)에 훨씬 못 미친 11.0%의 점유율에 그쳤지만, 올 1분기 43.3%로 1위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디스플레이 출하량에서 1위를 차지하고, 반도체에 200조원 이상 막대한 투자비를 쏟아붓고 있으며, 스마트폰이나 드론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한국이 세계 시장에서 수위를 차지한 산업을 위협하고 있다"며 "TV 사례처럼 우리나라가 앞선 연구개발로 기술력에서 앞서 나가고, 고품질의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경쟁한다면 여전히 우리나라 제조업은 세계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기자 silver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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